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카부키모노가타리: 마요이 강시(하) (BD+CD)
신보 아키유키 감독, 호리에 유이 (Yui Horie) 외 목소리 / 이오스엔터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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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라라기 씨를 만날 수 있었던 건 행복이네요.

 

  

하치쿠지 마요이는 집안 사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일전에 포기한 하네카와 츠바사와 다르다. 오히려 더 스케일이 크다. 그녀를 선택하려면 전세계를 황폐화시켜야 한다. 사실 아라라기 그 자신이 죽는 게 세상이 죽는 것보다 더 큰일이 아닌가하는 태클을 날려주고 싶지만 유난히 오지랖이 넓은 아라라기는 아무튼 그렇게 생각하고 있나 보다.

 

 네코모노가타리 백에서 상반신 탈의한 채로 나타나서 일언지하에 하네카와 츠바사의 고백을 거절한 아라라기는 그럼 뭘까 하는 의문이 남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또 풀어지겠지.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인기 절정인 시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사랑은 쉽지 않다. 일단 그것 때문에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으니 말이다. (최대 피해자 어중간한 인간 아라라기 어중간한 흡혈귀 시노부.) 그 중에서도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랑이라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세계도 구하고 여자아이도 구한다는 아라라기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과 함께 하는 미래를 몇 수는 더 내다봐야 한다고. 센죠가하라 히타기같은 올바르고 현명한, 과분하다 싶을 정도의 여자에게 무관심하지만 어느 정도의 존경심을 가지고 정절(?)을 지키는 아라라기는 소름끼칠 정도로 냉정하지만 온당하다.

 나는 배우자를 구하기 위해 생각하는 게 몇 가지 있다. 첫째로 내 세계의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부모님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둘째로 배우자 주변의 사람들이 현명해야 한다. (대부분이 영악하거나 무식하다면 센죠가하라처럼 아예 나친적이어도 괜찮다.) 외모나 스펙이나 재산은 나에게 셋째의 문제다. 아니,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게 셋째일까.

 솔직히 지금 이 선택 때문에 거의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있지만;;; 별다른 후회는 없다. 어쨌던 나는 세상을 파괴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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