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호스
마이클 모퍼고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영화의 주제는 전쟁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자신을 처음 거둬준 소년을 만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했던 말과 그 말을 되찾기 위해 군대에도 지원했던 소년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말은 꼭 주인을 찾아가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소년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다. 단지 충직함이 단점일 뿐이다. 소년에게는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는 전직 군인으로 친구를 구하려다가 다리를 절게 되어 퇴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대에 나가기 전에 형제에게 좋은 땅덩어리를 모두 내주어 척박한 땅밖에 남지 않았던 노인은 재산을 술로 탕진하기에 바쁘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한다고 다독이며 고분고분 순종한다. 아들도 또한 그렇다. 어쨌던 아버지는 술을 끊지 않았다. 말을 병사에게 팔았다. 설령 말이 다시 돌아왔다고 해도 언제 팔려나갈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들은 결국 또 말의 입장보다 아버지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다. 아버지가 살아있는 한 말이다. 차라리 에밀리와 잼을 파는 할아버지에게 팔리는 게 훨씬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난 이 영화의 결말에 상당한 불만이 있다. 사람보다 말이 더 연기를 잘해서 그 불만이 더해진 걸수도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를 보면, 이상하게도 전쟁과 관련없는 작품은 거의 인기가 없다. 아이의 섬세한 시각으로 그려진 아이로봇이 이상하리만큼 욕을 뒤집어쓴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전쟁과 관련된 영화는 아무리 고전적이어도 평타는 친다. 그는 전쟁과 관련된 영화에 항상 미국 특유의 개척 정신을 교훈으로 하여 소스처럼 첨가해 넣는 경향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로봇 영화가 더 좋았지만, 마음먹고 돈 내서 보는 바깥 영화관이 아니라 안방에서 티비틀고 무료로 졸지 않고 보기엔 워 호스가 더 재미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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