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 아웃케이스 없음
프리츠 랑 감독, 알프레드 아벨 외 출연 / 씨네코리아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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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평합니다. 역사에 대해서요.

 

 

로봇을 떠나서 한 여자가 사랑 때문에 나라 하나를 망하게 한 이야기는 꽤 유명하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러한데, 낙랑 공주는 적국의 왕자를 사랑해서 침입할 때 알려주는 자국의 자명고를 울리지 못하게 했다. 그녀가 적국의 왕자와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단지 그가 잘 되게 하려는 믿음이 비뚤어진 형태로 표출된 것 뿐이다. 아니, 그것을 비뚤어진 것이라 우리가 부를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과 이데올로기를 바꾼 것 뿐이다.

 

 

 

그러나 여자에게 죄가 있는가.

 

 단지 그녀는 남자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로봇에게 죄가 있는가. 그들은 단지 인간에게 만들어진 죄밖에 없다. 그렇다면 인류에게 죄가 있는가. 그들은 단지 감정이 있도록 태어난 죄밖에 없다.

 

 

리뷰들 쭉 살펴봤는데 철지난 로봇물 그 이상으로 보지 못하는 게 참 애잔들 하다. 

 

 하기사 최근에 로봇이 정말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인지라 현실로 다가오는 이야기같기는 하겠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더 메트로폴리스의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에 대해 지켜봐야 할 일이 아닌가.

 

 

요즘 것들 어쩌고 하는 게 꼰대들이라지만, 옛날 작품들 보면 최근 로맨스물로 건질 게 하나도 없는 듯하다. 사랑하기 팍팍한 시대이다.

 

 재즈풍 OST가 상당히 좋다. 물론 도시가 무너지면서 흘러나오는 I can't stop loving you도 좋지만 연구실에서 불이 날 때 나오는 비밥 음악도 상황답지 않게 깜찍하고(!) 재미있었다. 데즈카 오사무의 그림체와 딱 조화를 이루는 OST였다. 감독의 그림체 리메이크도 동글동글한 캐릭터와 웅장한 배경을 잘 버무려 놓았다. 데즈카 오사무 특유의 올드한 그림체 때문에 정주행에 부담이 간다면 이 영화만 보고 넘어가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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