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소년을 만나다 & 한국단편영화 퀴어컬렉션 1 (2 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주)인디스토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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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헐거워졌어?

말 그대로 게이영화 소개이므로 거부감 있으신 분들은 조용히 뒤로가기를 눌러주시면 됩니다.

 

1. 매우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세 사람.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쭉 설명하자면 진정한 피해자, 가해자에게 뻑간 주인공, 진정한 가해자. 퀴어영화 20은 매우 짧은 동성애 영화지만, 이성애자를 포함하여 동성애자 중 그 누구도 거론하지 않는 요소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야말로 퀴어영화라 할 만하다. 분위기는 무거운 걸 넘어서 상당히 불편한 분위기이므로 다큐멘터리같은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닥 추천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매우 짧은 단편영화라서 줄거리를 이야기하기도 대략 난감하지만,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하도록 노력하겠다. 꽤 유명해진 영화라서 이미 전체 줄거리에 완결까지 설명해 놓은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인디플러그에 아직도 이 영화를 판매하고 있을 테니 가급적이면 구입해서 보는 걸 추천한다. 할리우드는 둘째치더라도 독립영화 만드는 분들은 그 푼돈 받으며 먹고 산다.

 

 

  2. 주인공은 고교시절 악의 꽃 시집을 읽는 꽃미남 학생이었다. 하지만 어떤 놈팽이의 마수에 걸려들어 게이가 된다. 일단 내가 싫어하는 모든 걸 다 갖춘 이 능구렁이의 태도는 이러하다. - 고교시절 왕따 두 명을 거느렸는데, 곱상한 한 명은 놀아주는 대신 음울해 보이는 애는 대놓고 성희롱했음. 곱상한 한 명과는 뭘 했는지 이하생략한다. - 여친이 있는데도 주인공과 호텔에서 떡을 치고(...) 바람 안 폈다고 거짓말함. 그러고나서 주인공 바꿔줌. 여친이 왜 의심 안 하는지는 이하생략한다. - 그러면서 주인공은 자기 말고 다른 남자 못 만나게 한다. 이... 이것은? 내가 바람펴도 너는 절대 피지 말라는 태양의 <나만 바라봐>??? 아무튼 가히 나쁜 남자의 전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고등학교 시절 이 능구렁이의 등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걸 보았다(...) 고등학교 시절의 첫 사랑을 그대로 지고 가는 것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게이 바를 가서 다른 남자들을 만나봐도 그 얍삽한 시키랑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의외로 날 찾는 남자들은 많았지만 다 그치가 그치였고'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퀴어던 아니던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아마도 이성애자 남자들은 '그년이 그년이고'라고 생각하겠지. 동성애자 여성도 마찬가지.

 

 

3. 아직 20대를 벗어나진 않았지만 20살을 넘어 2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고, 뻔한 걸 알면서도 아직 애인을 두고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러하다. "이 세상에 완전히, 영원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많이 만나라." 물론 이 세상은 양다리 혹은 문어다리에 아직도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세속의 욕을 피해가기 위해 '썸'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이 얼마나 발음하기도 간단하고 편한 단어인가. 지식이 별반 없어서 제대로 설명할 수 없지만 나는 우리나라의 학교시스템이 상당히 엿같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특히 처음부터 가해자(선생)와 피해자(학생)가 정해져 있는 사회가 그렇다. 물론 학생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지간히 특수한 경우 아니면 성립 불가능하다. 딱히 대학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20살이 되면 세상이 내 앞에 열린다. 가해자도 되보고 피해자도 되보라. 혹은 그 둘 아무것도 하지 말아봐라. 마음껏 날뛰되, 마음 속에 플라톤 하나는 모셔보라. 이 세상에 진리는 하나뿐이며, 내 진짜 사랑은 내 진짜 모습을 언젠가는 찾을 수 있다는 판도라의 희망. 지금까지의 내 경험에 의하면, 그닥 나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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