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마더 (스페셜) 2종 시리즈 (6disc) - 마더 쇼크 +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
EBS미디어센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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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날처럼 행복한 하루를 보는 것 같아.

 김연수의 글 중 이런 게 있다.

 

성 프란치스코가 글라라 성녀를 떠나는 때가 왔다. 글라라는 문가에서 그를 전송하며 프란치스코에게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물었다. 프란치스코는 아마도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올 때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주위의 눈과 얼음이 모두 녹아서 프란치스코는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듣고 한 여자는, 그 순간 봄이 찾아왔던 게 아니라 프란치스코가 돌아올 때까지 글라라가 문가에서 계속 기다렸던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한다.
가족들간에도 깊은 관계가 없는 요즘인데 남과의 관계가 이렇게 깊어질 수 있다니, 이 시대에 한번쯤 볼 만한 드라마라 생각된다.

 

애의 엄마가 남친을 사귄다.

 

 실제 부친은 어디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나온다. 아무튼 남친이 어찌나 제비인지 엄마가 남친에게 푹 빠져서 애를 밥도 안 먹이고 남친은 애 장난감이나 애가 키우는 동물을 버리는 식으로 학대한다. (어쩌면 남친을 핑계로 마음껏 애를 때리고 괴롭히는 듯한 암시도 나온다.) 그런데 남친이 로리콘이라 점점 애한테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 그거 하는 장면을 들켰는지, 애를 엄마가 비닐봉지에 싸서 집 앞 쓰레기통에 던져놓고 남친과 놀러간다.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확실하게 나온 결과는 아니다. 왜냐하면 애가 너무 조숙해서 그 상황에 대한 설명을 선생님들에게 숨기기 때문. 칭찬만 받고 싶고 부모에게 무조건 잘 하라는 교육을 받았으니 상황이 이상해도 맞춰야 한다는, 학대받는 아동의 전형적 생각이다. 애가 이렇게 똑똑하지 않았음 납치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더불어 학대 사건 자체도 어둠 속에 묻혔으리라 보는데, 이는 일본에서 '폐'가 되는 일을 피하려는 의식이 강해서 사회 시스템을 이기기 때문이다. 일반 사람들의 학대에 대한 의식이 없으면 사회 시스템이 발달해도 소용없다는 걸 잘 보여주는 상태.

드라마에서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게 기자라고 생각한다. 적당히 꼰대고 적당히 속물이고. 게다가 난 기자가 돈 뜯어먹으려는 거 이해는 한다 ㅋ 어쨌던 나오가 저지른 일은 범죄고, 그렇다고 해서 친가로 돌아가라 하기엔 애가 불쌍하고, 그런데 저 판에 끼어들면 나만 귀찮아지는데 못본 척 하기엔 다시 나오가 괘씸하고 생판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러면 그냥 돈만 뜯어내고 물러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가? 그래도 남자가 만일 애를 납치했더라면 좀 더 스릴러있는 설정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본래 엄마의 남친을 무서워하는 나오와는 달리 망설임없이 애 본래 엄마의 남친에게 카메라를 갔다대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형제관계는 참 불공평하단 생각이 들었다. 손윗사람은 손아랫사람이 태어나자마자 그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손아랫사람은 손윗사람이 태어난 모습을 볼 수 없다. 특히 장녀장남은 어떨까? 나는 장녀라서 동생들의 기분을 잘 몰랐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아침드라마를 분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의 아침드라마는 몇십년이 지나도 아이 하나를 두고 여자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싸운다. 아무리 세상이 팍팍해도 아이가 그만큼 대부분의 엄마들에겐 소중하며 엄마였던 사람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는 주제가 아이이기 때문이리라. 본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이 마더를 리메이크한다. 굿와이프에서는 설정을 베껴가서 논란이 일었었는데 큰 사건 없이 마무리됐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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