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네코모노가타리(백): 츠바사타이거(하) (2disc: BD+CD)
신보 아키유키 감독, 하나자와 카나 외 목소리 / 이오스엔터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같이 밥을 먹자.

 

파이어 시스터즈가 아무래도 모노가타리 시리즈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가보다. (아라라기의 진짜 처는 자신들이 정한다는 것일까?) 아라라기가 없을 때 정확하게 하네카와의 상태를 꼬집어서 이야기했다. 하긴 네코모노가타리 흑에서 아라라기가 상당히 알기 쉽게 연애상담을 했던 적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하네카와가 아라라기와 센죠가하라 사이를 질투해왔다는 사실을 끝끝내 부정하는 결말에서 엄청나게 아쉬움이 남았다. 고양이 괴이가 되었을 때 부모를 먼저 습격한 데서 모든 걸 부모의 탓으로 돌리려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상당히 무섭지만 어쨌던 하네카와도 인간이고 10대 시절의 반항으로 보면 그럭저럭 납득이 가는 점도 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 중 저런 아이를 한 번 봤던 적도 있고.

 

 분노는 결국 사회의 악을 퇴치하려 할 때 정당하다. 하지만 아라라기의 말에 의하면 파이어 시스터즈는 자신이 정의하는 걸 악으로 치부해버리는 상태. 아라라기는 반쯤 괴이의 세계에 파묻혀서 괴이의 화풀이에 어울려주는 상태이다. 하네카와는 언뜻 보면 아라라기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기도 하다. 그녀는 괴이를 자신의 마음 속으로 받아들여 아예 그들이 되기도 하는 상태라고 할까. 전에는 다중인격으로 봤지만, 영 그녀와 맞지 않는 성격까지 받아들이는 걸 보면 거의 빙의가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 아라라기와 하네카와의 관계는 이렇게 깔끔하게 마무리되서 허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결정장애를 보이거나, 애인이 있다는 걸 속이고 우물우물거리고 있다가 몸을 빼앗는 누군가들보다는 나을 것이다.

 

 

 

 

 

이 장면 개소름 돋는 건 나뿐이냐.

 

 

 결국 하네카와는 자기 주장을 확실히 할 줄 아는 여성이 되었다. 하지만 그게 과연 그녀가 정말 원하는 결과였을까? 끝까지 아라라기의 취향에 놀아나게 된 건 아닐까? 센죠가하라가 주제넘게 그런 지적을 하면 그녀의 뺨을 때리거나 울었어야지. 성철 스님은 앎병이라는 정신병의 개념을 강력히 주장했다.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본질을 깊숙히 꿰뚫어보지 못하고, 이것저것 파헤쳐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하네카와가 "모든 걸 알고 있는 건 아니야. 알고 있는 것만 아는 것뿐."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엔 이즈코에 의해 내 환상이 깨져서 넘나 서글펐다. 단지 에고 때문에 그랬던 것이란 말인가. 내 기대보다 모노가타리 시리즈는 그렇게 포괄적이진 못했나보다. 이제부턴 그냥 편하게 심리학 애니 본다고 생각하겠다. 그녀에 대한 실망이 좀 컸다.

 결론으로 날 하네카와 츠바사라고 한 개새끼는 빨리 뒤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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