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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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말 그대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곡으로 인해 떠오르는 단편적인 기억에 대한 책이다.
 그러나, 죽은 사람도 아닌 주제에 그녀는 왜 이렇게 세상에 대한 원한이 많은 것일까... 생각한다.
 그러나.
 "웃지마, 웃으면 더 이상해."
 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저 말의 참혹함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이름도 없이 여자로밖에 등장하지 않는 그 '여자'의 어둠, 요한의 어둠, 그리고 주인공의 어둠.
 그 모든 것이 심각하리만큼 어우러져서 코믹해야 할 이야기들마저 한없는 우울감과 무력감을 자아낸다.
 작가의 생각을 빌린다면 서민의 어둠이라고 표현해도 좋을지?
 사실 그와 그녀의 연애이야기마저도 상당히 분석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고..
 처음 문체를 보았을 땐 엄청 여성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했으나, 반전을 보고서 생각이 바뀌었다.
 사실 '해피엔딩'읽고서 괜히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후기는 때려칠려고 했었으나, 그런 결말이 있었을 줄은(...)
 멀쩡하게 잘 읽다가 허점을 맞은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오싹 소름이 돋기도 하고;
 무튼 사랑이 신께서 부여한 마지막 희망이자 환상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는 바이다.
 그것이 현실이던, 기억이던, 아니면 그저 자신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환상이던 간에.
 모두가 그 달콤한 잠에서 평생 깨어나지 않기를.
 "웃지마, 웃으면 더 이상해."라는 소리도 평생 들을 일 없기를.
 PS. 사실 요한과 여자의 어둠이 닮았다고 생각했을 때, 얼추 이 책의 결말을 알 것 같았다. 젠장.
 스포인가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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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과 반대 - 유럽식 고품격 실전토론 가이드 북
영어연설클럽 지음, 김내은 외 옮김 / 굿인포메이션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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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새로 빌린 책인데, 유독 경쟁자가 많아서 의아했었다. 그러나이 책을 펼쳐보자마자 수긍이 갔다.
 우리 학교에서는 CAP라는 필수과목이 있는데, 항상 그 첫번째나 두번째 시간에는 토론이란 걸 한다.
 본인도 레포트 아닌 레포트를 작성하느라 김이 빠진 악몽같은 기억(;;)이 있다.
 아무튼 토론이 과제이거나 숙제인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챙겨보라는 뜻이다.
 이 책은 주로 영국의 토론대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간단하게 종합한 것으로서,
 제목 그대로 하나의 비중있는 주제에 대한 찬반양론을 실은 것이다.
 가능하면 한쪽 주장에 치우치지 않게 하려는 세심한 요약과 세심한 번역이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던건 영국의 정치, 법, 문화에 관한 현대의 이야기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긴 영국의 토론대회를 중심으로 했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의견들도 있지만, 전쟁범죄자라거나 예술지원제도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근본적인 논쟁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숙제하는 분들에게 귀띔해 줄게 있다면, 맨 밑에 관련안건과 관련주제를 놓치지마라. 연계시켜서 건질 만한 것들이 상당수 있다.
 읽을 때의 키포인트. 찬성의견 1번을 읽고 반대의견 1번을 읽는 식으로 책을 넘겨라.
 단순히 주장만 열거한 책이 아니라 주장과 논박이 하나로 연결되있는 책이다.
 무튼 요점은, 이 책으로 인해 대학생 1학년시절을 다시 한번 생생히 떠올렸다는 거다.
 그리고 쭉 훑어보면서 느낀건데,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이 딱히 우리나라에서만 부족한 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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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의 딱정벌레 - 철학과 과학의 26가지 사고실험
마틴 코헨 지음, 김성호 옮김 / 서광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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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에 관한 재미있는 사고실험들을 A부터 Z까지 써놓은 책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딱히 철학에 관해서만은 아니다. 예를 들면 갈릴레이의 쇠공실험이나 뉴턴의 양동이실험이라던지.
 특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사고실험으로 간주하는 듯하다.
감탄했다고나 할까. 생각만으로 그런 실험을 할 수가 있다니!
 솔직히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 몹시 기대하고 있었는데 왠일인지 잠깐 언급만 하고 나오지도 않았다 ㅋ
 비트겐슈타인의 딱정벌레 이론은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
 일단 말하는 것으로 봐서 글쓴이가 철학자는 아닌 것 같으니 유념하시기를.
 솔직히 그리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자세히 연구를 하지 않고 에세이 식으로 쓴 것인지 몇 번이나 이론을 틀려서 옮긴이가 수정하는 사태가 발생 ㄱ-
 중간중간에 재치있는 그림과 유머가 이 책을 지루하기 않게 뒷받침해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도가 지나친 사고실험엔 지적해주는 등, 상당히 날카롭고 정확한 데가 있다.
 후기에서 나오는 '사고실험의 원칙' 또한 쏠쏠한 지식을 남겨주었다.
 역시 생각만으로 현실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이나 상황을 만든다는 건, 상당히 즐거운 일이다.
 P.S 생각해보니 당시 교황청에서 엄청난 욕을 먹었던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 위에서 쇠공을 떨어뜨렸으면 그대로 영창감이었을 듯.
 뭐 피사의 사탑을 계단으로 걸어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난감한 일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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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철학자 하이데거 VS 의미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교양문고 VS 시리즈
윤용아 지음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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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데거는 나치에 가담한 전적이 있는 등 나름대로 사회에 가담하며 이론을 만들어냈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머리 속에서 언어의 원리를 만들어내고는 그 논리를 지키려 투쟁해나갔다.
 원랜 비트겐슈타인을 알기 위해 이 책을 펼쳐봤으나, 살아온 인생을 보니 좀 거부감이 든다;;
 뭐 그렇다고 해도 하이데거가 좋다는 건 아니지만... 정신도 이상해보이는 히틀러에게 자신의 인생을 걸다니ㄱ-
그래도 후기 비트겐슈타인을 보면 조금 멋지다는 느낌도 들고.
 사후에 낸 책이 전부라지만,
 그는 자신의 오류를 시정하고 언어게임(본인이 언어교육상 가장 관심있어하는 부분.)에 대한 이론을 새롭게 펼쳐나간다.
 설명하자면 좀 길지만 전기보단 좀 관대하고 부드럽다고 생각하면 될 듯.
 혀를 깨물고 죽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아무튼 역시 철학도 나름대로 자신의 역사가 반영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그 생각은 더욱 굳혀졌다.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이론이기 때문이란 건가..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칭찬을 좀 하자면..
 한 이론만 설명해도 책 5권은 족히 넘길 듯한데, 이 책에서는 최소한의 그림과 최소한의 설명으로 이루어졌다.
 덕분에 두께가 상당히 얇고 설명도 간략심플하다.
 글쓴이가 사회선생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강의노트같은 느낌이 들지만, 철학책이 대중에게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그 생각은 얼추 이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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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은 걷고 싶다 - 북극에서 남극까지 나의 지구온난화 여행
남종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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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랜 '초록당사람들'이란 모임에서 주최하는 독서모임에서 테마로 걸었던 책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평일이었던 관계로 그 때 나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수업들으며 앉아있어야 했음(....)
 가끔 엄청나게 복잡해보이는 도표들이 나오는 걸 빼면 그래도 흥미진진하긴 했다.
빙하와 해빙에 대한 올바른 구분하며 사진찍는 솜씨가 역시 환경관련 기자구나, 납득하게 될 정도였달까.
무엇보다도 펭귄과 북극곰만 즐비하게 찍어대는 사람들과는 달리, 오히려 그 주변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려 노력하는 점이 인상깊었다.
 물론 그 찍어대는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직업정신 때문인지 가끔 르포신문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으나, 간간히 나오는 익살과 꾸밈없는 표현들이 적절했다.
말 그대로 관광다녀온 사람이 여독을 풀며 블로그에다가 휘갈겨 쓴 글을 읽는 듯한 그 느낌.
지구온난화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그닥 즐거운 느낌만은 들지 않는 책이다. 지구온난화로 크고작은 충돌과 피해를 빚는 지역들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나의 고향이기도 한 속초 주변에 대한 이야기때문에 더욱 씁쓸했다.
 명태 없는 명태축제에 대해서 필자는 정확히 끄집어냈다.
 종합적으로는 즐거운 느낌을 주면서도 우리의 가슴에 씁쓸하게 남으며
 미래의 후손들에게 그나마 남은 자연이라도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무언가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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