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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평점 :
"동정이다! 더 높은 인간들에 대한 동정이다!" 그는 소리쳤고, 그의 얼굴은 청동으로 변했다. 좋다! 그것도ㅡ끝이
났다!
나의 고뇌와 나의 동정ㅡ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도대체 나는 행복에 뜻을 두고 있는가? 나는 나의 과업에 뜻을 두고
있다!
자! 사자가 왔고, 나의 어린아이들은 가까이에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성숙해졌고, 나의 때가 온 것이다.
이것이 나의 아침이다.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이제 솟아올라라, 솟아올라라, 그대 위대한 정오여!"
차라투스트라는 남을 도우려는 자선이 자신의 행복과 동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것을 극복하려 결심했는데도 불구하고 차라투스트라는 제4부 맨 마지막에 가서야 극복해낸다. 이는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 없이 자만을 품지 않고 자신의 과업에 순수하게 전념하면서 눈앞에 있는 이에게 자선을 베풀지 않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나타낸다. 가족들 모두가 기독교인 니체로서는 특히 이를 극복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으리라 생각된다. 사람은 타고난 환경을 극복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투스트라는 행복하기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이 책의 대부분은 제4부의 축제를 제외하고는 그의 처절한 고뇌로 이루어져 있다. 사랑에 실패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는 전반적으로 쉬운 길을 벗어나서 어려운 길을 일부러 선택한 사람들이 겪어야 할 고통을 상징한다. 그러나 에티카의 말대로라면, 쾌감은 악일 수 있으며 그 쾌감을 줄이기 위한 고통은 차라리 선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