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오션 4 - 죠죠의 기묘한 모험 Part 6 (67) 죠죠의 기묘한 모험 Part 6 스톤 오션 4
아라키 히로히코 지음, 김동욱 옮김 / 애니북스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말이야, 궁금증이 들곤 해. 내가 이 더 핸드로 지워버린 건 대체 어디로 가버리는 걸까? 하면서 말이야.

 

4부에선 뭔가 친근한 면이 많이 보인다.

 

 모리오쵸: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시골이다. 바다가 있고 기념물이라고는 바위가 자랑이며 뭔가 빽이 풍부한 요리사가 있는 관광지에 항구로 들어올 수 있는 배는 작고 부자들은 빈집만 엄청 지어놓는다. 빼박 일본이나 한국이나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규모 관광지.

 최초로 솔로인 죠죠: 죠린이 딸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게다가 죠린도 10대에 러브라인 생긴다. 아무래도 기가 센 어머니 하나만 있는 외동아들이니 서로간에 부담감은 있겠지. 근데 이탈리아 요리사가 준 비누를 줍는다거나, 새비지 가든의 노래를 엔딩곡으로 한다거나 깨알 BL 드립...

 미국-일본 혼혈들: 딱히 죠죠만이 아니다. 칠리페퍼 스탠드를 쓰는 놈도 미국 음악 외엔 아무 음악도 모르는 듯한 외곩수. 코이치 가문을 등쳐먹으려던 사기꾼의 등짝에도 미국 국기가 그려져 있었다. 아무튼 일본 애들은 뭔 일이 있으면 미국 욕하고 등짝 때리기 참 좋아한다. 혹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무라카미 류의 소설 69도 배경이 항구 소도시였나 그러고보니.

 

 

죠죠도 왠지 어중간하다. 치료 캐릭터라고 하기엔 원상복귀시킨 사물이나 사람의 상태가 불완전한 경우도 있고, 마지막까지 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완전 정의의 편이자 선한 이웃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다. 아마 치료만 해서는 싸움이 안되서 그러지 않나 싶기도 하다. 관점이 바뀌면서 죠셉의 성격이 확 변한 것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볼 땐 그럭저럭 재밌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죠죠의 능력이 진화하진 않지만 지루하진 않다. 스탠드의 성장이 코이치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도 하고.

 

 죠셉 죠스타가 애를 두고도 몰랐다는 건 좀 억지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뭐 그래도 아이를 찾기 위해 손목 긋는 걸 보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걸 하는 능력은 그대로인 듯. 어떤 부자들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악행도 하는데 뭐...

 일본에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크레이지 배가본드가 있다.
 만화책 베가본드를 생각했다면 틀리다.
 원곡은 천상병의 시이다.

 https://youtu.be/3eaD89dKh1Y

 

 스탠드가 넘치지만 죠죠 가문이 특히 주인공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악의 대표를 상징하는 자들을 무찌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자신들을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출세만을 지향하거나 돈을 밝히거나 한다고 해서 자기 자신을 아끼는 게 아니다. 비록 잘 살게 될지라도 그런 인간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운명을 바꾸려면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시작해야 한다.

 독서토론 중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아무리 마을주의자들이 마을에 있는 사람들을 마을 일을 나서서 돕도록 매력으로 유도시켜도 부잣집 사람들은 조용히 사는 게 목표라 울타리를 치고 집 문을 잠가 틀어박혀 있을 거라고. 아무리 끼와 남다른 취향이 있어도 아닌 척 가면을 뒤집어 쓰고 사람들과 어울리면 그만이고 정 못 버티면 서울로 떠서 자신과 맞는 인간들을 불러 놀아제끼면 그만이라고. 그러자 서울에서 내가 사는 지역으로 오신 선생님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사람이 언제까지 그 자신의 본능을 억누를 수 있다고 보나?"
 나는 억누를 수 있다고 본다.
 그의 운이 다하지 않는 한. 그리고 마을을 진정 위하는 사람들이 와르르 모여 목청높여 그의 비겁함을 폭로하지 않는 한.

 그래서 키라는 죠죠의 보스들 중 역대급으로 약하다. 비현실적인 악당들을 현실적으로 보정시키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었으나 그것도 왠지 자신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는 안습적인 핸디캡이 있었다. 만일 초등학생에게 설치한 폭탄 때문에 죠죠 가문 중 둘 씩이나 죽는다는 걸 사전에 알았다면 그렇게 자신이 키라라고 당당히 이야기하지 않았겠지.) 그래서 왠지 죠죠 시리즈답지 않은 4부이지만, 여태까지 쉴 새 없이 반복될 줄 알았던 죠죠만의 패턴을 완전히 깨부순 데서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준다. 계급사회에 대한 풍자와 운수의 전면부정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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