소년, 아빠 그리고 곰
페르 구스타브손 지음, 김예솔 옮김 / 퍼머넌트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도서는 북뱅크(퍼머넌트북스)출판사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

“푸른 바다의 시작점과 큰 숲속의 끝자락에서
아빠와 살고 있는 소년이 있었어요.
둘은 소년이 기억할 수 있는 시간 동안 그곳에서 살았어요.”

소년은 아빠와 함께 산 열매를 따고 낚시를 하고 어떤 날은 축구를 합니다.
별다른 일 없이 지극히 평화롭고 여유롭게 지내는 소년은 숲속과 바다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빠는 숲속과 바다에 있는 곰과 상어를 조심해야 한다고 대답해 주지요.

시간이 흘러 아빠는 나이가 들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듭니다.
아빠는 결국 집 밖에 나가는 것도 원하지 않게 되고 말수도 점점 줄어들었죠.
그러던 어느 날 커다란 나무가 된 아빠는 큰비가 내리는 날 소년을 태우고 먼바다로 나아가게 됩니다.

아이는 자라면서 세상을 궁금해하지만, 부모는 아이를 언제까지나 위험에서 보호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도 아이는 자라 부모 곁을 떠나게 되고 부모는 작은 힘이지만 아이의 앞길을 안전하게 인도하고 싶어 합니다.

모두 4장으로 된 그림책은 색상의 변화를 준 그림으로 아이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전부인 시절을 지나 고난을 겪기도 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고 하고 어느 순간 아빠처럼 자라 누군가와 함께하기도 합니다.

스웨덴 출신 작가의 그림책은 단순한 색상의 그림과 글에 많은 것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오래오래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고 아이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안전하게 자리 잡은 아이의 성장에 환호할 것입니다.

단색의 그림들은 화려하지 않아 이야기에 집중하게 해 주고 그림에서 숨은 의미를 찾게 합니다.
소년의 성장 이야기로도 충분하고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주고 떠나는 부모의 사랑 이야기로도 읽히고 나와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는 우리 인생 이야기로도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따라라라 호랑이 찻집 웅진 우리그림책 140
루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도서는 웅진주니어 정기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았습니다.>

”호랑이”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나요?
이야기 속에는 가끔 어리숙하고 순진한 호랑이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흉포하고 무섭고 두려운 존재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호랑이가 깊고 깊은 산속에 찻집을 열었답니다.

“푸른 마음 한 꼬집,
노란 달 한 숟갈,
새하얀 햇살 한 줌 모아 맛있는 차를 만들지.”

가로로 긴 특색있는 판형의 그림책은 호랑이가 만든 차만큼이나 산뜻하고 따뜻한 색감의 그림으로 가득합니다.
은은한 차향이 온 대지에 퍼지자, 새들이 하나둘 모여들지만, 찻집 주인인 호랑이가 응대하자마자 모두 줄행랑을 칩니다.
새들이 도망가 버리자 혼란스러워진 호랑이는 물론 호랑이를 둘러싼 풍경마저 우울하게 보입니다.

우리는 가끔 상대를 제대로 알기 전부터 선입견을 품고 그를 멀리하기도 합니다.
새들도 호랑이가 만든 차향에 모여들지만 호랑이를 보자마자 모두 날아가 버립니다.
차향에 취해 호랑이에게 다가가는 순간 마음이 열리며 친구가 되는 모습은 편견과 선입견으로 가득한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호랑이가 정성스럽게 만든 꽃차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림책은 밝은 색상의 그림에 먼저 반하고 소리 내 읽었을 때 즐거워지는 흉내 내는 말에 즐거워집니다.
“모두의 마음에 차향이 스며든 시간.”
저도 함께 즐기고 싶어지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보다 : 가을 2024 소설 보다
권희진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문지문학상 후보작) 묶어 1년에 네 권씩 출간하는 단행본 시리즈 <소설 보다>의 2024년 가을호다.
모두 3편의 소설은 일상적이지 않는 독특한 주인공들이 등장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권희진 작가의 <걷기의 활용> 속 ‘나‘는 오랜 시간 친하게 지낸 ‘태수’ 형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나’는 소일거리라고 해봐야 걷기가 전부인데 그런 ‘나’의 고민을 들어주는 존재가 바로 ‘태수’ 형이다.

이미상 작가의 <옮겨붙은 소망> 의 ‘나‘는 남편이 사고로 죽은 후에도 여전히 앤티크 소품과 빈티지 주얼리 쇼핑을 하는 n&n’s 의 쇼핑을 돕는다.
집을 팔고 남은 시세 차액으로 생활하던 n&n’s 부부의 생활을 곁에서 지켜보던 ’나‘는 n&n’s가 남긴 물건으로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다.

정기현 작가의 <슬픈 마음 있는 사람> 은 회사를 쉬고 있는 ‘기은’이 우연히 간 작은 교회에서 ‘준영‘을 만난다.
아무나 쉬어 갈 수 있는 교회와 이유를 알 수 없는 낙서를 찾아다니는 ’기은‘의 일상이 덤덤히 그려진다.

세 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무기력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은 걷고 라이브 방송을 하고 교회를 다니며 낙서를 찾아다닌다.
자신이 누구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이들이 다수 등장하지만 그들이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만으로 지금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모두 머물러 있지 않는 인물들로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그들의 걷기도 방송도 의미 없는 낙서 찾기도 응원하게 된다.
하여튼 멈추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살아남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 너머에 사는 내 친구 문지아이들
레나 아로 지음, 사라 짐베리손 그림, 김지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높은 산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 각자의 호숫가에 살고 있는 개구리 두 마리는 친구가 뭐 하고 있을지 궁금하고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높은 산을 넘어가는 길은 험하고 가파르고 위험하기만 합니다.

어느 날, 두 마리 개구리는 아주 좋은 방법을 떠올리며 친구를 만나기 위해 산자락을 빙 돌아가기로 합니다.
서로를 그리워하는 두 친구는 과연 만날 수 있을까요?

높은 산에 막혀 만나지 못한 두 마리 개구리는 친구를 그리워하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특별한 일을 함께하지 않아도 만나기만 해도 좋은 존재가 친구입니다.

귀여운 개구리들의 우정과 어울리는 그림이 친구를 더 소중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극적인 장치를 통해 만난 두 마리 개구리는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역시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노는 게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휴가
이명애 지음 / 다그림책(키다리)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돼 키다리(다그림책)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올해도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가 지났지만, 여전히 무더위는 계속되네요.
‘이명애‘ 작가는 <꽃>을 통해 알게 된 작가로 글자 없이 그림만으로도 큰 울림을 준 그림책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휴가> 역시 글자가 거의 없이 대부분 그림만으로 휴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계절과 어울리지 않은 옷차림의 지쳐 보이는 주인공이 파랗고 큰 한숨을 “휴”하고 내뱉는 것으로 그림책은 시작합니다.
기차에서 내린 주인공은 생각지도 못한 길동무를 만나 바닷가에 도착합니다.
낯선 휴가지에서 제대로 휴가를 즐기지 못하는 주인공은 다시 길동무를 만나 진정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안내받게 됩니다.

처음 그림책을 봤을 때는 파란 얼굴의 여자만을 찾아 그림책을 넘겼습니다.
두 번째로 봤을 때는 길동무를 따라 함께 했고 거듭해 보면서 휴가지의 사람들을 눈여겨 보고 색깔의 변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울했던 주인공의 얼굴은 자신만의 휴가를 즐기면서 제 색깔을 찾고 밝은 표정의 얼굴로 변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휴가는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보내든지 축제처럼 즐겁고 행복한 쉼입니다.
주인공 역시 밝은 빛의 얼굴을 보면 휴가를 제대로 즐긴 듯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의 그림자가 푸른색에서 노란색으로 충전되는 모습을 보면 다시 번아웃이 와도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찾았으니, 걱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 번 볼수록 놓쳤던 것들이 보이는 그림책은 겉표지와 양장 속표지의 그림이 다릅니다.
겉표지에는 밝은 휴가지의 모습이 그려졌고, 속표지에는 지친 주인공의 일상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문득 도서관에 비치될 때는 속표지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속이 상합니다.
그림책은 표지는 물론 면지, 본문, 책의 형태 등 모든 것이 이야기인데 괜한 걱정을 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