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Last Exile: The Complete Series (라스트 엑자일)(지역코드1)(한글무자막)(4DVD)
Funimation Prod / 201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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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생이라 해도 긴 세월이었다.

 

10년은 회사에게 있어선 특별한 날이다.

 

요즘은 3년도 못 버티는 곳도 많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한 날이 되어버렸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예전부터 있었다. 3년을 그 계열에서 버텨냈다면, 5년을 종사해 또 사원들간의 친근감을 쌓고, 7년을 버텨내 행운의 숫자를 이룩해냈다는 보람을 가진다. 10년은 회사의 특성에 대해 완전히 감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곤조 10주년을 기념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그래서 곤조 애니에 항상 등장하는 특유의 거대한 기계가 잘 그려져 있다. 소박하지만 안정된 인물 그림체, 중복된 그림을 올리는 걸 절대 원하지 않는 고집도 잘 살려냈다. 여전히 스토리 구도를 전혀 설명해주지 않고 있지만, 그것마저 곤조답다고 할까.

 

 

 

어린 시절부터 고아가 되어 같이 자란 소꿉친구 크라우스와 라비가 전쟁이 다가오는 시기에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는 것도 흥미롭다. 

 

하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고 싶다는 크라우스의 소망은 일면 순진해보이지만 이는 최상류층 세계를 직접 보고 싶다는 부르주아의 소망과도 관련이 있음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근대의 시작은 물과 불이 해결되었기에 생긴 것이다. 케이크는 먹을 수 있어도 일급수가 와인급으로 귀한 이 세계는 중세와 연관되어 있다. 지금은 수도꼭지 손잡이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물을 얻을 수 있지만. 유럽인들은 상수도 시설을 건설하긴 했지만, 십자군 전쟁 때 이슬람 세계에서 힐금 보고 배운 것만으로는 물을 여과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도시마다 정화조가 설치되어 마실 수 있는 물이 가정으로 들어온 것은 불과 1870년대로, 약 200년 전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크라우스는 길드로 끌려가서 최상층의 세계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싫지만 또래 친구들을 경쟁 속에서 차례차례 죽여가면서 가문의 후계자가 되는 의식을 치러야만 하는 디오. 야크를 잡기 위해 수없이 죽고, 목말라 죽을 것 같으면서도 마에스트로의 요리를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을 써서 물고기의 진흙을 털어내야 하는 하인들. 결국 이 애니메이션도 대중문화인지라 최상류층의 좋지 않은 점을 더욱 많이 부각시켜야 했을 것이다. 모두들 알다시피 박근혜 등 보통의 최상류층들은 남들의 희생을 도통 인정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전인류 99%의 눈에는 일리가 있는 소리일 것이다.

 

 

 

엄숙한 그림체가 많아서 잘 모르시겠지만 의외로 패러디가 많다. 

 

예를 들어 크라우스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어 임벨만이라 별명을 붙이며 BL 분위기를 조성하는 길드의 후계자 이름은 디오다. 또 길드에 쳐들어가려고 총을 준비한 시르바나의 엔지니어는 '우리는 당하면 3배로 복수를 한다'는 말을 한다. (3배 빠르게?) 길드의 비행선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등장하는 천사를 닮은 하얀 기체와 쏙 빼닮았다. (생명체로 변신하진 않는다.) 갈수록 분위기가 엄숙해지긴 하지만 초중반의 예고편에서는 짧은 만담도 있으니, 하나도 놓칠 게 없는 애니메이션이다. 당연한 소리이지만 함대전이라거나 비행기를 좋아하는 덕후라면 필수적으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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