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 무시 어린이 생활 영성 시리즈 15
수잔 케이 리 지음, 빌 클락 그림, 권혜신 옮김 / 두란노키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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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번 다른 사람에게 내 섹스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매번 가로막히고 말았다. 애인과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잤네 잤어, 하며 웃던 친구들은 정작 애인과의 섹스 얘기를 하면 네 잠자리 사정까지는 듣기 좀 그렇다며 막았다.

1. 역시 킨제이 보고서는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해도 여전히 이쪽 업계(?) 내에서는 짱인 듯하다. 배운 적이 없는 관계로 무성애라는 관념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아직도 통용되는 걸 보니.



 

 


2. 언해피에서 오토코리섹슈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걸 모에화하다니 섬나라는 역시 대단하다.)



혹시 무성애자에 관해 좀 친숙하게 알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애니메이션을 참조해도 되겠다. 주인공은 공사판 안내표지를 사랑하며, 이런 자신을 이상하다 여기며 끊임없이 경계하다 결국 정상적인 학창시절을 보내지 못하고 어느 학교 내의 대안교실에 입학하게 된다. 사실 오타쿠들에게 그나마 좀 친숙할 수도 있는 소재가 바로 이 오토코리섹슈얼이겠다. 피규어같은 사물이라던가, 애니메이션의 어떤 캐릭터를 진지하게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3. 대체로 남성들이 테크닉이 없어서 발생하는 여성들의 성적 흥미 저하(...)의 특징을 여전히 여성의 '오르가즘 문제'로 돌리는 남자들이 많다.


그래서 여성의 바람을 의심하는 경우가 제일 많고, 그 다음 농담으로 동성애자냐 아님 무성애자냐 은근슬쩍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또한 독신주의자들이 주로 "오랫동안 애인이 없다보니 무성애자가 될 것 같아."라는 농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무성애자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남녀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아닐까. (나는 무성애자의 요소라고는 1도 없기에 이 글은 추측이다.) 이는 무성애자들끼리의 만남을 자칫 이성간의 관계로 정의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성애자 하면 어렴풋이 생각나는 게 있었다. '사람들이 하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남녀관계와 관련되어 있는데 무성애자들은 그럼 그런 때엔 조용히 있는 걸까?' 그런데 무성애자들도 로맨틱한 관계는 추구하고 있더라. 그동안 함부로 선입견을 품었던 데 대해서 반성한다.



 


4. 여자가 여친일 때 섹스하면서 동영상을 찍는다. 여자가 헤어지자고 하자 남성이 그 영상을 보여주면서 협박한다.


나명원 씨의 글이다. 왠지 정말로 있을 것 같아 무섭지만 나는 한 번도 이런 복수를 당한 적은 없어서 다행이다. 대신 헤어진 남친에게 살해될 거란 예고(?)를 받긴 했지만. 자기 혼자 보고 자위할테니 동영상 한 번만 찍자는 남자놈들 말 진짜 믿으면 안 됩니다. 그거 하면 항문섹스하자 그러고 그거 끝나면 지 친구들하고 돌림빵하고 싶은데 상대해주면 안 되냐 그러고 그거 해주면 다른 여자하고 자도 괜찮겠냐고 물어보고 그거 허락하면 아마 그 여자랑 님이랑 쓰리썸하고 싶은데 괜찮냐고 할 것임. 완강히 저항하라 이런 말은 하기 싫지만, 애초에 애인이나 부부관계도 남이라 생각하라. 다 캡쳐하고 녹음하고 일일히 점검해봐야 됨. 실제로 저 일을 다 겪어본 분도 처음에는 남자가 괜찮다 그렇게 생각했고 나랑 주변 사람들도 별로 의심하지 않았다지. 그리고 미친 놈들아. 여친 가지고 AV 그만 찍어라. 잘 살고 있냐. (한 분은 SNS 하고 있고 유투브에서 게임 방송 중이다. 다른 한 분은 모르겠음.)



 


5. 좋으면 스킨십도 하고 싶고 뭐 그래도 관계까진 하기 싫을 수 있는 거 아닌가.


Part 1이란 수필에서도 남자가 허리를 감아서 끌어들이니깐 여주도 두근두근하더만. 하도 다른 인물들이 고자고자 욕하고, 그거 안 하면 무슨 문제있는 것처럼 난리치니깐 에이섹슈얼이라 하면서 거리를 두고 세상에 천천히 접근하는 게 아닐까가 내 생각이다. 솔직히 사귀면서 섹스 따지면 정상적으로 볼때 쫌 그쵸.

 

"연애가 다 그렇죠 뭐. 혼자 사는 게 짱이에요."
그는 정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러는 선배님도 예전에 연애 했다면서요."
"뭐 할 때는 좋죠. 암요."
"와. 진짜 태세전환 빠르시네."
"제가 한 우디르 합니다. 우디르 해 본 적은 없지만요."



 


놀랄 게 많다.
여자분이 혼모노 롤덕후다.
남자보다 2살 정도? 연상이다.
책에서의 비유라면 여자가 고자다.
그보다 이거 연애물인데 수필이다.
아니 근데 이거 무성애자에 대해서 쓴 책 아니냐.
그럼 뭐지? 쵸비츠인가?
배울 게 많은 분야(?)인 것 같다.


그나저나 섹스 좀 안 한다고 해서 고자라고 놀린다니. 은따인 내가 이런 말 해도 될까 싶지만 저런 말하는 애들을 왜 친구로 두고 있냐 ㅉㅉ 하기야 나도 숫한 남캐들에게 고자고자 거렸지만. 갑자기 머릿속을 지나가는 애들이 몇 명 있구나. 아니... 그동안 고자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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