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인플루엔셜 출판사 서평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아시아 작가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하고 소설 #삼체 를 쓴 세계적인 sf 작가가 어른을 위한 동화를 출간했습니다.세계의 동쪽 끝에서 불을 지키는 불지기 노인과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사샤의 이야기는 볼로냐 대상 수상 작가인 곽수진 작가의 그림과 어울려 더욱 아름답게 펼쳐집니다.망망대해에 비죽이 솟아오른 이스턴섬에는 불을 지키기 위해 매일 석탄을 캐고 고래기름을 만드는 노인이 살고 있습니다.어느 날 그 섬에 죽어가는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사샤라는 청년이 찾아옵니다.병이 든 여자 친구를 살릴 방법은 불지기 노인이 여자친구의 별을 찾아 수리해 주는 방법밖에 없기에 사샤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노인을 찾아온 것입니다.그런데 노인의 조건은 단 하나, 노인의 일을 물려받아 평생 섬에서 불을 지키라는 것입니다.오랜 세월 묵묵히 불을 지킨 노인은 여자친구를 살리기 위해 찾아온 청년에게 제시한 조건은 사랑하는 연인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거기다 고립된 섬에서 혼자 지내야만 합니다.사샤는 노인과의 약속을 파기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맹세를 헛되게 하지 않습니다.사샤의 선택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숭고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노인과의 약속을 지켜 더 큰 사랑을 보여줍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와 어울리는 몽환적인 그림 중에서 태양이 불을 밝히고 떠오르는 순간을 그린 마지막 장의 그림은 이스턴섬의 불지기와 사샤의 수고로움을 느끼게 합니다.길지 않은 글에서 무한한 책임감과 깊은 사랑을 보게 됩니다.
<도서는 웅진주니어에서 제공받았습니다.>웅진주니어의 ‘스토리잉크‘ 는 눈과 마음으로 읽는 그래픽노블 시리즈로 프레임을 넘나들며 놀라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시리즈입니다.#후포와호기심도둑 은 스토리잉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로 ’김이 솔솔 올라오고, 거품은 퐁퐁 터지는 신기한 늪이 있는 곳’ , ‘온갖 동식물이 살고, 연분홍빛 섬과 낭창낭창 흔들리는 숲’이 있는 “이프”라는 나라의 북적북적한 도시 ‘요거’에 사는 호기심 대장 ‘후포’ 이야기입니다.가장 시끌벅적한 도시 요거에 사는 사람들은 바람에 실려 오는 모험의 속삭임을 듣지 못할 만큼 바쁘게 살지만, 후포만은 그 희미한 부름을 듣곤 했답니다.도서관에서 <위대한 훔딩고의 모험>을 763번째로 빌릴 만큼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후포는 단짝 친구 알레사와 함께 만나는 사람들에게 모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지만 모두 화를 내고 귀찮아합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짙은 안개가 도시를 누렇게 뒤덮고 후포는 안개 속에서 누군가를 보게 됩니다.그런데 도시에서 바쁘게 살던 사람들은 정신이 나간 채 다른 사람처럼 변한 것 같기도 하고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기도 합니다.과연 후포는 알 수 없는 존재의 위험에서 도시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바쁜 사람들에게는 귀찮기까지 했던 후포가 사람들을 변하게 한 안개의 비밀을 찾아가는 모험이 여러 컷의 그림으로 펼쳐져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특히 까마귀에게 납치당한 친구 알레사를 구해내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어른들은 아이들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간혹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는 바른 어린이로 성장하길 바랍니다.호기심이 없는 세상은 어떤 변화도 꿈꿀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고 어른들도 호기심 많은 시절을 지나왔지만, 그럴 시간에 공부하라는 소리를 내뱉곤 합니다.어느 순간 이야기나 모험, 호기심 같은 것이 구닥다리가 되어 버린 세상에 자기 자신의 나다움을 잃지 않는 후포의 모험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아이를 양육하는 어른에게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안개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날씨가 어떻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자기 자신을 잃지 말라고요!“라는 말을 후포와 함께 외치게 됩니다.
<본 도서는 리드비 출판사 서평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정년이 보장된 회사에 다니는 서른두 살의 독신남 쇼세이는 <손을 얹을 뿐 힘을 주지 않는다>라는 인생의 모토를 갖고 있다.회사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기도 하고 동료들의 인생 상담을 해주기도 하지만 실상은 자신이 몸담은 공동체에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소설의 화자는 지금까지 읽은 어떤 소설에서도 등장한 적 없는 존재인 ‘나‘가 여러 생명체를 옮겨 다닌 끝에 현재 수컷 인간 개체인 다쓰야 쇼세이의 몸 안에서 그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이야기다. 공공장소에서 읽기에는 당혹스러운 제목의 소설 <생식기>는 생물의 생식을 담당하는 기관인 생식기(生殖器)가 아닌 작가가 만든 신조어로 ‘생식(生殖)의 기록(記)’을 뜻하는 생식기(生殖記)이다.소설은 사회인이라면 응당 힘쓰는 ‘확대, 발전, 성장’과는 거리가 먼 쇼세이가 회사 생활을 하며 겪는 일과 동료와의 관계, 그리고 쇼세이 자신이 안고 있는 고민을 ‘나‘를 통해 들여다보게 한다.특히 [생산성이 없는] 이에게 [세금을 쓰는 건 문제가 있다]라는 국회의원의 입을 통해 전달된 문장은 꽤 충격적으로 다가온다.우리도 노골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생산성이 없는] 이들에게 셀 수 없는 상처와 그보다 더한 혐오를 일삼고 있는 게 현실이기에 더더욱 심각하게 느껴진다.어떤 꿈도 야망도 없고 세상의 성장과 발전에 조금도 아바지하지 않는 무해하기까지 한 쇼세이의 일상을 보며 우리는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어떤 눈길을 던지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쇼세이의 몸 안에 있지만 그의 생각이나 행동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 ‘나‘라는 존재가 설명하는 상황의 엉뚱함과 여러 생명체를 옮겨 다니며 쌓은 경험은 무거운 주제의 소설에 활기를 준다.소설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음을 깨우쳐준다.전작인 #정욕(正欲)에서 느꼈던 주인공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덜하지만, 누구에게도 자신의 진짜 모습을 내보이지 않는 쇼세이를 보며 그를 고립시킨 게 사회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그래도 시간을 보내기 위한 일을 찾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은 쇼세이를 보며 모두가 가는 길은 아니지만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걷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본 도서는 예스24 리뷰어클럽에 선정되어 북로드에서 제공받았습니다.>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코타로‘는 할머니와 단둘이 낯선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되고 생전 처음 와 본 마을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더군다나 이삿짐을 푸는 동안 마을을 둘러보는 사이 마주친 노인에게 의미를 알 수 없는 의문의 말을 듣게 된다.“꼬마야, 다녀왔니……?” (p17)이층 집에 들어선 순간 코타로는 예전부터 반복되던 악몽에 시달리게 되고 마을의 신령을 모시는 숲에 들어갔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쫓기게 된다.그리고 할머니가 일을 나간 동안 집에 혼자 남은 코타로에게 어둠과 함께 무서운 존재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코타로는 할머니 형편상 다소 무리일 것 같은 집을 얻었다는 것과 자신 앞에 나타나는 존재들이 할머니에게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고 새로 사귄 레나와 함께 집에 얽힌 비밀을 찾기 위해 조사에 나선다.그리고 자신이 사는 집에서 10년 전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에 대해 알게 되고 그 숨겨진 비밀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가장 안전하고 편안해야 할 공간인 집이 주무대인 ‘미쓰다 신조’의 집 시리즈 중 두 번째로 <화가>가 개정판으로 출간됐다.뱀신과 빙의가 주 소재였던 <#흉가>를 재미있게 읽었던 지라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작가가 많이 쓰는 의성어가 주는 공포를 시작으로 주인공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들의 참혹한 모습은 코타로가 성인이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방어할 수 없는 어린 소년이라는 점에서 더 큰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거기다 할머니를 걱정해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모습은 짠한 마음이 든다.집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느껴지는 악의와 사건이 해결되고도 새롭게 이어지는 공포는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단순히 무섭게만 보이던 표지 그림 속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일가족의 모습은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고 난 뒤 다시 보면 공포보다는 애틋함이 느껴진다.시리즈 마지막인 <#마가> 역시 “ ‘어린 주인공‘, ’이사’, ‘기괴한 체험’이라는 기존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앞서 나온 두 권과는 다른 파격적인 설정’(p335)이라니 기대가 크다.개인적으로 ’흉가‘보다는 ‘화가’가 더 슬프고 공포스러웠다.
미술 시간이 끝났지만, 하얀 도화지를 앞에 둔 체 꼼짝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아이를 본다면 선생님은 어떤 말을 가장 먼저 할까요?베티의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며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한번 시작해 보렴.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봐.”라고 말합니다.미술 시간에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베티를 나무라거나 윽박지르지 않고 스스로 생각을 확장해 갈 수 있도록 기다려줍니다.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묵묵히 기다려주며 아이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아이는 물론 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그림책입니다.우리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획일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치려고만 하는 게 아닌지 반성해 보게 됩니다.세상의 모든 아이는 미래 예술가의 자질을 타고났는데 그 자질을 어른의 잣대로 재단하여 그 싹을 자르지 않았나 반성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