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무네의 리벤지 1
Tiv 지음, 타케오카 하즈키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남자주인공이 나르시스트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듯.

 그저 그남자 그여자에서 여주처럼 좀 가식을 떨긴 하지만 어머니가 주는 식단이 결정적으로 남주보다 훨씬 더 문제인지라 남주가 거부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고. 오히려 운동을 철저히 해서 살 빼고 얼굴도 잘생겨졌으면 그를 찼던 옛날 여자친구에게 감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그러나 꼭 내 또래 남자애들 중에서도 '성공해서 날 박해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할거다!' 운운하는 애들이 차고 넘쳤으니 어찌보면 그럴듯할지도. (근데 살은 안 빼더라. 그런 점에선 좀 소심해도 근성 있는 건 인정.)

여자주인공 쪽이 사실 더 문제인데, 남성혐오증이 생긴데다 왠진 모르겠지만 성격마저 완전히 비뚤어져버려서 더 큰 문제가 된 듯. 어쩌면 남성혐오증 이라기보단 단순히 요즘 세상이 험하다보니 너무 일찍 혼자서 사교계를 헤쳐나가다 저렇게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도 왠지 내 주변 대다수의 여성 군상들을 연상시킨다. 최근에도 대나무숲에 고백하는 남자애 있으면 댓글에다가 친구 태그해 놓고 뭐가 맘에 안 든다고 키들키들 거리는 여자들 숱한 걸 보고 충격먹었다. 원래 대다수 여자들이 무슨 일만 있으면 다른 친구들에게 공개적으로 터뜨려버리는 걸 잘하는데, 남주의 반감처럼 때론 인간관계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걸 감수한다는 건 뭔가 이유가 있다는 건데...

 중도에 끝나버리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작품 자체가 욕을 먹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인물의 과장된 행동이 크다. 하지만 옛날부터 일본 드라마에선 컴퓨터 효과까지 첨가한 오버액션이 큰 인기를 끌었었고, 나는 이게 되려 2D 세계에서 등장하니 반감이 덜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문학에서는 뒤늦게 이런 오버액션이 큰 인기를 끄는 중이다. 라노베나 만화책이 아니다. 문학이다. 그 외에도 이 작품을 남자들이 싫어하는 이유가 있을까 싶어 좀 더 분석해봤다.

 

 

일단 마사무네를 보자.

 옛날엔 뚱뚱했다지만 운동을 많이 하고 식습관을 조절해서 훈남이 되었다. 여기서 훈남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하다. 반드시 여주인공을 사로잡는 남자는 꽃미남이어야 한다. 게다가 설정에서 불쑥불쑥 강조되지만, 집도 꽤 부자다. 아키를 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오히려 그 언밸런스함이 눈에 띈다. 도도하고 약간 싸가지없지만(본성) 자기 여친에겐 훈훈하다(연기). 여기도 결론적으론 상당히 연애만화에서 먹히는 케이스이다. 그러나 마사무네의 경우는 연애만화, 그것도 상당히 장수하는 고전을 보고 배운지라 구식 티가 난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메타문학이 생각나는데.) 여기가 웃음의 포인트라고 작가가 지정해둔 것이다. 사실 연애만화 단편선에선 간혹 복수라던가 질투라던가 스포츠라던가 아무튼 어떤 것에 불타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여주와 섬씽이 벌어지고는 한다. 그것도 씬이라던가 그림 설정에서 매우 코어한 연애만화에서. (마지막화에서 유리 가면을 패러디한 장면을 유심히 참조하길 바란다.) 여자들이 꼬이니 하렘 아니냐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남주는 복수가 목적이라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결론만 보면 아키라는 한 여자만 쫓는 셈이다. 게다가 연애만화는 남주에게 여자가 꼬여야 갈등 관계가 성립된다.

 

 

아키의 경우, 이건 완전 생김새만 멀쩡하다 뿐이지 엉뚱발랄 콩순이 아님 시크릿 쥬쥬다.

 

 얼굴이 귀엽고 예쁜 아이들이 말괄량이로 등장한 경우는 최근의 경우다. 옛날 애니메이션 영순이만 봐도 아키랑은 억만 광년의 차이가 있다. 이는 심술궂은 여자아이가 못생겼다는 편견을 깨는 설정으로서, 페미니즘이 알게 모르게 신장되면서 들어온 새로운 개념이다. 좀 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소수의 남자애들이 열광하는 츤데레에서 데레만 빼고 츤을 들여왔다는 거다. 최소 난 건담의 아르테시아 빼고는 못된 성격의 여자아이가 주인공격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이쁜 경우도 본 적이 없다. 좀체 먹어도 찔 겨를이 없는 살을 콤플렉스 때문이라 한 설정도 묘하다. 이건 전세계 모든 사춘기 여성들이 겪는 일 아닌가. 부잣집 아가씨라는 설정은 변신물에서 자주 나오지만, 연애만화에 등장하지 않는 사례도 아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보는 변신물에서는 꼭 몸가짐이 조신한 아가씨가 나오긴 한다. 여성스러움을 상징하기 위해서인 설정이 요새는 갑자기 역으로 여성의 재력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인다. 여기서도 페미니즘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볼 때, 마사무네의 리벤지는 연애만화에 속한다. 그것도 남성성 젠더를 지닌 일반 남자들이 넘어서기 힘든 한계 장벽에 해당하는 상당한 핑크로맨스이다. 하렘물인 줄 알고 대충 집어든 사람들이 도저히 당해낼만한 수준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침드라마에서 모든 정적인 장면이 생략되고, 특히 잔잔한 키스씬이라던가 러브씬은 아득한 결말부분에만 남겨둔 채 30분 내내 소리만 지른다고 생각해보자. 그 장면 자체가 재밌는 사람도 있고, 못 견디게 싫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오로라 공주같은 내용의 만화라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남주의 독백도 엄청난 양을 차지하고 있으니 감안하시라. 그리고 아키를 뺀 여주들의 팬티에 강하게 집착하는 점도 좀 아쉬웠다. 개인적으론 2기가 나온다면 서비스를 좀 줄이고 스토리에 집중해 주었으면 한다. 본인은 이후 책으로 볼 계획이다. 1~6권까지의 내용을 다룬 듯한데, 만화에서 애니에서 인과관계가 좀 더 잘 정리되어 있다고 하니 그쪽은 만화보단 이 애니를 보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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