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스 제로 (2disc) - 할인판
가와모리 쇼지 감독, 코모리 소스케 외 출연 / 민프로덕션(Min Production)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싫으면 눈을 감으면 돼.
마음껏 어둠을 감상할 수 있지."
"당신의 마음처럼."

 

마크로스 파일럿 신은 신출귀몰하지만 과격한 성격이라 보조자에게 욕을 많이 먹는 삐뚤어진 성격을 지니고 있다. 어떤 정체불명의 신출귀몰한 적과 싸우다 불시착한 섬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그는 자신에게 유일하게 관심을 보여준 마오를 위해 섬의 망가진 문물들을 고쳐주지만 그게 섬의 무녀인 사라에게 반발심을 주게 된다.

 

 섬에는 새사람이 땅 위에 부활하여 멸망의 노래를 부르면 재앙이 일어난다는 전설이 존재한다. 신은 이를 호들갑스럽다 여겼지만 섬의 훌륭한 자연경관과 마오의 약속을 잊지 못해 다시 쫓겨나다시피 했던 섬으로 돌아온다. 그러다가 사라가 노래로 바위를 떠다니게 하는 모습을 보고 진지하게 그녀가 하는 말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 전쟁으로 잃은 가족, 그로 인한 자신의 일그러진 분노를 고찰하기 시작한다. 한편 무녀의 능력을 탐내던 과학자들은 섬을 포위하고 그녀를 생포하라고 다른 파일럿들에게 명령하고, 그녀를 찾다가 지친 파일럿들은 기체화약을 뿌려서 섬의 자연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델타에서부터 갑자기 마크로스 시리즈가 판타지화 되었다는 소리가 많아졌는데, 사실 근본은 제로에서부터다. 

 

 단, 델타에서는 파괴가 그다지 중요한 주제가 아닌 반면 제로는 굉장히 무겁게 부각이 되며, 델타보다는 판타지가 조금 덜한 측면이 있다.

 

 

 

이는 생각보다 마크로스 최초의 스토리에 대한 지식인층의 반발이 생각보다 심했음을 입증한다. 

 

 건담이 우주개척자와 지구거주자의 대결로 나누어졌다면 마크로스는 린 민메이의 목소리가 부각되면서 아예 지구로 향해버렸다고 할까. 델타가 절충해주지 않았다면 계속 저런 식으로 나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반적으로 마크로스는 최초의 원작과 그 이후 시리즈들이 전혀 달라붙지 않는 느낌이다. 원작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대체로 작화도 그렇고, 그 다음의 마크로스들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그게 초반에 너무 린 민메이 팬이 많아졌는데 감독이 린 민메이는 우주개척을 위해 희생했으니 메데타시 메데타시라고 학을 떼놔서 그럼... 유도리 있게 넘어가면 되는 것을.

 

대신, 자연에 관련된 일러스트는 도감에서 빼온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빼어나다. 더불어 마치 고갱의 작품을 보는 듯한 여캐들의 여체미도 서비스로서(...)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피를 뽑는다는 게 사실 피스톤의 생김새도 그렇고 성적인 의미가 들어있는데 적절하게 상징적으로 풀어내기도 했고 말이다. 백인들은 완전히 엑스트라로 처리함으로서 마크로스 2에서 실패한 오리엔탈리즘을 적절히 회복시켰다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들은 남아있는데, 특히 일본 특유의 오리엔탈리즘을 도입시킨 점이 그렇다. 마크로스는 인종을 초월하여 인류가 우주로 탐험하길 원했으나, 제로로 인해 마크로스 설정 내 인류는 다시 인종차별 문제로 싸우게 되고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퇴화하게 되었다. 사이드 스토리로는 괜찮았지만, 사실상 제로가 마크로스의 주요 스토리가 된 건 사실이다. 마크로스 초기 이후로 성공한 최초의 마크로스 시리즈물인 건 이해하지만, 초기와 너무 동떨어진 스토리라는 데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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