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로커 베이비스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북스토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노파의 말에 의하면, 일만마리 중에 한 마리 비율로 인간의 얼굴을 한 파리가 있는데, 입을 벌린채 자고 있으면 인간의 얼굴을 그 파리가 인간의 성대 냄새를 맡고 입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성대는 인간의 여러 기관 중에서 가장 달콤한 맛이 나는 곳이라고 한다. 그 파리를 먹어버리면 인간은 미친다.- 

 맨 마지막, 하시의 목소리가 쟁쟁히 울려퍼지는 장면을 덮고서도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 뭐 좀비물이라면 좀비물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어버린 이유는 최근 이유없이 무라카미 류에 빠져버려서 이다. 심지어 소설을 읽지 않았는데도(....)
 그러므로 코인로커 베이비스는 내가 처음으로 접한 무라카미 류의 책이다.
 배경은 감동적일 정도로 내 취향이었다.
 억압되는 파괴감정, 적절한 주인공과 배경인물들, 바다, 인파 속에서 추락하는 연예인.
 그리고 아직도 진행중인 그들만의 해피엔딩.
 이 책을 읽고 가슴부터 두근거리고, 행여나 기쿠와 하시가 실패할까봐 조마조마했던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사회라는 코인로커 속에서 매몰되어버린 아기들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격렬한 인생 속에서 그들의 답이 진실이었던, 혹은 아직 찾지 못했던간에 그들의 엔딩은 정말로 훌륭했다.
 필시 작가는 숨도 쉬지 않고 이 이야기를 써 내려갔으리라. 나도 숨도 쉬지 못한 채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갔다.
 아마 이 책을 들춰보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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