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의 아기 ㅣ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7
아이라 레빈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낮게 깔린 긴장감과 질질 끄는듯한 이야기에 약간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두려울지도 모르겠다.
 공포소설의 충격적인 이야기들과는 또다른 음습함과 기분나쁜 느낌.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을 때의 느낌하고도 어느정도 비슷하다.
 그러나 징그럽고 끔찍해서 노골적으로 피하게되는 소설하고는 또 다르다.
  검은색으로 뒤덮여 있는 방과 상상만해도 현기증이 나는 노란색 방. 밤새 단조로운 소리가 들리는 옆방.
 어느새 책장을 펼치고 있던 우리는 로즈마리의 기분이 되어 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책은 절대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임신할 때의 불안감에 서스펜스까지 겹친 기이한 오컬트 소설이다. 오멘하고는 또 색다른, 읽는이까지 화나게 하면서도 동시에 무력해지는 느낌.
 좀 오래된 소설이라 세대차이가 날지는 모르겠으나 아파트에서 밤에 혼자 들춰보면 이게 또 은근히 무섭다;;;;;;
 <악마의씨>라는 영화로도 나왔으니 한번 감상해보시길. 원작도 원작 나름대로 좋지만 영화도 시각효과를 훌륭하게 재현해냈다.
 (이 책 말고도 황금가지에서 최근에 번역된 것도 있으니 가능하다면 그쪽으로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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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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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불안에 대한 소개, 그리고 불안에 관한 역사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역사적 지위와 관련된 이야기이므로 사회적인 기초지식도 어느정도 담겨져 있다.
 (물론 그 이야기를 알아야 책에서 뭘 말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 지위에 대한 불안에 의문을 품고 대항해 온 여러가지 사회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불안에 대한 심리학적 토론보다는 역사적인 해결책에 대해서 늘어놓아 위안을 주기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종류는 다양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그리고 보헤미아.
 다 좋았지만 특히나 기독교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다.
 그러나 여전히 공감은 안 가는 사상이랄까 쩝쩝.
 자본주의의 굳건함에 의해 번번히 무위로 돌아가고는 하지만, 사회의 불안에 대항하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는 것들이라는 점에서만은 공감이다. 그러나, 알렝 드 보통이 설득력있게 쓴 글이 아니었다면 읽다가 당장 내던져버렸을 책이었다.
 그 전에는 본받고 싶었던 보헤미안의 사상이 터무니없고 어이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걸 보면 나도 어지간히 사회에 물들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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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로커 베이비스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북스토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노파의 말에 의하면, 일만마리 중에 한 마리 비율로 인간의 얼굴을 한 파리가 있는데, 입을 벌린채 자고 있으면 인간의 얼굴을 그 파리가 인간의 성대 냄새를 맡고 입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성대는 인간의 여러 기관 중에서 가장 달콤한 맛이 나는 곳이라고 한다. 그 파리를 먹어버리면 인간은 미친다.- 

 맨 마지막, 하시의 목소리가 쟁쟁히 울려퍼지는 장면을 덮고서도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 뭐 좀비물이라면 좀비물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어버린 이유는 최근 이유없이 무라카미 류에 빠져버려서 이다. 심지어 소설을 읽지 않았는데도(....)
 그러므로 코인로커 베이비스는 내가 처음으로 접한 무라카미 류의 책이다.
 배경은 감동적일 정도로 내 취향이었다.
 억압되는 파괴감정, 적절한 주인공과 배경인물들, 바다, 인파 속에서 추락하는 연예인.
 그리고 아직도 진행중인 그들만의 해피엔딩.
 이 책을 읽고 가슴부터 두근거리고, 행여나 기쿠와 하시가 실패할까봐 조마조마했던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사회라는 코인로커 속에서 매몰되어버린 아기들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격렬한 인생 속에서 그들의 답이 진실이었던, 혹은 아직 찾지 못했던간에 그들의 엔딩은 정말로 훌륭했다.
 필시 작가는 숨도 쉬지 않고 이 이야기를 써 내려갔으리라. 나도 숨도 쉬지 못한 채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갔다.
 아마 이 책을 들춰보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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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 명화를 만나다 ㅣ 아트가이드 (Art Guide) 12
스테파노 추피 지음, 정은진 옮김 / 예경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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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서 내가 크게 깨달은 사실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만찬' 그림에서 예수에게 손가락을 내민 사람이 유다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예전부터 계속 유다인줄만 알았던 나에게는 정말 커다란 충격이 아닐수가 없었달까. 
 (왠지 설명을 들으니 더더욱 반박할 수가 없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마리아신앙까지 포괄하고 있어서, 성서 속 여자들에 대한 그림까지 포괄적으로 실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생애를 다시 짚어보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구약성서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신선함이었달까.
 이 책의 구약성서 판에서 나오는 요부와 성적 매혹이 느껴지는 여자들, 그리고 신약성서 판에선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성모,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한번 읽어보게 된다면 서로 대치해보는 즐거움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는 대체로 마리아의 탄생과 예수의 탄생, 유년기, 방랑기, 설교, 그리고 수난으로 나누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예수의 수난.
 표지에서 본 그로테스크함은 신나게 책장을 팔랑팔랑 넘기던 내 손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튼, 천주교나 기독교를 몰라도 예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강력히 추천.
 참고. 교훈을 바라고 책을 들추는 분들은 약간 실망할지도.
 중세쯤 되었던 경건함을 현재시대의 우리가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냥 그림보듯 재밌게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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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명화를 만나다 - 아트가이드 2 ㅣ 아트가이드 (Art Guide) 2
키아라 데카포아 지음, 김숙 옮김 / 예경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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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서에 나타나는 구절을 그림으로 번역한 책은 많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유달리 작아서 그림을 세세히 볼 때의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가벼이 읽기 좋은 책이랄까.
 중고생 나이의 학생들도 읽기에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금 읽고 있는 신약성서 편과 비교할 때는 좀 더 역동적이고 르네상스적인 그림체가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흡족했다.
 샤갈과 같은 그림체도 더러 있어서 어느 파에 편중된 것도 없고.
 읽어보면 구약성서를 다시 읽어볼 마음이 절로 들게 될지도 모른다.
 성서에 대한 해석과 그림에 대한 해석, 자신의 견해를 절묘하게 섞어놓은 점이 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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