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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 일반판 (2disc)
부지영 감독, 염정아 외 출연 / 에이스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가볍게 좀 위험한 드립을 치자면 이 영화의 명장면 카트라이더(...)는 마지막에 나온다.
사실 몇몇 마트들이 이것 때문에 저 은색 카트를 내구성 좀 더 약한 플라스틱 카트로 만들었다 카더라(...)

영화의 반응은 상당히 싱거운 편이다. 난 처음에 인터스텔라라는 영화가 흥행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영화를 보니 확 피부에 와닿았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절대 상업영화가 될 수 없었음을. 그 이유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이 영화는 우리나라가 원하는 현실도피성 이야기를 절대 그려내지 않기 때문이다. 거의 애니메이션 계의 우로부치 겐급 각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회사는 절대 표면으로 나타나지 않고 비웃음과 여성노동자들이 상처받을 만한 말만 골라 하면서 노동조합 사람들을 감방으로 정규직으로 차례차례 보내버리는데, 노동자들은 너무 순박해빠져서 저항하지도 못하고 때리면 맞고 끌어가면 끌려가기만 한다. 영화 막판에 카트 끌고 경찰들과 물대포의 포위를 뚫는 장면도 어딘가 석연치 않다. 설령 그들이 영화 속에서 마트를 뚫고 달려나간들, 마트 기물을 몇 개 부순들, 실상 그들의 가난한 일생에는 별반 변하는 게 없음을 영화 맨 마지막의 자막이 명확히 암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