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나가이 타츠유키 (Nagai Tatsuyuki) 감독, 우치야마 코우키 외 목소리 / 미디어허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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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가끔 암내 나면서!

 

 

독서모임 할 때 묵비권 행사에 대한 이야기하다가 말할 걸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 

 

 

본래 아메리카 식의 윤리라나? 말할 권리만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솔직하게 말하라는 '강요'까지도 덩달아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고 했었다.

 

 

 

사실 모르면 아무말 대잔치하지 말고 입 닫고 있는 게 이득인 것이다. (예를 들어 페미니즘과 메갈이 다르다거나.)

 

그러나 뭘 좀 알고 나서 말하라는 것조차도 상황에 따라서는 폭력적인 단어라 생각한다. 물론 의식주가 어느 정도 충족되는 상황이고 일터에서 식사 후 최소 커피 마실 시간 정도가 있는데다 근처 편의점 다녀올 시간이라던가 인터넷 쇼핑할 시간이 있다면, 페미니즘 책을 읽지 않고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건 죄다. 그러나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영화에서 나루세 준은 제대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여자아이라는 게 나의 결론이다. 다들 그 지방의 러브호텔을 산 위의 궁전이라 얘기하며 키들거렸으니 그걸 그대로 믿었을 뿐이다. 또한 아이에게는 집안 어른의 교육이 절대적이다.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어도 그 때 받았던 교육은 뇌리에 남는다. 나루세 준이 산 위의 궁전을 이야기할 때 어른들은 그것을 '남자와 여자가 집에서가 아니라 비밀스럽게 성관계를 맺고 싶을 때 가는 곳'이라고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좋은 곳이 아니다'라는 뉘앙스를 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은 귀찮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왜?"라고 물어보는 아이의 입을 봉해버린다.

아이는 어른하고 다르게 대해야 하며, 이는 인권에 속한다. 아이가 말하는 것을 거부할 때, 아이가 바르게 자라게 도와줄 책임이 있는 어른이 그 원인을 확실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도 아이가 거부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옛날 같으면 때리겠지만 지금은 체벌을 전면 반대하는 가정도 많아지는 판국이다. 결국 육아도 민주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며 요즘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중이다.

 

 

 

뮤지컬을 다 보고 싶었는데 음악이 내용상 끊기는 바람에 아까웠다.

 

그러나 뻔한 결말이 나지 않는 건 아노하나보다 훨씬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역시 이 제작진은 시리즈 애니메이션보다는 극장판을 잘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새 미야자키 하야오도 애니영화 만드는 실력이 떨어져 가는 것 같은데, 교훈성의 수준이 낮긴해도 이 제작진이 그 분의 뒤를 이어 계속 이런 식으로 만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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