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스타 2
코스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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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규칙을 어기는 바보와 여자한테 함부로 하는 쓰레기. 양쪽 모두 우리가 아주 좋아하거든.

 

 

개인적으로 이 커플이 마음에 들어서 끝까지 봤다.

 

 1. 이 애니는 다소 세계관이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9.5화에서 대략 설명이 나오니 참고하길 바란다.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전쟁에서 약을 먹고 신체기능을 필요 이상으로 극대화시켜서 싸웠던 트와일라잇이라는 사람들이 뒷골목에 흩어져서 태그를 단 채로 살아가는 세계이다. 하지만 워낙 이 사람들 하나하나의 힘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일반 사람들(주인공 워릭같은 경우를 보면 대게 부유한 사람들이다.)은 마치 로봇 3원칙같은 법칙을 정해놓는다. 자신의 의지로 인간(노멀)에게 위해를 가하면 안 되고, 인간이 내린 명령에 복종해야 하며, 자아를 유지해야 한다는 등. 

 

 

 

 트와일라잇인 주인공 니콜라스 브라운(애칭이 니코다. 니코니코니.)이 훨훨 뛰어다니는 겉모습을 보면 일면 저 법칙이 수긍되는 듯이 보인다. 

 

 2. 하지만 니콜라스와 워릭이 만난 계기가 밝혀지면서 후반에 가서야 트와일라잇의 연약함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트와일라잇보다 강한 극소수의 노멀들이 3원칙을 악용하여 트와일라잇을 공격하는 것이다. 트와일라잇이 거의 떼죽음을 당하는 마지막화에서는 태그를 단 어린 아이들도 등장한다. 니콜라스와 같이 살고 있는 또다른 주인공 워릭은 한번 본 모든 것을 기억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때문에 어느 조직에서도 취직되지 못한 채 심부름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 그 또한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일방적인 학대를 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알렉스 베네데토는 베릭이라는 불량배에게 끌려가 몸을 파는 매춘부가 되면서, 지속적으로 복용한 '약' 때문에 어린 남동생에 대한 기억도 모조리 잃어버린 상태가 되었었다. 베릭이 죽은 이후 니콜라스와 워릭이 격려해주고 의사에게 데려가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평생 매춘부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니콜라스 또한 약을 과다복용하지 않으면 자신의 특기인 스피드를 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암시가 나온다.
그리고 알렉스가 흑갈색 피부를 지니고 있다면, 그는 황색 피부를 지닌 동양인이다.
같은 아픔을 지니지는 못하겠지만, 이 세명은 차별받는 요소를 도처에 지니고 있다.
그래서 서로 뭉쳐서 살기가 쉬웠는지도 모른다.

 

 3. 오바마가 최근에 한 말이 화제가 되었다. 핵심은 흑인이라면 무조건 수상하게 보고 처벌하는 깜둥이 정서가 미국인의 뼛속까지 남아있다는 것이다. 갱스타를 보다보면, 노멀하게 살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저 세계에서 차별받지 않고 살려면 백인이어야 하고, 트와일라잇이 복용하는 약을 복용하지 않아야 하며, 학대가 무엇인지 알지 않아야 하고, 남자이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돈이 있어야 하고 차별받는 사람들을 혐오해야 한다. 심지어 저기 있는 조폭집단 중 하나는 정말로 '트와일라잇을 혐오하는' 노멀만 받아주는 곳도 있다. 어떨 때 보면 비주류를 혐오하는 게 주류가 되는 핵심 조건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다면 현실 세계와 이 갱스타의 세계가 다른 점이 뭐가 있을까?

 

 

 

니콜라스가 귀가 멀어서 말을 제대로 못한다는 설정 때문에 애니에서 전반적으로 수화가 등장한다.

 

 4. 그 점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 모든 영어단어들을 일본어로 발음하는 게 다소 특이했다. 예전에는 상당히 우습게 들리기도 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이 애니에서는 영어가 만국 공통어인 만큼 다양한 발음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려고 한 게 아닐까 싶다. 마치 니콜라스의 진지하고 긴 대화를 듣고 싶다면 수화를 공부해야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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