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Outlaw Star: The Complete Series (성방무협 아웃로스타)(한글무자막)(Blu-ray+DVD)
Funimation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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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서 총을 쏜 놈들은 모두 적이야.

 

 

에반게리온에 눌린 수많은 비운의 애니들 중 하나라지만, 나는 수많은 애니 중에 이 애니메이션을 제일 좋아했다.

 

그러나 20년에 육박하는 세월 동안 이 애니메이션을 똑바로 보지 못한 건 이 애니에서 여성 학대를 제대로 담아내서 나에게 공포를 자아냈기 때문이다. 정확히 메르피나라는 여자를 원하는 하리가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쇠문을 부수고 그녀를 강제로 부둥켜안는 대목에서 난 이 애니메이션을 계속 외면해왔다. 손목을 잡힌 채로 어떤 남자에게 끌려갔던 내 초등학생 시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문을 걸어 잠그려해도 어린 여성의 힘은 너무나 나약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남자들을 두려워 하기보다는 경멸하고 무시하는 법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면역이 생겼다. 이 애니메이션을 끝까지 볼 수 있게 된 데는 또한 내 스스로를 지킬 꾀와 힘이 생긴 환경 덕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성방무협 아웃로스타의 인기없음은 사실 남성 위주의 서브컬쳐 세계를 반영하기도 한다. 모에스러운 여성들은 많지만 한 명 빼고는 다 남주와 이어지지도 않고, 그 한 명의 여주가 온갖 남자들에게 위협받는 걸 보면서 남주가 철드는 이야기인데 이런 전반적인 내용이 사실 서브컬쳐에선 상당히 이단적이다. 이것도 또한 차별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난 여성은 군인직과 과학 연구원직을 잘 수행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으로 상성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평생 고귀하고 아름답게 살 기회를 놓치는 그녀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깝다. 설령 문명이 발전한다고 해도 우리는 최대한 생명을 살릴 생각을 해야 하고, 그에 대한 최적의 능력을 기본적으로 지닌 게 여성이다. 그래서 여성은 사랑을 가장 편안하게 여기며, 환경과 인문학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여주인공 메르피나는 안드로이드로 태어났지만 진과 그 동료들을 지켜보며 성장하고, 옳고 옳지 못한 걸 구분하게 되며 자신이 지닌 능력을 적절하게 쓴다. 이름에 여성성과 남성성을 부여하는 외국은 어찌보면 탁월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기준은 상당히 이기적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사물에도 미묘한 감정세포같은 게 작동한다고 책에서 이야기하는 걸 들은 듯한데, 만약 그 능력이 극도로 발달한다면 그 사물은 자신의 젠더에 대해서 어떻게 결정할까? 그건 그 사물의 '자유의지'에 달린 일일 것이다.

생각해보니 성방무협 아웃로스타 20화에 등장하는 짐하고 묘향의 관계에서도 여성에 대한 암시가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다. 어차피 자유를 중시하는 아웃로스타가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본능적으로 운명에 매여서 살고, 곧 헤어질 껍데기 뿐인 관계에 매달려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다 결국 그렇게 사랑하는 짐에 의해 죽어도 짐은 그 사실도차 모른다. 사랑하는 게 뭐가 나쁜가? 결국 내가 그 입장이 되기 전엔 함부로 사람에 대해 왈가왈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아가서 메갈리아나 일베가 아무리 날뛴다고 해도 무조건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전부를 싫어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은 듯하고.

 

 

 

용맥은 최근 나온 사이코패스란 애니에 등장하는 시빌라의 원천인 듯하다. 다만 인간이 만들었는가 아니면 먼 옛날 옛적에 외계인이 만들었는가에 따라 다를 뿐. 하지만 우주는 넓다고 하니 그런 것도 충분히 있을 법하다 생각된다. 결국 우주세기 건담의 주장대로 인간은 우주 여행을 떠나서야 비로소 겸손해지는 것일까.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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