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 :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아를린 오제 외 출연 / TDK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와, 아침해다."
"그렇게 멋진 건 아니야. 우리들이라고 해서..."

 

 

슈라토와 가이는 무술시합에서 일생일대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사이였다. 슈라토는 두려움이 없어 싸움을 하면 절대 방어를 한 적이 없었고, 가이는 냉정침착을 유지하며 특유의 카리스마로 싸움을 리드했다. 둘은 서로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승전이 일어나려던 순간, 빛이 일어나더니 슈라토와 가이를 감싼다. 둘은 천공전으로 떨어지고, 슈라토는 가이와 자신이 팔부중 중 하나였으나 지구에 환생했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가이의 상태가 좀 이상한데...

 

 

어릴 적 애니가 하도 많이 나왔던지라, 어떤 작품에서 작붕이 나오거나 지루한 이야기가 나오면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곤 했다. 슈라토도 그 중 하나인데, 세인트 세이야를 베꼈다는 논란이 컸고(근데 난 세인트 세이야도 보지 않았다.) 거의 10화 이후부터 작붕이 너무 심해져서 다른 애니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워낙 슈라토와 가이가 서로를 애증의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지라 좀 나이가 있는 부녀자들이 보면 상상을 꽃피울 수 있으며(마지막 근처에는 아예 둘이서 벗고 합체;; 무슨 이야기인지는 애니를 보시라.) 무엇보다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고 완성도가 높아서 인기가 많았다. 실제로 슈라토가 샥티를 입은 모습의 피규어는 오타쿠들에게 굉장히 흥미를 끌었다. 작붕을 이겨내고 탄생한 GARO같은 고품질의 그 피규어는 되려 애니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마치 양덕들이 먼저 게임을 보고 마크로스에 관심을 끌었듯이 말이다.
마나를 그린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쿠에리 애니를 보면서 안 적이 있다. 이른바 변신물에선 당연한 소리지만 변신 장면이 중요하다는 건데 슈라토는 잘 표현해낸 편이다.

 

 

사람은 저마다 어떤 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이 다르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그러나 진실은 하나뿐이라고 생각한다.
인드라에게 무슨 사정이 있던 비슈느를 돌로 만들고 천공계와 인간계를 파멸로 몰아넣는 일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설령 그것이 아수라족의 번영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자기들만 살겠다는 게 아닌가.
게다가 동료들의 마음을 배신한 죄가 더욱 크다.
어떤 일이 있어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설령 진실을 마주하는 일이 괴롭다 하더라도 견뎌내면 될 일이다.
어릴 땐 '쟤네들 왜 싸워? 바보들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크고 나서 보니 의외로 저런 싸움이 어른들 사이에 많이 벌어지더라. 솔직히 지금도 이 애니 보면서 멍청한 것들이란 생각 오조억번 했다. 그런데 레알 이건 싸워서 때려부수고 내 갈길 가는 수밖에 방법이 없더라. 말을 해줘도 알아쳐먹지도 못하고..

 

 

꼭 대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렌게같은 여자애 한 명씩 있었다. 당돌하고 씩씩하고 이쁜데 도저히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는 이상한 남자를 쫓아다니다가 나중엔 빚더미라던가 임신해버려서 대학도 직장도 이상하게 관두고 자취를 감춘 여자애. 물론 남자들은 그것에 관한 책임을 절대 지지 않는다. 나는 일단 남자애가 이상하다 싶으면 도망을 가는 편이라... 남자가 올바른 길을 가게 이끌어줘야지 여자가 오니가 되면 어떡하냐. 근데 남자들은 오니가 된 독한 여자는 대체로 쳐다보지도 않더라. 굴러온 떡이나 잡을 것이지;

 

 이야기가 교훈적이라고 해서 단순히 올바르고 착하게 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애니를 보지 말라고 하는 어른들도 있었을 것이다. 브라흐만 등이 나오니 무작정 종교적 애니라 간주하는 개독교들은 제끼고. 이야기 무대는 천공전이나, 천공전이라고 해서 화목한 지상낙원은 아닌지라 그렇다. 일단 묘하게 팔부중들은 슈라토와 가이를 깔보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팔부중처럼 힘이 세지는 것도 아니었고, 그 와중에는 사랑에 빠져 수련을 하지 못하거나 수련을 하다 필살기보다는 소환술 같은 다른 기술에 빠진 사람들도 있었다. 후자는 위기에 빠진 슈라토들을 돕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슈라토는 3명의 팔부중들과 시련을 이겨나가며 아수라신족에게 감금된 비슈느를 지키려고 한다. 결국 비슈느를 해방시키는데 성공하지만, 다른 팔부중들과의 사이는 굉장히 서먹해진다. 심지어 이 다른 팔부중들은 슈라토들이 최종보스 시바가 있는 이동궁으로 쳐들어갈 때 잔당들을 청소해주는 일을 한다. 소위 따까리 노릇을 한 것이다; 이렇게 위계가 강력한 사회인 것도 문제지만, 슈라토는 모든 일을 무사히 처리하고 최정점의 자리에 서자 천공전과 지상세계 모두에 검은 소마가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본다. 슈라토는 이미 지상세계와 이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지상세계와 연이 닿은 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슈라토는 자신이 살았던 지상세계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친구 가이와 사이좋게 살았던 그 시절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천공계에서 지상세계에 환생했다가 돌아온 자는 이제 그와 가이 뿐이다. 창조신 브라흐마가 되기 위해선 인간계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슈라토는 세상이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중얼거린다. 신과 함께에서 보여지듯이, 어쩌면 우리 인간들은 육신을 잃고 죽어도 세상의 슬픔과 계속 맞서가야 할지도 모른다. 끝이란 게 없다. 그게 난 슬프다.

 

슈라토 동인지 찾다가 엄청난 걸 발견해버렸다.
슈라토 어딨냐 클램프 자식들아 왜 패러디하라니까 원작을 만들어버렸어? 하기사 은근히 이 애니 보고 있으면 성전이 떠오르더라.
앞에서도 말했지만 얘네 서로를 너무 찾아대긴 했었음. 근데 난 이 커플 반대일세. 가루다랑 맺어졌음 하거든 주인공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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