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1 -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김완 옮김, abec 그림 / 서울문화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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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가지 말해두고 싶은 게 있다.

 사실 난 게임에도 낙관적이지 않고, 가상현실에 대해서는 훨씬 더 냉정하다.

 

 첫째. 우리가 컴퓨터를 쓰는 와중에도 환경오염은 훨씬 심해지고 있다. 전자기기 하나 만드는 데 실제 생활에서의 환경은 엄청나게 소모되며, 이건 아무리 '친환경' 기기를 만든다고 해도 그닥 달라지는 바가 없을 것이다.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데에도 환경오염이 진행되고 있음은 입으로 말하기도 아깝다.

 

 둘째. 현실에서의 생활이 곤란하다고 해서 가상현실에 의존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물론 가상현실에 관련된 직업군들이 많이 생기는 건 사실이지만, 소아온에서 나타난 것처럼 윤리가 올바른 사람들간의 공유 체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힘들다. 게다가 가상현실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그 쪽 계열로 취직하기는 힘들다. 사실 난 직업이 없더라도 먹고 살면서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현실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상으로나 안정을 찾긴 힘들다. 이건 처음 키리토의 설정을 보았을 때 생각했던 것이고.

 

 셋째. 이건 전투게임에서 한정된 것이지만, 죽음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게 된다. 소아온에서는 전체적으로 죽음에 대한 무감각한 분위기가 흘러서 상당히 내 마음에 안 드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은 원래부터가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쯤 가볍게 생각하는 타입같으니 열외이지만, MMO가 정말로 실제감을 주는 게임이라는 설정인데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대로 무기를 휘둘러도 위화감이 안 느껴진다는 게 말이 될까;;;? 이렇게 생각하는 걸 보면 나도 꼰대 다 된 듯(...)

 

 아무튼 난 1화에서부터 대충 이 세가지 반감을 지닌 채 애니를 시청했다.

 

 

 

2. 게임이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일련의 규칙을 따르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 게임의 재미요소 14가지 중 2가지가 사라져 12가지만 남았다고 전종수는 밝힌다. 그 2가지는 바로 게이머의 통제감, 그리고 비선형적 서사이다. '로그아웃할 수 없는 MMORPG' 소드 아트 온라인은 이것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자는 아예 사람들을 게임 안에 감금시켜놓았으니 어차피 전무하다시피하고, 후자는 100층까지 가서까지 몬스터를 죽어라 때릴 수 있을 뿐 개발자 NPC를 때린다는 보장은 없으니 말 다했다. MMORPG를 플레이하는 데엔 다양한 변인과 목적이 있지만, 그들의 93.3%는 재미를 기대하는 것이다. 소드 아트 온라인의 생존 유저들은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로그아웃을 포기했다. 비록 자발적으로 포기한 것이 아니라 개발자 카야바 아키히코의 의지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사실상 죽지 않는 이상 탈출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 게임 안에서도 나름 살 길을 찾고 재미를 찾으려 노력하니 말이다.

 그리고 10몇화까지 진행되면서 돋보이는 게 연령도 성별도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 과정이다. 우리나라에선 그런 문제는 거론도 되지 않는다. 무조건 미성년자 보호의 측면에서만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에 정신이 빠져 아내(혹은 남편)에게도 관심이 없다는 사람들은 그저 우스갯소리로 치부될 뿐이고 성인의 게임중독증세에 관해선 연구자료가 매우 미미하다. 정신분석상에선 심각한 문제인데도 말이다. 일본에서는 애니로 그 문제가 폭넓게 거론되니 역시나 만화계강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3. 한편으로 소드 아트 온라인은 ​MMORPG의 장점을 많이 찾아서 부각시키는데,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는 특성이다. 그 특성이 형성되는 방법으로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인터넷의 특성 중 하나인 커뮤니티를 중시한다. 왜냐하면, 생각해봐라. 1기에서 키리토가 카야바와 듀얼을 했을 때, 때마침 왠만큼 스킬이 있는 아스나의 레이피어를 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를 죽이지도 못했을 것이다. 2기에서 세계수를 공략할 때나 샐리맨더 족의 전사와 싸울 때 스구하의 검을 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스킬 한 번 못 쓰고 발렸을 것이고.

 표정 묘사를 볼 때 키리토는 현실 세계에서의 인간 관계에 약간 반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나 싶다. 오프라인 상에서 친구였다고 소개하는 유저집단들을 볼 때의 그 복잡미묘한 표정이란... 결국 여러가지 사정으로 솔로 플레이를 택했지만, 어쩌다 현실에서나 가상에서나 인기 짱인 아스나를 만난 이후로 현실에서나 가상에서나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크게 반성한다. 혈맹에 매이지 않고 그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형성시키고, 그 자유로운 분위기를 오프라인에서까지 가지고 오는 그의 성장과정이 꽤 흥미롭다.

 사실 내가 게임에서의 길드나 혈맹을 상당히 싫어하는 성격이라 키리토의 기분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편이라고 할까. 게다가 현실세계에서 좀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라서, 자신만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마음이 편하다는 그 성격도 잘 알고 있다. 딱히 이 캐릭터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어째 내 얘기 같다고 해야 할까... 

 

 

4. 그러나 이게 꼭 유저들의 힘으로 보존된다고 말할 순 없다. 영웅이라 통하는 키리토도 플레이어로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여럿 있었고, 유이라는 치트 캐릭터(...)와 아스나가 던져준 개발자 카드 없이는 알브헤임 온라인이라는 지옥감옥같은 곳을 헤쳐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역시 마법은 사기다...! 검으로 정직하게 싸워 이기는 게 훨씬 더 보람차고 좋다고! (게임하면 항상 검사 선택하는 놈입니다.)

 프레즌스라는 게 있는데 이건 게임 속의 세계가 자신이 본래 살았던 세계인 것마냥 느끼는 현상이다. 주변이 시끄럽거나 노래에 몰입하고 싶을 때 이어폰 꽃고 노래를 크게 틀고 다니는데, 게임중독에서도 그것과 비슷한 현상이 있는 것이다. 이는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 (감정과 유사한 걸 느끼긴 하지만) AI를 딸처럼 생각하며 아껴주고, 게임상에서의 결혼을 마치 현실에서 결혼한 것처럼 중요시하는 키리토와 아스나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닷핵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먼저 지적되었던 것처럼, 스토리게임은 개발자가 돈을 벌기 위해 혹은 다른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가상현실이다. 이 프레즌스라는 현상을 게임 개발자들은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개발자들이 NPC를 조종하며, 그들의 의도에 따라 플레이어 주변의 환경이 조종되기도 한다. 비밀스런 어둠의 과학자라는 설정은 사실 너무 흔해서 금지되다시피 했지만, 이것이 개발자로 바뀌니 신선하다 해야 하나. 아무튼 첫번째 악당개발자보다 더 비열한 두번째 개발자가 기존의 소드 아트 온라인 시스템을 카피하여 비슷한 게임을 빅데이터로 사용한다는데서 1기 2쿨은 시작된다.

 그러니 아스나가 두번째 개발자에 의해서 납치되어 왔다는 설정이지만, 은유상으로 보자면 이 상황은 아스나가 게임중독 상태에 빠져있다고 봐도 무난하다. 인터넷에 한동안 돌았던 아스나 창녀설이라던가, 독자들 사이에 이는 묘한 아스나에 대한 반감도 (주요 이유는 아마 키리토와 넷상에서 했기 때문인 것 같지만)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키리토는 소드 아트 온라인 사건 이후 그가 게임중독에 걸렸을 가능성에 대해서 편견을 지니지 않고 진심으로 그를 걱정해주는 가족들을 보고 정신을 차린다. 하지만 불안증세도 있는 듯하고, 무엇보다 귀환병같은 분위기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비록 게임상에서지만 죽었다 살아났으니까.

 키리토는 이 묘한 사태(...)에 직구를 던졌다. 직접 게임 속으로 들어가 그녀를 구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애니 속 어떤 사람들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이는 게임에서 시작되어 게임으로밖에 풀 수 없는, 그녀와 그 특유의 정신치료과정이다.

 

뭐 이 장면은 단순한 아스나 서비스 장면으로 해석하기로 하겠다(...) 랄까 초등학생 상대로 촉수 몬스터가 쏟아져나올 때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사람 중 촉수취향자가 있음을.

 나? 나는 개인적으로 맘에 안 든다. 무녀복을 입히란 말이다! ​

 

5. MMORPG의 중독요소는 5가지가 있다고 한다. 
 대리자아(캐릭터), 가상세계의 체험, 커뮤니티, 익명성, 호기심이다. 이것들은 온라인 게임 중독진단 측정에만 적합한 요인들이다.

 ​새로운 정보도 알았으니 이것으로 간단히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 인물들이 게임에 몰두하게 된 원인 분석도 해보겠다. (취미로 심리학을 부전공한지라 정확히 들어맞는다고 볼 수는 없다.)

 키리토: 사실 자신도 뭘 원하는지 모르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녀석이 굉장히 복잡한 캐릭터로 나오는데... 그냥 원래부터 재미있는 것에 몰두하는 녀석인 것 같다. 굳이 말하자면 가상세계의 체험을 즐긴다고 해야 하나.

 아스나: 또 다른 자아를 만들고 싶어서 게임에 몰두하는 타입이다. NPC는 NPC이고 게임 캐릭터는 그저 게임 캐릭터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의외로 현실적인 녀석이다. 그리고 아바타를 아바타가 아닌 자신의 또 다른 자아로 생각하는 이런 녀석이 제일 게임 중독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현실과 가상을 혼동하는 타입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구하: 좋아하는 사람이 게임을 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 즉 호기심으로 게임을 시작한 경우. 전종수에 의하면 호기심 요소는 게임 중독에 미치는 영향도가 가상세계의 경험, 익명성 등에 비해 2배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검도 등으로 정신을 갈고 닦아 성품이 딱 부러지는 타입이기 때문에 자신의 캐릭터를 다른 게이머들보다 고레벨로 성장시키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그런 사람으로 되는 건 면했나보다. 키리토와 아스나에 비해 외모도 이름도 상당히 다른 걸 보면 익명성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듯. 되려 나이어린 여동생이 게임하는 걸 지켜보는 것 같아 흐뭇한 마음이 든다.

 

6.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애니, 재미있다.

 솔직히 말해서 라노벨로 보면 상당히 따분했을 거라 생각한다. 내 정보에 의하면 소드 아트 온라인 원작은 내용도 훨씬 더 길다는데, 솔직히 메인 스토리 빼고는 별로 재미없었음... 그러나 애니메이션에서는 깔끔한 영상미와 내가 좋아하는 유키 카지우라의 깔끔한 OST 덕분에 작품이 더욱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럴 땐 텍스트보다 영상이 낫군 그래.

 그러므로 엑스트라 에디션도 2기도 꾸준히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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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원 2018-05-0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구

전성원 2018-05-0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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