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크리스토프 강, 뱅상 카셀 외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남친과 함께 속초 메가박스에서 봄.

 1. 종전의 미녀와 야수와는 다른 점이 몇가지 있다.
 첫째, 마녀가 야수의 전처로 바뀌어 등장한다. 숲의 요정인 그녀는 야수 이전의 궁궐 주인이었던 그에게 반하여 인간으로 변신하여 나타난다. 아마 변신마법의 효력이 딸리면 노란사슴으로 변하는 듯한데 공교롭게도 남자가 사냥중독증이라 활에 찔려 죽는다. 숲의 신이 그에 분노하여 그를 야수로 변모하게 했지만 왠지 몰라도 마법을 부릴 수 있는 힘까지 부여받는다. 그래도 이 설정 맘에 든다. 야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하기를 기다리는 점에서도 말리피센트와는 다른 요정의 참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둘째, 벨의 배경이 좀 더 현실적이다. 벨을 차지하려는 경쟁자가 성을 침략한 게 아니라, 보석을 노리는 인간들이 침략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주목하지 않고 인위적인 부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벨이 성을 도망갔던 이유도 야수의 모습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야수의 야만적인 식사장면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사냥에 빠져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도 잊어버린 사람에게 내려진 형벌이 무엇인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여성이 남성을 처음 보았을 때 저렇게 놀랐을 거라 짐작된다.
 셋째,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다. 야수가 다시 눈을 뜰 때 벨은 양수를 뒤집어쓴 아기를 보는 마냥 그의 모습을 쳐다보느라 절체절명의 순간도 무시한다. 몰입하는 모습이랄까. 철없던 남매들도 다행히 큰 벌은 받지 않고 나름대로 잘 산다는 해피엔딩도 좋았다.

 


 
 2. 여성을 감금시키는 스토리는 예전부터 자주 등장했다. 내가 아는 대표적인 감금 작품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어둠 속의 속삭임, 누런 벽지이다. 그리고 여기 미녀와 야수가 있다.
 야수는 벨이 성으로 왔을 때 아주 솔직한 마음으로 기뻐하며, 벨이 그를 사랑하여 마법을 풀어주기를 소망한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감금, 그리고 물량공세이다. 아마 야수가 벨을 세상으로 내보내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그대로 야수와의 사랑도 모른채 말라죽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야수는 그녀를 풀어줌으로서 황폐한 과거를 부숴버리고, 그녀를 얻었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남성은 가끔 자신의 세계를 희생하는 모험을 해야 한다고 난 생각한다. 여성을 자신의 세계에 감금시키는 행위는 결국 자기 자신을 감금시키는 행위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런다고 하여 똑똑한 여성이 마음을 열어줄리 만무하다. 결국 폐쇄된 곳에서 자존심 대결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랑하는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

 3. 다 좋은데 역시 프랑스 영화다. 여러가지 상징물을 너무 많이 넣다보니 진격의 거인(...)이라던가 쓸데없이 복잡한 설정이 좀 많다. 하지만 사일런트 힐 감독이다보니, 경력을 살려 컬트적인 느낌을 배가시키려던 그 심정은 이해한다. 로코코 의상덕분에 고딕의 느낌도 살아있고. 고딕호러 분위기를 만드려고 했다면 효과만점이랄까.

 4. OST도 괜찮았는데 특히 영화 후반부에 나온 노래가 좋았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Nightwish의 Beauty of the beast라는 음악을 듣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위기도 얼추 비슷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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