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스 2
이치구로 노보루 감독, 이지마 마리 외 출연 / 매니아 엔터테인먼트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싸움에서 죽을 용기는 있어도 졌다고 보고할 용기는 없는 거야.

 

 

 

성우가 감정이 없고 스토리가 개연성 너무 후달린다. 순수하게 캐릭터만 강조하면 어떤 애니가 되는지를 마크로스 2가 알려주려고 제작한 것만 같다.

 

 메시지는 강하지만 너무 짤막해서 단막으로 끊어서 생각해봐야 하는데 요새 애니를 스토리텔링 없이 교훈성으로만 보는 사람이 어디 있냐. 그것마저도 스타쉽 트루퍼스 너무 대놓고 베꼈다. 근데 마크로스 제작진들은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이 애니 스토리 살리려고 애쓴 듯하다. 예를 들어 노래로 젠트란을 세뇌시키는 부분을 델타에서 고스란히 가져다 썼다. 망했으면 망했음을 인정하고 왜 망했나 분석해야 하는데 이슈타르 이쁘다 헉헉 질러야지 하는 오타쿠들 때문에 한치 앞이 안 보이나 보다.

 

 

 

 

 

 심지어 세뇌도 어쩐지 건담을 적당히 베낀 것 같다.

 

 나중에 이걸 바탕으로 델타가 기적적으로 스토리를 어레인지 시키기는 했다. 정숙(세뇌)과 파계(민메이 어택)의 대결로 바꾸어 놨는데 이건 나중에 상세히 논의할 기회가 있음 하기로 하자. 철학서 리뷰에 쓸 생각.

 

 

 

그래도 젠트라디가 민메이에 의해 훈계를 받고 마음을 돌리는 멍청한 외계인이 아님을 보여준 건 마크로스 시리즈 역사상 이 애니가 거의 최초였다.

 

 그래서 마크로스 7도 노래하는 젠트라디를 보이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마크로스 2 특유의 분위기를 이길 수 없던 것이다. 이슈타르가 노래를 동경하게 된 과정도 애절했다. 주인공이 군인도 음악가도 아닌 기자라는 전개로 인해 이슈타르에게 가르침을 준다는 꼰대 전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슈타르는 혼자서 노래의 신비성을 깨닫고 사랑에 관해서 좀 더 배우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여성인 실비 중위가 남자 상관과 불륜을 저지르지도 않은 채 호텔에서 몰래 작전 회의를 하는 장면은 지금 보아도 충격적이다. 남녀의 관계에 대한 편견을 없애버린 데서는 이 애니가 지금 방영중인 그 어떤 애니보다도 가장 진보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애니 아이돌마스터 제노그라시아보다는 낫지만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정도와 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