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 전쟁 - 세계화, 제국주의, 주식회사를 탄생시킨 향신료 탐욕사
최광용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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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 식탁에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이 오르고 거기에 사용하는 향신료도 원하면 언제든지 손쉽게 구해 사용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오백 여년전에는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아무도 가 본적 없는 동양을 향해 목숨을 건 대항해의 시대가 있었다.

신항로 개척을 위해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는 바닷길을 개척한 대항해시대의 발생 원인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향신료 전쟁>에서는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는 향신료를 찾아 떠나는 대모험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1497년 포루투칼의 바스쿠 다가마가 후추를 찾아 떠나 최초로 인도 항로를 개척한 것을 시작으로 스페인과 그 뒤를 이은 네델란드, 영국과 프랑스로 이어진 긴 항해의 역사를 ‘30여 년 동안 전 세계 8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비즈니스와 여행을 병행’ 한 필자의 글로 쉽고 현장감있게 만날 수 있다.

국왕의 후원을 받으며 시작된 다른 나라의 항해와 달리 네델란드에서는 국가가 아닌 상인과 귀족들이 주주가 되어 설립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인 네델란드 동인도회사가 설립됐다는 사실과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있는 하멜이 바로 네델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선원이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특히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발판이 된 칼레 해전의 주역인 트레이크의 활약은 상대국 입장에서는 약탈과 노략질을 일삼는 해적이었지만 본국인 영국에서는 기사 작위를 수여 받고 국민들에게는 영웅으로 칭송받았다고 하니 흥미를 넘어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북방 항로 개척을 위해 추위를 이기며 항해를 떠난 던 이들의 절망과 죽음은 물론 향신료 생산지를 확대하는 데 일조한 프랑스의 ‘푸아브르’의 활약 역시 잊으면 안 될것 같다.

단순한 역사의 서술이 아닌 그 시대에 활약했던 인물들의 초상화와 지도, 그리고 자세한 뱃길을 표시한 방대한 자료 사진이 첨부되어 대항해의 여정을 따라가는 데 많른 도움을 준다.
그리고 부록인 ‘알면 알수록 더 향긋해지는 향신료 이야기’는 우리 주위에서도 볼 수 있는 향신료 이야기라 더 흥미롭다.
부록을 읽고 이제는 더 이상 시나몬과 계피를 헷갈려하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책을 읽는 내내 생김새도 언어도 전혀 다른 이방인의 출현으로 원주민들이 느꼈을 공포가 그대로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무역이라는 이름을 내서웠지만 분명이 침략이었던 그들의 행위가 개척이나 모험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채 전해졌고 나 역시 별의심없이 그들의 주장에 동조해 오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
향신료를 두고 서구 열강이 세력을 확대해 갈때 원주민들의 무고한 희생이 따랐다는 사실 또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본 도서는 하니포터9기 활동 중 한겨레출판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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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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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이 다 가기전에 미미여사님을 만날 수 있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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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회색빛 웅진 세계그림책 264
로라 도크릴 지음, 로렌 차일드 그림,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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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린 로렌 차일드는 편식쟁이 동생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빠의 활약을 볼 수 있는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를 통해서 알게 된 작가입니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특징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그려내는 작가로 오래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오늘은 회색빛> 역시 아이들의 마음 상태를 잘 나타낸 그림이 먼저 마음을 사로잡네요.

어느 날 마음이 온통 회색인 날이 있습니다.
노란 햇빛도 주황색 풍선도 초록빛 나무도 마음에 와닿지 않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머리 속이 하얘지고 새까만 밤하늘 같은 그런 날이요.
그림책 속 아이는 우울한 날 자신이 느끼는 마음의 상태와 감정을 색깔로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책 속 곳곳이 뚫려있는 다이컷은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비춰주는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어른도 이유없이 우울한 날이 있다는 걸 알지만 간혹 아이가 느끼는 감정들을 무시하곤 합니다.
왜 우울한지 지금 마음 상태가 어떤지 제대로 말로 표현하기는 아이나 어른이나 어렵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할 때 그림책 속 엄마는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여러가지 기분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기분을 풀어줄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드리고 이해하는 어른의 모습에서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알아가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행복한 기분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간혹 자신의 감정을 자신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함께 읽어보면 어느 새 다른 빛깔의 마음이 찾아들것입니다.


<본 도서는 웅진주니어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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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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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원하는 모든 건 두려움의 뒷면에 있어요.”

미국 정계에서 케네디 가문 다음으로 유명한 쿡 가문의 ‘로리 쿡’의 아내 ‘클레어 쿡’은 대외적으로는 좋은 남편, 명망있는 집안의 며느리로 행복해 보이지만 실상은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의 폭언과 폭력은 믈론 감시 속에서 살아왔다.
“남편으로부터의 자유”만을 원한 클레어는 하나뿐인 친구 페트라의 도움으로 세상에서 사라질 준비를 마치지만 출장 일정이 바뀌면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다.

마약 중독자인 엄마에게 버림받은 ’이바‘는 위탁 가정을 전전하다 수녀원에서 자랐지만 버클리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다.
대학3학년때 학교의 유명인인 풋볼 선수 남자 친구의 부탁으로 마약을 만들다 발각돼 학교에서 퇴교를 당한다.
그때 마약상인 덱스가 접근해 오고 오랜 기간 그에게 마약을 만들어 공급하게 된다.
그러다 옆집에 이사온 로즈와 교류하며 자신의 삶에 회의감을 갖게 되고 시시각각 조여오는 마약상과 경찰을 피해 세상에서 사라질 계획을 세운다.

접점이라고는 하나 없는 두 여성이 위험을 피해 세상에서 사라질 계획을 세우고 우연처럼 공항에서 만나 서로의 비행기 티켓을 교환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클레어는 이바의 정체를 모른체 그의 집에서 지내게 되고 이바가 탈 예정이던 비행기가 폭발로 탑승한 승객 모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클레어는 자신이 사망했다는 발표에 안심하는 한편 이바가 비행기를 탔다면 사망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힘들어 한다.

공항에서 스치듯 만난 두 여성이 비행기 티켓을 바꾼 시점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클레어‘의 사연과 과거로 부터 티켓을 바꾼 시점으로 다가오는 ’이바‘의 이야기는 그들의 계획이 발각될 지 모른다는 불안을 공유하며 읽게 된다.
더군다나 애기치못한 돌발상황으로 클레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남편에게 전해지면서 불안은 극에 달하게 된다.

’클레어‘는 엄마와 동생이 교통 사고로 사망한 뒤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친구 페트라뿐이었는데 연락이 끊기고 ’이바‘ 역시 어렵게 마음을 열렀던 로즈가 멀리 이사를 가버린 상태라 두 여성을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클레어‘와 ’이바‘가 함께하며 그녀들을 괴롭히는 악을 처단하리라 기대했지만 그들은 만남은 단 한 번의 그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주위에 있는 여성들은 어떤 것도 바라지 않고 그들을 돕기 위해 연대하며 나선다.

소설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존재하는 세상이기에 먼나라의 마약 이야기까지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다.
누군가는 그들에게 왜 조금 더 일찍 각성하지 못했냐고 피해자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거대한 세력 앞에 사라지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다.
에필로그를 읽으며 작가의 선택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데로 살아지는 게 아님을 알고 있기에 결말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본 도서는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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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픽처스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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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 재활 중인 멜러리는 얼마 전 바르셀로나에서 귀국했다는 중산층 가정의 입주 보모로 일하게 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5살 테디와 일상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던 멜러리는 테디의 그림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그 나이 또래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단순하던 그림은 점점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섬뜩한 살인사건의 전말을 그린 그림으로까지 발전한다.
얼떨결에 테디의 부모에게 그림을 숨기고 진실을 찾기위해 동분서주하게 되면서 알 수 없는 존재가 주는 섬뜩하고 오싹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아이가 그린 그림을 통해 가족이 숨기고 있는 비밀에 접근해 간다는 이야기는 시간이 흐르면서 전문가처럼 변하는 그림에서 더 큰 공포를 느끼게 된다.
초자연적인 현상과 빙의라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에 정말 일어날 수도 있는 사건이 결합한 소설은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궁금증이 끝까지 팽팽하게 이어진다.
마지막 권선징악의 결말이 더위를 잊을만큼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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