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아이돌 마스터 무비: 빛의 저편으로! - 일반판 - 캐릭터 카드 4장
니시고리 아츠시 감독, 하세가와 아키코 외 목소리 / 미디어허브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좀 더 좋은 방법이 있겠지만 난 아마미 하루카니까.

 

 

 얘네 정말 제노그라시아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는 것 같다.

 

 1. 엘리자베스 여왕이 만든 구민법이라는 게 있다. 영국의 빈민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었다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는 법이다. 봉건제의 붕괴와 인건비 상승과 엔클로저 운동 등등으로 인해 영국에 정처없이 떠도는 부랑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데 엘리자베스가 그들에 대한 손길을 내민 것만으로도 빈민들에겐 물론 분에 넘치는 영광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분이 대체 어떻게 대처했길래 빈민의 수를 줄일 수 있었는지 약간만 자세히 들여다보자. 노동자 칙령. 노동력이 있는 자에겐 개인적 자선을 못한다. 일하지 않는다? 그럼 굶어 죽어라. 케임브리지 법. 걸인은 물론이요 모든 '노동자'의 이동을 금한다. 아놔. 왜 그렇게 밖을 돌아다니세요. 술집이나 카페라도 들어가세요. 뭐? 돈이 없어서 술집도 카페도 못 들어가? 집 없어? 그럼 얼어 죽어라. 캬캬캬.

 .... 엘리자베스 여왕을 싫어한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남녀 포함하여 영국에서 제일 정치를 잘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워낙 개망나니같은 아버지 밑에서 강하게 살아서 그런가 굉장히 자비가 없다. 나는 이 극장판에서 강하게 그런 인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하루카의 이 표정 정말 사랑한다. 마이 엔젤.

 

 2.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백댄서가 살이 쪄서 잠적을 탄다는 반전으로 시간을 질질 끄는 건 좋았다. 내 10대 시절을 생각해보면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살이 쪘지만(...) 몸무게가 늘어갈 때마다 정말 손으로 뱃살을 꼬집은 다음에 칼로 자르고 싶었다. 그게 안 되면 죽어버리고 싶었다. 휴가를 얻어 외출할 때를 제외하고는 도저히 화장할 시간조차 안 나는 지금조차 그러하다. 10킬로를 뺐는데도 불구하고 (아니 빼서 오히려 더 그런지) 거울로 내 모습을 보면 여기는 빼야 하지 않나 저기는 빼야 하지 않나 짚어보고는 한다. 10대에 아이돌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스쿨 아이돌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하루카는 매우 긴 시간의 고민 끝에 여신처럼 그녀를 포용한다. 첫째로 그 과정이 너무나 지지부진했다. 그거야 그렇다고 치자. 10대의 여린 마음엔 원래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법이니까. 어찌보면 하루카가 카나를 찾아간 타이밍이 끝내주게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카나는 의상을 입기 위해 살을 빼기 시작한다. 열심히 아이돌 춤을 연습하다보니 살이 빠진 게 아니다. 일단 카나부터가 정확히 자신을 지적한다. 나는 너무 살이 쪄서 저 의상을 도저히 입을 수 없다고. 아니 그럼 늘려서 입으면 되잖아? 적당히 통통한 것도 얼마든지 귀엽고 개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말이다. 마치 이건 영화 자체에서 '우리 업계에서 프로가 되려면 일단 살부터 빼야지. 그럼 갈비뼈 한 두개쯤이야 희생할 수 있지 않겠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모종의 강요다. 대체 어느 조선시대에서 이런 교훈을 주려고 두 시간동안 영화를 상영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라이브에서도 지적할 게 너무 많아서 다 말하기가 힘들지만 일단 몇가지만 거론하겠다. 

 3. 솔직한 느낌으로 말하겠는데, 분노했다. 라이브곡인 마스터피스는 정말 에바였다. 차라리 초반에 나왔던 라무네빛 청춘이 더 좋았다.

 그리고 라이브에서조차 작화 붕괴가 발견되는 건 너무 심했다. 예고편에서도 불안하다는 말이 나왔었는데 난 이 정도인줄 몰랐다. 아이돌마스터 애니도 볼까 했다가 이거 보고 그냥 패스하기로 했다. 러브라이브 극장판처럼 뭔가 발전이라도 해라.

 하루카랑 유키호랑 라이브 복장 입히니까 너무 구분이 안 갔다. 제작진도 구분이 안 가서 꽃을 오른쪽으로 꽃고 왼쪽으로 꽃아서 구분해 놓은 듯한데 장난까냐?  아니 그렇게 오랫동안 아이돌마스터로 해먹었으면 최소한 그 둘의 머리 스타일이 비슷한 걸 고려해서 얼마든지 개성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었다. 그런데 결과물은 너무 실망스러웠고 난 얘네들 춤추는 거 보면서 계속 하루카랑 유키호가 헷갈렸다. 정말 극장판 도중에 박차고 나가서 술 마시러 가고 싶었다. 졸라서 같이 영화 보러 간 친구에게 사과했음은 물론이다. 그 녀석은 왠만하면 영화 같이 보려고 노력하는 녀석인데 정말 마지막 5분 라이브만 딱 보고 나머지 시간엔 계속 자더라.

 

 

 그리고 애니를 선정성 때문에 까는 경우는 여태 없었는데 이 리뷰에서 최초로 까겠다.

 

 아이돌 애들이 계속 프로듀서에게 대쉬하는데 신데마스같은 타당한(?) 원인도 없이 그냥 거기에 있는 유일한 남자라서 그러는 티가 너무 확 났다. 최대한 서비스 장면이 나오게 하기 위한. 그리고 나머지 시간엔 꿔다놓은 보릿자루. 내가 이 영화 보러 갔을 땐 분명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와 같이 영화를 보는 어머니도 있었다. 그 모녀는 속옷이 다 비치는 그 여자애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사람들이 일본 아이돌 만화영화를 보러 또 이 극장을 찾을까? 나같으면 두 번 다시 찾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퍼퓸 MV에서처럼 남자를 빼는 게 진리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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