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러브라이브! 선샤인!! TV시리즈 VOL.6 UFE - 7th 얼티밋 팬 에디션
사카이 카즈오 감독 / 미라지엔터테인먼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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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죽 이어져 있으니까.

 

13 업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욕망과 번민과 실천으로 그 원을 가득 채우고, 가장 먼 한계로까지 밀어붙여 더이상 그 한계 안에 포함될 수 없게 하여, 그 한계를 타파함으로써 무의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릇 자연의 현상과 부대낄 때 우리는 그 본질의 원대함을 찬미합니다.
- <고행> p. 123

이거 보니 즈라마루가 무라는 테마를 들고 곡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던 일이 생각나네.

좀 걸리는 게 있다면 러브라이브 뮤즈에서는 모두들에게 일단 무조건 반말부터 놓기 시작하자고 하는 쪽이라 할 때, 선샤인에서는 보수적인 지론을 펼친다는 점이다. 재밌는 건 뮤즈에선 '하면 된다' 식이었다면, 선샤인에서는 '한다고 해서 그게 되겠냐' 라는 지론을 펼친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현재 좀 보수적이 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안성맞춤 이겠지만, 다이아가 '그래. 나는 나일 수밖에 없어'라고 생각하며 포기한 점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어색해도 자꾸만 해야 사람들에게 익숙한 인상으로 남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들뢰즈의 천 개의 고원...) 그래도 자신이 다이아 짱이라고 불리고 싶음 먼저 다른 사람들을 ~짱이라 부르고, 신경질을 누르고 평소에 자주 사람들에게 정답게 말을 걸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데선 공감한다.

점점 이 애니의 목적이 아이돌물이 아니라 현실물이라는 게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웨 슬퍼... 이런 애니는 현실반영이 없을경우 내적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데(?) 근데 러브라이브 뮤즈땐 하지 뭐, 하면! 된다! 와 어메리카! 라는 식이었는데 이번 아쿠아는 완전 꿈도 희망도 없다 ㅋ 얘네들 발품파는 거 보면 많이 슬프다; 치카가 와타시 아이도루 야메마스를 안 하는 것만 해도 대단한 시점. 완전 될 사람만 된다는 식인데 ㅋ 게다가 장래유망 러브라이브 팀이 최신화에서 완전 무대에 꽈당 넘어져서 전국팀에 진출을 못한다 ㅋ 그걸 보고 아쿠아 애들이 하는 말이 아이돌은 아무리 잘해도 본방에서 실수하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ㅋ 문화시장판이 하나부터 열까지 도박판에 배수의 진인 것까지 구현을 했다ㅠ 아이돌 ㄹㅇ 극한직업인게 여기서 드러난다. 환호만 하지 말고 합리적 투자 시스템 좀 해달라고; 뮤즈가 어디까지나 초무적 해피엔딩으로 끝난지라 진짜 충격이 끝장난다. 이 정도면 신데마스가 아이돌계의 현실을 반영했다는 타이틀도 무너지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신데마스도 성공으로 끝난지라ㅋ 학교가 학생을 모으지 못해서 러브라이브 결승 끝나고 통폐합 당한다는 결과부터 먼저 나오고 그러면서도 러브라이브에 도전한다는 과정이 나올줄은 ㅋ

9화에서는 노래도 공연도 무지 좋았다.
의상때문에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난 마지막에 불 켜지는 걸로 그럭저럭 합격점 ㅎㅎ

11화 떼창은 한국 콘서트에서 영향 받았으리라 본다. 일본은 누가 콘서트 영상 보여줬는데 남자나 여자나 오우! 오우! 거리지 가사를 부르는 경우는 별로 없던 걸로 기억함. 한국 애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부른다 다들 1급땄나 싶을 정도로() 하긴 잼프로젝트 공연 갔는데 애들 하는 말이 쏙쏙 다 자동적으로 들어가긴 하더만. 난 정규적으로 일본어 공부한 적은 없다. 흐... 양덕들만 빼면 혼모노 오타쿠들은 죄다 한국에 있나 싶다. 그러니 잼프로 보컬이 노래 한 곡 마치고 삼겹살 마시써요! 이러지 ㅋㅋㅋ

현실물이라고 해서 대뜸 팬들의 마음을 난도질해버리고 끝나느냐? 그건 또 아니다. 음악은 현실을 초월하여 뭐든지 불살라버리는 힘이 있다. 그것은 아메야메를 외쳐 비를 그치게 만든 호노카의 힘이며, 가라!를 외쳐 바람을 일으키고 종이비행기를 떠오르게 만드는(약간 호노카보다 약하긴 하지만) 치카의 힘이다. 마지막에 나를 엉엉 울게 만든 반전이 이 작품을 시청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한 감동을 가져다줄 것이다. 우라노호시 여학원은 이렇게나 사랑받고 있으니 불도저로 밀리거나 포크레인으로 찍히기보단, 어떻게든 관광명소로 만들어져 사랑받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역시 치카의 힘이 호노카의 힘만큼 파워풀하지 못한 데선 아쉬움이 남는다. 역시 2탄은 1탄을 이길 수 없는 것인가... 0에서 1로, 그 다음으로 올라간다는 주제는 뮤즈보다 훨씬 확고했다. 하지만 폭동을 일으키지 못할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이사장 부모님의 조건은 아무리 봐도 아이들이 버텨나가기엔 무리한 데가 있었다. 다시 말해 성취해내지 못할 조건인 걸 알면서 마리에게 학교 입학 정원수를 채우라고 숫자를 제시했을 수 있단 소리다. 사실 그런 학교의 정원수가 채워지던 안 채워지던 부자들은 잘 살지 않는가.

 

뮤즈가 성우들의 불미스런 소문들과 과로로 인한 부상으로 인해 인기가 추락하자 팬들은 아쿠아를 추켜세우며 뮤즈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러브라이브의 뮤즈가 선샤인보단 좀 더 폭동에 가깝다 생각한다. 선샤인에서는 이사장이 마리이긴 하지만, 부모님을 결국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코토리는 어쨌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어도 단호하게 자신의 어머니에게 저항했다. 마키도 아버지에게 뺨을 맞는 충격적인 사건(러브라이브 스쿨 다이어리 마키편 참조)을 겪으면서까지 스쿨아이돌을 해내려 노력했다. 다시 말해 좀 드세다. 심지어 호노카의 성우는 강건한 육체로 인해 그녀를 놀리고, 비하시키는 말투가 배어 있는 사진까지 수없이 찍혀왔다. 그러다 결국 AV배우를 뛰었던 게 아니냐는 논란에 의해 거의 묻히다시피 했으나, 그녀의 슬기로운 처신에 의해 극복되었다. 그에 비해서 선샤인의 순종은 남성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팬으로서는 좀 눈살이 찌푸려지는 게 사실이다. 이건 작품의 문제라기보다 특히 남성팬들의 태도에 문제가 더 많을 것이다. 다음 러브라이브 선샤인 극장판이라던가 러브라이브 3탄에서는 뮤즈나 선샤인이나 다른 팀이나 어느 하나를 비난하고 비웃는 태도가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페미니즘이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그렇게 해야 러브라이브 프로젝트가 오래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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