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마음 - 루시드 폴 詩歌
루시드 폴 지음 / 안테나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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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맘이 보이나요?
이렇게 숨기고 있는데
내 맘이 보인다면
그대도 숨기고 있나요?

내 마음이 보이나요?
언제쯤 알게 됐나요?
그대도 그렇다면
나에게 말해요.

조심스럽지만 
심각하게 얘기하면 어떨까.
다른 얘기하다
슬그머니 말한다면 어떨런지.

이제는 보이나요?
이미 다 얘기했는데
그래도 모른다면
나도 잊을까요?- p. 92

 

 요즘 루시드폴의 음악을 다시 보고 있다. 처음엔 유투브를 검색하다 오, 사랑을 듣고 반해서 다른 음악들을 들었었더랜다. 그러다 물이 되는 꿈이라는 음악을 듣고 불현듯 그의 작고 낮은 음악세계를 알게 되어 (그당시 아직 멜스메의 세계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나는) 그의 음악을 접었더랜다. 그의 음악을 듣게 된 건 최근, 일렉트로니카 음악들을 섭렵하다 지쳐 충동적으로 듣게 되었다. 가사까지 음미하며 들어보니 그의 작사능력이 월등함을 알게 되었다. 확실히 그는 천재이다. 원랜 마땅히 시인으로 평가받아야 하나 그의 이명같은 목소리는 이어폰을 꽃고 크게 들은들 트럭바퀴 소리에 묻히기 일쑤다. 음.... 서울보다는 비교적 조용한 지방으로 오다보니 그의 소리를 매혹적이라 인식할 수 있게 된 듯하다. 물고기 마음을 한번 보니 손에서 놓고싶지가 않아서, 오랜만에 걸으면서 책읽기 스킬을 시전했다. 루시드폴 노래를 들으면서 읽었으나 본인이 몇 번씩 단어와 문장의 흐름을 음미하면서 읽어도 책 읽는 속도가 더 빨랐던 탓에 아직도 그의 음악 중 3집 국경의 밤을 듣고 있다. 최근에 4집을 발행했는데 그쪽 가사에 대한 이야기는 써주지 않는 건가... 가사집인데도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책이다. 그의 낮은 음성이 그렇게나 강하고 투박한 의미를 지닌 줄 처음 알았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몸소 전파하는 사람이었다. 부끄럽다, 그와 같은 감성을 잃어버린 내 자신이.

 

 

그의 사진 중에서도 가장 잘 찍었다고 생각되는 한 컷.

수줍으면서도 장난스럽게 보이는 그의 미소가 인상적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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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증권명장 - 매일경제가 선정한 2012년 베스트 애널리스트 37
매경이코노미 증권팀 엮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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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리치 투자법이라고 해서 봤더니 별거 아니다. 요새 슈퍼리치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를 찾더라, 원금을 보장할 수 있는 방식을 찾더라, 목돈을 넉넉히 떼서 저장해놓더라, 금 투자를 하더라 등등. 대부분 본인이 추구하는 투자방법을 소개하기에 큰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지만, 롱숏펀드라는 투자전략을 알게 되어 반가웠다. 본인은 정기예금과 보험 위주로 통장을 꾸리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기에 사용하지는 않을 거지만, 인덱스펀드와 같이 참고할 만한 상품인 듯하다.

 건설사 하자보수에 대한 이야기도 상세히 나와서 참고할 수 있었다. 매경이코노미의 한 가지 장점이라면 부동산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안정적인 집을 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한 정보가 나온다는 것이다. 덕분에 요새 전세로 집을 구하는 게 위험하다는 사실도 잘 알 수 있었고. 아무튼 이번 호도 무난하게 좋았던 것 같다.

 문제는 본인이 보기에 위험한 기업과 그 주들을 자꾸 밀어주는 것 같은 데에 있다. 워낙에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말투를 쓰는 잡지라서 소개는 무난하게 하지만 지방 소주에 투자하라는 건 역시 너무 억지가 아닐까;;; 마지막에 나오는 전호림 칼럼은 또 어떤가. 이 아저씨 어쩐지 최근 막말을 하시더니 갑자기 종북 운운하시는 건 뭔지... 잘 읽다가 갑자기 본인에겐 꽤 민감한 정치얘기가 나와서 확 식었다. 아무리 정치와 경제가 관련이 있다고는 하지만 주간국장이라는 직업에 걸맞게 좀 얌전해지셨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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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대예측
매경 ECONOMY 엮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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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꼰대 잡지에서 WHO의 '서울의 대기오염이 폐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라고 했다는 사실을 대놓고 발표했기에 나는 깜짝 놀랐더랬다. 물론 서울의 대기오염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지는 않고 에둘러서 표현하긴 했지만... 초미세먼지가 그렇게 심각해졌나. 하긴 서울에 올라가서 1~2시간 밖을 거닐다보면 일단 머리부터 아프니 볼장다본 셈인가. 중국의 스모그도 그렇고 서울의 복잡해지는 교통도 그렇고 이제 여러모로 슬슬 한계치에 달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슬슬 서울로 가면 어찌 살아갈지 걱정되기 시작한다.

 박기현 둡 공동대표가 나온 것도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렇게 학벌과 기업의 크기를 따지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대학교를 중퇴한 기업인을 피플란에서라도 다루다니. 비록 소개는 짧았지만 고졸인 채로 IT 기업에 입사하길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던져주는 기사가 아니었나 싶다.

 가을 패블릿 대전이란 글도 흥미로웠다. 이번에 나온 핸드폰들은 어떤 한 종류가 우월한 게 아니라 다 고만고만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예언은 이후에 그대로 실현되었다. (실제로 본인도 갤럭시노트 3도 시크릿노트도 아닌 갤럭시노트 2를 샀었고, 아무 문제없이 잘 쓰고 있다.) 핸드폰 구입에 여러모로 실질적 도움을 주는 문장들이 많았다.

 세계지식포럼에 대한 여러 지식인들의 글도 재미있게 보았다. 여기에서 살만 칸의 글을 처음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다. 본인도 이후에 그 분처럼 가난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지식인이 되는 게 꿈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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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Economy 2013.10.22 - 1728호
매경Economy 편집부 엮음 / 매일경제신문사(잡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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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차엔 이런저런 옵션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면서 국내차랑 비교를 한다. 참 암담하고 괴이하기 그지없는 게, 수입차가 나와도 잘 팔리도록 기획을 짜는 건 그 차가 우리나라 회사로 들어와서가 아닐까? 비록 네비게이션 같은 경우는 원래부터 우리나라가 월등히 좋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머지는 우리나라에서 수입차를 싼 값에 들이려 너무 급하게 서두른 탓에 상황이 그렇게 진행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글에도 그런 암시가 있기도 했고.

 여기서 변명을 하자면 본인은 마시는 차에 대해선 관심이 많지만 타는 차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전기차 테슬라가 인기 좋다는 말이 이 잡지에 한창 나와서 관심이 약간 있긴 하지만 아직도 본인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선 대중교통 외에 개인 승용차를 줄여야 한다(혹은 타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지 한국 남자들이 아직도 집 마련 다음으로 목숨을 거는 게 차량이기에 아주 최근에서야 차량 문화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 뿐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에 대해서도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이 남아있다. 최근 일어난 현대자동차 파업은 오래 전부터 일상적으로 있어왔던 일이었고.. 언론과 인터넷의 초고속 발달, 그로 인해 촛불집회 등 정치적 사건들이 터져서 많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다보니 들춰진 일일 뿐이다. 현대자동차에 대해 쏟아지는 클레임들도 어쩌면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안이하고 개념없는 서비스들이 들춰진 게 아닐까.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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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김이환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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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상자'를 읽어보면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거의 저승사자던데 도망칠 수 있을까요?"
철수의 지적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못 도망치겠죠. 죽음으로부터는 절대로 벗어날 수 없을 테니."- p. 260

 

 이 소설은 옴니버스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짤막하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다가 그 모든 소설에 등장하는 검은 옷의 남자가 자신이 들고 다니는 하얀 상자의 유래를 설명하면서 끝나는, 약간 허전한 감이 있는 이야기이다. '절망의 구'에서 특이한 전개를 보였다기에 기대했는데 소설보다는 하나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역시 소설을 볼 땐 기대를 버리고 봐야 하는데(...)

 

 

그것도 큐베가 주인공인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이라니...

수위가 꽤 높은 듯...

 

 그래도 큐베처럼 완전히 빠져나갈 구석을 차단하고 '내 마법소녀가 되거라' 이러는 건 아니고, 나름 전제조건이 있다. 상자를 열고 무얼 넣는 것에서부터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에, 요컨대 그런 행위를 안 하면 된다.  그래서 '친구의 상자'에서는 상자를 내팽개친 채 검은 옷을 입은 남자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올려도 생존이 가능했던 것이고.

 그러나 사람에겐 희망과 쓸데없는 호기심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소설 속의 사람들은 마치 판도라처럼 검은 옷의 남자에게 낚여서 잘도 열어본다. 소설 마지막에 등장하는 남자의 설명에 의하면 그 상자는 인간에게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기 위해서라는데 개뿔. 비교적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는 건 아이와 호랑이를 만난 남자이야기일 뿐인데, 아이는 그렇다쳐도 호랑이를 만난 남자는 솔직히 결말이 카나메 마도카같아서 그게 행복한 건지 애매하다;;;

 결국 큐베나 검은 옷의 남자같은 사람들에게 낚이지 않으려면 '분수에 맞게', 자제심을 가지고 살아야하지 않을까.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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