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 일반판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김한민 감독, 최민식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부모님과 같이 봄.

 맨 앞자리 귀퉁이에서도 머리를 계속해서 쳐들고 있으면 제법 볼 만 하더라.
 덕분에 아직도 목 뒤가 좀 땡기지만...

 

 

 

1. 강풀이 그린 명량의 인물도이다. 정씨여인 비명지르면서 앞치마 벗어 흔드는 연기 하는 거 보고 '혹시 저거 이정현 아냐?'라고 엄마한테 귓속말로 얘기했는데 진짜 이정현이었다는 썰 ㄷㄷㄷ.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의 스토리는 주로 해상 위의 전쟁으로 흘러간다. 육지 상에서는 극명하게 아군에게 처발리는 이순신의 모습과 정말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할까. 하필이면 이순신이 수난당하는 장면이 처음부터 등장해서 매우 짜증이 나겠지만, 다행히도 내용을 통일시키려는지 (개인적으로 생각할때마다 빡치는) 선조는 등장하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백병전이 많이 나오던데, 이미 무기를 많이 잃은 상태에서 그 수많은 일본 군인들과 백병전이 가능했을 지에 대해 인터넷에서 논란이 생기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명량은 소설이 원작이기 때문에 감독이 소설 속의 내용을 그대로 살렸을 수도 있고, 실감나는 울돌목 블록버스터를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길일 수도 있다. (아무렴 2시간짜리 영화인데 포탄만 펑펑 쏘는 장면이 계속되었으면 또 지루하다고 난리쳤을걸? 아무튼 우리나라에서는 글 쓸 자격도 없는 평론가들이 너무 많은 것 같음.) 아무튼 목이 잘리고 코가 잘리는 등 심의가 통과된 게 매우 의심스러운 장면도 많은데다, 포탄을 쏘는 장면이 워낙에 시원스러워서 피뿌리는 전쟁씬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듯하다.

 

 

3. 하지만 악역으로 류승룡을 뽑아놓고서 연기상 비중이 적은 역할을 준 사실은 매우 아쉽다. 게다가 동생을 이순신에게 잃고 그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정인지라, 나중엔 완전히 이성을 잃고 백병전으로 뛰어들다가 이순신에게 목이 뎅겅 베임... 난 처음엔 구루지마의 복병 하루가 이순신을 쏘아 죽이는 줄 알았는데 이순신은 끝까지 살아있고;;;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게 해적왕 구루지마의 패션이라고 보면 되나? 우리나라의 실용적인 전투패션과 대비시키기라도 하려는 듯이, 검은색 가죽에 빨간색 비단을 주로 한 전투복을 입혀놓고 어두운 색으로 분장을 했는데 제법 분위기있었다. 얼굴만 봐도 포스가 넘치는 류승룡인데 분위기까지 화려하게 만들어 놓으니 처음 등장할 때는 실제 야쿠자 한 명 출연시킨 줄 알았다;;;

 

 

4. 실제로 이순신은 평소 위궤양 혹은 위암초기증세로 보이는 고질병과 그로 인한 기타 병환들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군통제사 지위를 뺏기고 고문을 당했을 때의 일로 인해 건강이 더욱더 악화되었다고 한다. 평소 난중일기나 이우혁의 왜란종결자를 본 사람들은 별로 놀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불멸의 이순신에서 주역 이순신은 아무리 화장을 해도 젊음과 건강을 숨길 수 없는 김명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민식은 '정말 촬영 때 어디 아픈 거 아니었나' 생각할 정도로 헬쓱한 안색을 지니고 말년 이순신 역할을 잘 수행해냈다. 그런데 실제 영화를 찍는 중에 과로로 쓰러진 적도 있었다고 하니 눈 밑에 퀭한 다크서클은 의도하고 만든 건 아닌 듯하다;

 

 

 5. 여담으로 명량에서는 이순신이 일본으로 파견한 스파이 중에 준사라는 사람이 있다. 일본 병사였지만 이순신을 보고 흠모하는 마음이 들어 투항했다는, 다소 위험한 설정을 연기했다. 우리나라에서 데려다가 강제로 역할 맡긴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했는데 최민식의 인터뷰에 의하면 한국 영화 시스템을 배우고 싶어서 자신이 스스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칼에 맞아 부상을 입고도 끝까지 연기를 수행해 오히려 김한민 감독과 최민식 배우가 걱정할 정도였다고 한다. 최종병기 활에서도 구가의 서에서도 나름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왠지 김한민 감독을 상당히 따르는 것 같고, 구기지마가 준사에게 하는 마지막 대사를 보면 김한민 감독도 그를 상당히 신경쓰는 것 같다. 일본에서 호평을 받는 배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번 촬영으로 인해 욕은 먹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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