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루트 카니지 vs. 베놈
도니 케이츠 지음, 라이언 스테그먼 외 그림, 전형집 옮김 / 시공사(만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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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대학살로 거창하지만 베놈보다 진화한 듯한 종이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붙였을 뿐이고(...) 베놈도 그렇지만 사실상 인간을 먹겠다는 강한 원념에 따르는 것일 뿐이다. 이전에 베놈 1에서도 짐작했지만 이것들은 아무리 진화해도 결국엔 인간의 뇌가 최상의 먹거리인 듯하다. 베놈도 닭만 먹다가 결국 만족하지 못해 에디와 싸우다 가출시도를 해버리니 말이다. 그러나 결국 합체에 실패하여 여러 인간들을 죽여버리고 마니 대체 그 죄는 어떻게 씻을거냐가 문제이긴 하다만.. 의외로 에디네들도 쿨한? 생각이 없는? 편이다. 아니 먹어서 죽인 게 아니면 다 괜찮은거야?

이 영화에서 사실 중요한 건 슈리크다. 그녀는 마블에서 등장하는 종족인 뮤턴트에 속한다. 외계인에 이어 이젠 초능력자냐 그런 생각이 들텐데, 사실 제대로 마블과 연결이 되어 있는 셈이다. 초능력으로 사람들을 도우려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을 몹시 싫어하기 때문에 일부 비뚤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흑인 인권 운동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녀가 흑인인 것 또한 수지에 맞는다. 그녀가 극중 내내 비뚤어졌다가도 성당 다 부수고 에디를 떡으로 만들어놓고 갑자기 "이건 정도가 심해."라고 하는 게 맥락없어 보이기는 하겠지만, 사실 마블 전체로 보면 어느 정도 맞춰지는 셈이다.

그러나 1탄에 비해 수위 조절이 심하게 된 점은 아주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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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는 어떻게 굴뚝을 내려갈까?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0
맥 바넷 지음, 존 클라센 그림, 서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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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라는 어느날 조개 요리를 먹고 좀비화된다. 그녀는 남편 조엘과 함께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중산층 가정이었다. 딸 애비를 짝사랑하는 너드 에릭에 의하면 그녀가 정상적인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차저차하여 가까스로 몸의 부패화를 막은 쉴라는 조엘과 함께 좀비 커플이 되길 꿈꾸고, 조엘은 쉴라를 사랑하지만 인간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한다. 한편 쉴라는 남자를 말 그대로 살아있는 채로 먹길 좋아하여(...) 그녀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조엘 등은 나쁜 남자를 찾는다. 그 과정에서 쉴라는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위기를 몇 번이나 겪고, 조엘은 그녀의 좀비화 상태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을 고려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고려하기 시작한다.

가족 중 한 명이 좀비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동족상잔과 어마어마한 식욕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같이 지낼 만하다. 제법 이성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제법 생각할 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애비를 맡은 배우가 리브 휴슨이라는데, 얼굴도 굉장히 쿨하게 생겼고 연기도 정말 잘한다. 참조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쉴라나 조엘보다도 훨씬 더 연기를 잘했다고 본다.

더불어 미국 중산층에 대해서 상세히 알 수 있는 드라마이다. 이에 관해선 미국에서 살아봤던 전남친이 인정했다. 특히 미국 부동산 중개업자의 일과 애환에 대해서 상세히 나오는 편인데, 혹시 이런 자격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참조했으면 좋겠다. 그들의 현실과 애환, 그리고 일상사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히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문화사 이야기가 훨씬 더 재미있었다. 좀비물인 줄 알았고 그걸 노리고 본 작품인데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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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의 아이 13
아카사카 아카 지음, 요코야리 멘고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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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의 빛나는 눈을 반반 물려받은 루비와 아쿠아, 이후에도 이 빛나는 눈들은 연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공의 경계나 주술회전에서도 그렇지만 정말 일본은 눈을 중요시한단 느낌이 든다. 또한 인물들의 눈의 색도 엄청나게 중요하다. 흑백 만화임에도 색의 변화를 그려내었는데, 색을 가지고 움직이는 인물들의 눈을 잘 지켜보자.

2. 아이의 1화 죽음으로 많은 이들이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체인소맨처럼 초반부에 캐릭터를 빠르게 소비하는게 아닌가? 절대 아니다. 맘편히 최애를 정해도 좋다(아이가 최애라면 애도를 표한다). 대신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각각 매력도 있고 언제 어디서 재등장할지 모르는 인물들이니 하나하나 기억해보자.

3. 카구야님은 고백받고 싶어의 흔적이 곳곳에 있다!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난 안 봐서 흥미가 없지만.

4.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다.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대부분의 민중들은 무대 뒤를 보려하지 않는다. 민중은 특정한 인물(소수자라거나 공인, 혹은 사회적으로 이름이 난 사람들 등등.)의 나쁜 점만 보려고 한다. 그러면 그들은 스스로가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이라 착각하고 그들이 그들의 언어로 악인을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실상 이 작품 누구도 선천적으로 악한 사람은 없으며 그들은 그들의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그저 남을 괴롭히려 들 뿐이었다. 그들이 어떤 정의를 수호하고 있다고 의기양양해 하면서 말이다. 남주도 일을 굳이 크게 벌려서 그렇지 사실 그런 범주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일상에서도 그런 일은 일어나고 있다. 나름 대중에게 교양채널이라 통하는 팟캐스트에서도 지랄이라던가 병신이란 단어가 왜 장애인 인권에 폐를 끼치는지 모르겠다며 태연히 쓰는 진행자들이 몆몇 존재한다. 부끄러움은 왜 항상 나같은 사람의 몫인지 모르겠다. 모르면 공부하자 제발.

5.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주인공들이 보는 책은 내용의 방향성, 혹은 인물이 추구하는 이상향을 암시한다. 여기선 전자인듯.

교고쿠 나츠히코는 매우 유명한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로서, 백귀야행을 독특하게 해석한다. 물론 백귀야행이니 요괴가 등장한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게 조종하면서 태연하게 방송에 출연하는 인간이 있는 예능계는 주인공에게 있어 요괴의 세상인지도 모른다.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은 망량의 상자, 항설백물어, 루=가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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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소 맨 17
후지모토 타츠키 저자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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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르헨티나 전기톱 대통령 아니냐 생각했는데 나랑 똑같은 생각한 사람이 있네 ㅋㅋ 체인소맨과 비교하는 기사가 실렸다.

하비에르 밀레이. 극우파. 체인소맨은 2019년에 연재를 시작했고, 그가 캠페인 한복판에서 전기톱을 들어올리며 양극화와 인플레이션을 결단내겠다고 약속한 때는 2021년이다. 그가 체인소맨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팬 중 한 명이 준 포치타를 마구 흔들었다는 걸 보면 알고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공약 중에는 장기판매가 가능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선포가 있다. 덴지는 작품 맨 초반에 장기는 물론이고 불알 한 쪽까지 팔며 생존해나갔다. 그것도 인간에게 지배된 악마에게 속아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역시 아직 서브컬처 계열에선 착한 마음이 우세한 것일까. 제비 다리를 고쳐주듯이 악마 체인소를 고쳐준 그는 체인소를 단 악마로 변신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극우 대통령은 심장에 달린 전기톱으로 언론을 부숴버리고 만다.

우리나라에서도 카메라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거나 발차기를 하는 게 갑자기 일상적인 선거철 퍼포먼스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면 갑자기 아이들을 동원한 선거철 사진이 그리울 지경이다. 체인소맨은 다크히어로이다. 그러나 그는 죽어가는 자그만 악마 포치타를 죽어가는 자신과 동일시하고, 그를 치료해주었다. 그 사실로 인해 다크'히어로'로 변신이 가능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설 구의 증명에서도 작중 인물이 부모의 돈을 갚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제 점점 부모의 능력에 좌우되어 양극화가 심화될 거란 증빙이 아닐까 싶다. 덴지는 결혼보다 먼저 여성조차 만나지 못하는 가난을 질타한다(이것 역시 무턱대고 따먹지 못하는 감, 즉 여자를 혐오하는 것보다 백배천배 나은 처세이다.). 식빵에 잼 바르는 꿈조차 꿀 수 없는 이 자본주의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체인소맨이 흥행한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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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리스토란테 파라디조
오노 나츠메 / 프레지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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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지극히 일본스러운 사상의 애니메이션이다.

이탈리아 아버지에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니콜레타. 그러나 어머니 올가는 이혼 후 '이혼녀가 아님 된다'는 푸리오라는 남자의 조건에 맞는 여자가 되기 위해 니콜레타를 일본에 계신 할머니에게 던져두고(...) 이탈리아로 떠나버린다. 이로 인해 니콜레타는 어머니에게 자신이란 존재기 약점임을 알아버린 셈이다. 배신감을 느낀 그녀는 푸리오에게 어머니의 정체가 애 딸린 이혼녀임을 밝히기 위해서 이탈리아로 떠난다. 어머니는 역시 푸리오와 결혼하여 같이 살고 있었고, 리스토란테 파라디조라는 식당을 꾸리고 있었다. 어머니의 취향에 의해 반강제로 안경을 쓰게 된 레스토랑 직원들. 핏줄은 속일 수 없는지 그녀는 친절한 직원 클라우디오(돌싱)에게 반하게 된다. 어떻게든 그와 같이 지내고 싶다는 일념하에 그녀는 먹고 살기 위해 요리를 했던 자신의 실력을 내세워 식당의 견습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일단 등장인물들의 나이와 스토리를 보면 개막장이라는 것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이탈리아, 특히 시칠리아 음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돌체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오는 편이다. 돌체는 주로 달콤한 맛의 디저트를 말하는데, 쉴새없이 돌체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이탈리아인들에게 정말 중요한 코스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게다가 니콜레타가 상당히 저돌적인 스타일이라, 놀랍지만 저 썸이 서서히 진행이 된다. 결코 저돌적인 스타일이 아닌 나로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캐릭터였다. 올가와 니콜레타 간의 극적인 화해도 꽤 감동적이다. 열정적인 모녀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고, 저렇게 쿨한 사람들이라면 세상 어떤 일이던간에 잘 풀리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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