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려라, 유포니엄 1 - V+
타케다 아야노 지음, 아사다 닛키 그림, 김완 옮김 / 길찾기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소원은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아.

 

 

포스 봐라 후덜.

 

 1. 내가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정당과 이데올로기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진보적인 줄 안다. 최소 이런 대한민국에서는 내가 진보적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승부사에 있어서는 굉장히 달라지는데, 난 '이기는 게임'을 좋아한다. 상황을 관찰해서, 왠만큼 친해지고 싶은 인간이 내부에 없다면 이기지 못할 것 같은 팀은 바로 버리고 이기는 팀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최근 7월엔 넥센을 버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타키 선생 캐릭터가 제일 좋았다. 내 이상형이라고 할까(...) 게으른 학생들에게 촌철살인의 일침을 가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의 자신감과 그 자신감을 허세로 전락하지 않게 하려는 그의 행동력이다. 노력하는 학생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대회에서는 인정사정을 가리지 않는 그의 확고한 선택은 이전에 분열된 적 있었고 지금도 분열될 위기에 처한 취주부를 하나로 만들어주었다. 그의 편력은 음악 관련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등장한 곡은 10개 남짓에 불구한 설정에서 잘 드러난다. 일단 이 선생님이 오디션 음악이나 잘 하라고 연습을 무진장 시킨 것도 있고, 애들 친구관계 다 끊어놓은 다음 잘하는 애가 왕따건 아니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두로 때려박느라 시간을 엄청 잡아먹었거든;;; 그나마 처음엔 취주부가 선라이즈 페스티벌에 나가는 것도 반대해서, 해병대 음악은 발표도 못할 뻔했다(...)

 이렇게 카리스마 강하고 독재적인 선생님과 능력없는 대다수의 선배들 가운데에서 1학년들은 어떻게 친구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어떻게 오디션에 합격할 것인가, 또 어떻게 솔로 파트를 따낼 것인가. 학교 생활 참 험난하네(...)

 

 

 

 

 

 원작 소설에서는 안 그런다는데

애니에서는 상당히 삼각관계의 향이 진하다.

남자 여자 모두에게 인기있는 쿠미코-_-

 

 2. 다들 결말에서 쿠미코에 대해서 너무 안타까워하던데, 사실 난 그다지 안타까워할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세상엔 아무리 노력해도 되는 일 하나 없을 때가 있다. 대신 그녀는 레이나라는 친구도 얻었고, 썸타는 남자애도 얻었고(...), 무엇보다도 경쟁심이라는 삶의 활력소를 얻지 않았는가. 사실 쿠미코가 꼭 얻고 싶어했던 것이라서 그렇지, 그녀가 얻은 것들의 개수로 따지면 꽤 싼값을 치른 편이다. 어차피 세상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사실 양다리를 걸치면 아무것도 안 되는 법이다만...

 

 

 

 

 

 

 

 

 

  

 

성격도 스타일도 굉장히 다른데 친구다.

음악에 대한 열정에 있어서는 같기 때문일까.

 

 3. 사실 울려라 유포니엄에서처럼 학교에서 선후배 사이에 갈등이 생길 때, (특히 내 경우는 대학교에서 그 갈등이 심했는데) 내가 택한 행동은 아스카와 거의 비슷했다. 일체 논쟁에는 간섭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책과 영미시에 빠져 지냈더랬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저 밑에 진흙탕에서 개싸움을 하며 모두를 화합시키려 발버둥치는 하루카 타입에게 제일 호감이 간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는 일이 없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것에 매달리는 사람을 우리는 바보라고 부른다. 하지만 불에 스스로 뛰어들어 데인 다음 눈물을 글썽이는 그 바보에게서 우리는 아스카같은 고립된 천재에게서는 볼 수 없는 매력을 느낀다. 그것도 또한 바보가 얻을 수 있는 무언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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