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이한열 - 쓰러져 일으킨 그날의 이야기
김정희 지음 / 사회평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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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18을 봤다. 내용 중 이런 게 있었다. 사람들이 일부러 낡은 듯이 만든 새(?!) 운동화를 산다고 한다. 가성비가 매우 좋으며 마치 막 베낭 여행을 마치고 온 듯한 힙한 분위기가 나는 걸까? 나는 1988년에 태어났고 영화에도 나온 정의구현 사제단 중 한 분인 김승훈 사제님께 2007년 첫 영성체를 받았다. (나는 그때 매우 기분이 언짢아 있었던 것만 기억나지만.) 그리고 2007년 핸드폰은 물대포에 작살나고 구두축은 나가버리고 하얀 가루가 온 몸에 묻었다.

이 시기의 1년 전인 1986년을 보자. 그때 롯데면세점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그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해외 명품을 팔았으며 본고장에서는 볼 수 없는 레어한 브랜드들도 많았다. 부자인 사람들은 거기서 쇼핑을 즐겼고 그 시간에 물고문을 받은 사람들도 몇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그 사건을 멀리서 지켜보다가 박종철이 죽을 때 너도나도 일어났다. 그러나 그 사건에 무관했던 사람들도 소수이지만 있었다는 이야기다.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거나 위스키를 마시던 이들은 교묘하게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영화에서의 그 빽있는 경찰처럼.

어느 목사님이 그랬다. 어머니는 나라를 위해 자식을 사지에 던져야 한다고. 그래야 지옥에 가지 않는다고. 에밀레종은 잔혹한 어머니의 천당가려는 욕심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 어머니의 희생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아재소리 좀 하자면 그 무엇에도 지지 않으려는 요즘 사람들의 날카로움은 좋게만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나이든 사람들도 그렇다. 오늘도 서울을 가니 지하철에서 표독스럽게 전화하는 여성과 실연당했는지 전화하며 울부짖는 여성을 보았는데 안타깝게도 둘 다 나이가 지긋하셨다. 마치 나라를 잃으신 듯한 슬픔이 그들의 소리를 듣는 내내 나에게도 전달되었다. 나라를 그렇게 지키셨으면 1987년과 2007년의 그런 일은 아예 없었을 것 같았다. (이 글 보고 빼액대는 사람들에게 미리 말하지만 나는 여성을 공격하려는 게 아니다. 가만히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무원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일까. 소수의 부자일까 다수의 국민일까. 요새 나는 이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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