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기생수 파트 1 : 렌티큘러 800장 넘버링 한정판 (2disc)
야마자키 타카시 감독, 아사노 타다노부 외 출연, 소메타니 쇼타 / 더블루(The Blu) / 2016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인간의 수가 반이 되면
불태워지는 숲의 수도
반이 되는 걸까?
인간의 수가 백분의 일이 되면
배출되는 독도
백분의 일이 되는 걸까?
지구상의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해."


 1.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많다. 첫째, 감독이 영원히 일본영화계에서 논란이 될 <영원의 제로>라는 영화를 만든 야마자키 타카시이다. 이 영화도 한 번은 꼭 보시길 추천한다. 이것 말고도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영화의 감독과 범프 오브 치킨 월폴리스의 감독도 맡았다. 그리고 범프 오브 치킨은 이 영화의 엔딩곡을 맡았다. 범프 오브 치킨이 엔딩곡을 맡았으니 영화를 끝까지 보아도 지루하지 않겠다는 게 두번째 이유다. 셋째, 소메타니 소타가 주인공이다. (이름값을 하는지 최근에 11년 연상의 기쿠치 린코와 결혼했다. 전세계의 누님지온들이여 아픈 배를 잡고 구를지어다.) 넷째, 후카츠 에리 누님을 볼 수 있다. 그것도 타미야 료코로 등장한다. 세상에 천재적인 발상이다. 다섯째, 말이 너무 많은 게 기생수의 유일한 단점인데 영화에서는 영상으로 그걸 잘 표현했다. 솔직히 소타 군이 너무 표정연기를 잘해서 얼굴을 클로즈업시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게 표현된다. 모든 사람들이 신이치가 너무 훈남이라고 걱정을 하는데, 이 배우는 단순히 얼굴만 잘생긴 배우가 아니다. 안심하고 보시길 바란다. 여섯째, 고어를 상당히 잘 표현했다. 그 유명한 머리 먹는 장면도 '피 하나 나오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고 잔인하게' 잘 처리했으며, 민나고로시랑 내장이 흩뿌려지는 것도 가감없이 나온다. 본인은 팝콘을 우적거리면서 봤지만 비위가 안 좋은 사람들에 따라서는 식욕이 급속도로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2. 문제는 이 영화가 기생수 특유의 유머감각을 다 잘라먹었다는 것. 그리고 핵심이 신이치의 '운명'에 맞춰지다보니 클라이맥스 장면이 신이치의 어머니가 기생수에 씌여서 신이치랑 대결하는 장면과 시마다 히데오가 폭주하는 장면 둘로 나뉜다. 한 학년의 아이들이 전부 몰살당하는 장면이 나오니 후자 쪽이 영상으로는 정말 충격적이긴 하다. 오른쪽이와 어느 정도 동화된 신이치조차 충격받아서 과호흡에 걸릴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 영화에서 사람들이 정말 주목하는 내용은 신이치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물론 만화에서도 그 쪽이 중요하긴 하다. 훗날 이 장면은 타미야 료코와 그녀의 아이와도 연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기생수 내부의 철학이라던가, 집중을 분산시키고 다른 가치를 추구할 만한 다른 주제들이 정말로 많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핵심은 두 가지이다.


 - 극단적 상황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이것은 사이코패스 1기에서 쇼코가 실험을 집행했던 근본적인 목적과 동일하다.)

 - 내가 알고 있는 가치관과 세상의 가치관에 차이가 있을 때 당신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3. 모든 인류를 구해야 한다. 라.


 그러나 상대적으로 더 좋은 사람이 있고 덜 좋은 사람은 언제나 있다. 어떤 사회에서도 사랑받는 사람과 아무데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더 가진 사람과 덜 가진 사람의 차이는 항상 존재한다. 모든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은 언뜻 사회주의와도 연관되어 있다. 사회주의는 절대적인 평등을 추진한다. 그리고 보통 사회주의의 철학은 거기에서 끝나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이론이 금기처럼 은밀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 모든 인류를 구할 수는 없기에 수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생리적인 반감으로 인해 이것을 입밖으로 꺼내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예를 들어 핵전쟁 억제를 위해 인공위성에서 기둥을 떨어뜨리는 '신의 지팡이'가 그런 형태의 무기이다. 15분 내에 지구에 도착하는데다 소형 핵무기급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가지 의문점은 있지만 본인은 미래무기 중 제일 실현가능한 무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무기가 정말로 핵전쟁 억제를 위해 쓰일까?가 문제이다. 


 약간 옆으로 새어나갔지만 핵심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확실히 인류가 줄어들면 인류가 내뿜는 독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인간을 살리고 어떤 인간을 죽일 것인가? 기생수에서 료코는 '자신들의 정체가 발각되었는데 기분나빠하는 인간'을 죽이기로 결심한 듯하다. 결국 살리고 죽이는 것은 기생충이 정한다. 그렇다면 기생충의 살인은 선악을 구분할 수 있는가? 물론 가축을 죽일 때 선악을 구분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더 질문이 있다. 지구 온난화가 생겨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소가 배출하는 방귀 때문이다. 그럼 소를 전부 도살하여 멸종시켜버리고 아담 소와 이브 소만 남기면 환경은 지켜지나? 아담 소와 이브 소는 누가 어떻게 정하는가? 가장 우월한 유전자? 아니면 지혜? 통찰력? 도살당할 모든 소들이 '아 저 소들이 남겨지는 게 맞으니 우리는 기꺼이 도살당하는 게 맞아'라고 납득당할만한 궁극적인 기준이 있는가? 추첨으로 뽑힌다면 그 아담 소와 이브 소는 남겨진 후에 잘해나갈 수 있을까? 

 

 아담과 이브로 이야기를 좁혀보자. 당신은 아담 혹은 이브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당신은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만약 그것을 판단한다면 그것은 가슴으로부터인가, 아님 머리로부터인가?


 4. 여기서부터는 넘겨도 됩니다. 더이상 서평이 아니므로.


 


 Q: (SF 캐릭터들을 수집하고 있는) 남자들에게 질문. 당신의 팔에 기생할 생물을 고른다면, SF 괴물을 고르겠습니까, 아니면 초미소녀를 고르겠습니까?! 

 A: ...나는 미도리. 그보다 정상적인 오른팔로 돌아가겠다는 선택지는 없는 거냐.


 


 Q: 당신은 무인도에 떨어졌습니다. 이 두 생물 중 하나랑 같이 살아야 합니다. 누굴 선택하겠습니까? 

 A: .............. 전자. 생선아가씨가 좋지 아가씨생선은 싫엇. 랄까 저 생선 말은 할 수 있는 거냐? 그나저나 정상적인 아가씨랑 산다는 선택지는 없어?

 Q: 엄마와 아이가 길을 가고 있었다. 안개가 낀 깜깜한 밤. 아이는 무서워져서 엄마의 손을 잡았다. 또 한참 걷다가 엄마 쪽을 돌아보았다. 짙은 안개와 암흑. 어머니의 손에서 나오는 온기는 느껴진다. 하지만 엄마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아이는 혼란에 빠진다. 내가 잡은 손은 누구의 손일까? 아까까지는 분명 엄마의 손을 잡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잡고 있는 지금 손의 주인은 누구인가?

 A: '손의 주인'에게 정체를 물어본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엄마라고 판단되면 그대로 계속 손이 이끄는 길을 간다.

 아니라고 생각하면, 읍참마속이다.

 울면서 벤다.

 그치만 다시 엄마로 돌아와 줄수는 없어?

 Q: 응. 없어.

 A: ............왜?


 이게 2011년 9월 19일 나의 대답.

 그리고 2015년 3월 10일. 

 


 Q: 당신은 지금 가슴에 구멍이 뚫려있지. 

 A: 어떻게 그걸...

 Q: 이건 큰 구멍이야. 

 A: 어떻게 하면 그, 이 구멍을...

 Q: 만나는 거야. 당신의 가슴에 구멍을 뚫은 상대를 다시 한 번 만나는 거야. 만나서 말하고 모든 걸 털어버려. 알겠어? 당신 가슴의 구멍을 막을 수 있는 건 그 상대 뿐이야.

 A: 그 상대는 죽였어.

 

 "심장이 너무 아파서 터질 것 같아."

 "진정해. 네 심장은 부서지지 않아."

 - 영화에서 학생들이 집단 살육된 광경을 보고 쇼크로 과호흡에 걸린 신이치에게 오른쪽이가 해준 말.

 

출처가 어딘지 밝히지 않으면 할리퀸 남녀주인공 대사같을 거라고 형이 그렇게 말했다. 진정해 심장, 니가 나댈때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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