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개정증보판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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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이란 원래 남들이 보기에 정상일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플라톤이 어쨌는지 명확히 알진 못하지만 난 어쨌던 하나의 진리가 존재한다는 그 분의 말에 찬성한다. 스피노자는 자신에게 유익한 게 선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인간으로서 유익한 무언가를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참 단순한 사람들이 많다. 사건이 생기면 땅값이 오를까봐 걱정하는 모습은 악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럽다. 원자력발전소를 국내에 세우는 대가로 대체 다른 나라에서 뭘 받아올 수 있겠는가? 그게 터지면 분명 우리나라 자연계에 피해가 생길텐데 그걸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겠는가? 조심해서 쓰면 되지라고 퉁치기엔 이미 사고가 해외에 두 차례나 크게 발생했다! 러시아는 그렇다치고 우리가 그 장인정신으로 뭉친 일본보다 더 조심해서 쓸 수 있다고? 그리고 녹색당의 당원이라면 당연히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라던가, 아님 최소한 문을 닫도록 만드는 게 선이지 않겠는가? 진짜 심하게 쇼크받아서 수요일날 겪은 걸 지금 머릿속으로 정리해서 토요일날 쓴다. 레알 예전 성격이었음 그 자리에서 테이블 엎음. 샹 내가 좋아하는 카페였는데 이제 못 가게 생겼네... 다음에 그 모임도 다시 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지는 폴리스나 아고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죽을 때까지 서로를 물어뜯는 원형경기장 아레나만이 남아있을 뿐이라는 말은 정말 딱 들어맞다. 마치 아고라에서 출판한 레닌 전집 이야기했다고 졸라 까이고 보수층 리스펙트 해주세요 이딴 소리 들은 나같다. 아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그거 모임 나오지 말라는 소리 아닌가 ㅋㅋㅋ 그러니까 내 말은, 나는 저자의 말에 일부 찬성하지 않는단 소리다. 어떤 극단적인 것에 반대하려면 반대의 극단으로 가야 균형이 맞는다. 이로써 그만큼 우리나라의 우파가 너무 막장이라는 사실이 증명되기도 하고.

아무튼 저자의 이 말은 맞다. 국가는 괴물이 아니다. 단지 괴물화가 될 뿐이다. 민중들이 제대로 법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자꾸 불신의 벽을 쌓으면 그렇게 된다. "'신의 명령'과 같은 절대적 규범이 사라진 세상에서 정의란 결국 올바른 절차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정의나 진리를 찾아가는 이런 과정을 일부 전문가들이 독점해서는 안 되며 그럴 수도 없다." 머릿말에서 나온 이 말이 책 전반적으로 되풀이된다. 표지에도 적어놓은 걸 보면 저자가 이 대목을 무척 중요시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신의 명령이라... 저자 프로필을 보면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라는 책도 쓰신 걸 알 수 있으며 그의 아버지는 장로이셨다고 한다. 그러니까 역사전쟁처럼 대놓고 자신이 기독교 신자들을 위해 책을 써놓았다고 밝히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독자층을 그쪽으로 인식했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란 참 엄청난 종교인 듯하다. 영양가 있는 책은 별로 없는 듯하지만 책도 굉장히 많이 나오는 편이고;

기독교 성경은 대체로 읽기 어렵다. 이전에 쓰인 단어를 지금도 그대로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어려운 성경이 지금도 유통되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 사람들이 사가기 때문이다. 이미 학자들의 연구로 인해 우리말로 번역된 성경이 출간되었다. 기독교와 천주교가 합작으로 번역한 성경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목사가 이런저런 성경을 사라고 넌지시 강요한다거나, 본인이 소리내어 읽으면 유려하다는 등 주장하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허영심이다. 법학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자살을 해도 난 마광수 교수를 용서할 수 없고 우리 애는 빨간책 보지 않았음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근본주의 기독교에 가라는 좋은 예시다. 근데 그분들도 받아줄지는 논의에서 제외한다. 내가 이전에 장정일 시집을 읽고 쓴 감상문도 있지만, 내 국내책읽기의 시작은 마광수였고 요즘 남발하는 스토리 없고 개연성 없고 쓸데없는 동인지들보단 훨씬 문학적이다.

 

 

 

 

구속된 전직 검사의 웃통 벗은 뒷모습을 찍은 화면을 본 일이 있는지 묻는 대목도 인상깊다.

 

우리나라는 사형하라 십자가에 매달아라 성기를 잘라라 목청껏 외치기는 잘하지, 왜 강도 절도 피의자나 조직폭력배들은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인지 질문하질 않는다. 이는 문신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남자들은 노조미를 팔뚝에 문신해도 스게 ㅋㅋㅋ 그 이상의 반응이 없지만 (심지어 애니에서) 문신한 여성들을 봐도 "얘네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물어본다. 시발 뭐긴 뭐야 문신한 사람이지 무뇌충들아.

 

 

가장 어이가 없었던 부분은 함 검사가 김모 씨 부인에게 "야, 이 X야, 30만 원짜리 팬티를 입으면 뭐가 달라지냐?"라고 다그쳤다는 부분이다.

 

어마어마한 성추행을 공적인 자리에서 해버리다니 생각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 사람이 뭐 부자라도 매일 집에 박혀있지 않을테고 앞으로도 각종 사교계에 나갈 텐데 그 때마다 사람들이 이 여자를 보면서 그녀가 입은 팬티를 상상할 거 아닌가. 피의자던 아니던간에 다들 사람인데 검사는 자신을 빼면 그럼 다 동물로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아니, 동물도 동물권이 있다고들 하는데. 아무튼 히키코모리 늘릴려고 작정했나 ㅋㅋㅋ 그리고 저자가 팬티 살 돈으로 기부를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한 부분에서 난  가장 큰 쇼크를 받았다. 아니, 그 여자가 기부를 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세요? 이름 알리지 않고 기부했을 수도 있지. 그리고 기부를 안 했음 뭐 어때? 기부 안 한 사람은 기분 전환으로 팬티도 사면 안 돼?

 

 

오래전이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옛날엔 젖꼭지도 표현하면 안 된다고 해서 에반게리온 티비판 상영될 때 전신 다 빨개벗은 레이가 무삭제판에서도 젖꼭지가 안 나온 때가 있었다.

 

 

그런데 에반게리온 극장판에서는 심의에 안 걸려서 젖꼭지 나온다고 해서 모두들 열광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거 맞는지 우리 덕후분들 댓글로 지적 좀 해주세요.) 근데 확실히 티비와 영화는 심의기관도 그렇지만 세계 자체가 다른 듯하기도 하다. 노게임 노라이프가 티비판이 19금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극장개봉에선 무삭제 노모에 12금이라고 해서 지금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나. 웃긴 에피소드이긴 하지만 명심해둘건 어차피 세계적으로 에로에 관련된 심의는 매우 복잡하고 모호하다는 거다. 계속 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에 그 유명한 만화애니 분쇄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에, 이제 점점 심의가 유해질 날만 남을 것이다. 그 때 완전히 우리나라 만화랑 애니메이션이 죽어버려서 지금도 열등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말이다.

 

 

애니는 모르겠는데 영화의 경우, 이제는 음모노출이 기준은 아니고 그 행위가 기준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나체신일 경우에는 음모가 노출되어도 상관없는데 노골적인 베드신의 경우 안되는 것으로 알고있다.
15세의 경우에도 단순한 유두노출은 상관없다. 12세에서도 성적 맥락없이 잠시 노출되는 정도는 허용된다. 그래서 노게임 노라이프가 12금이 된 것이다. (스토리상 근친은 아니니까.) 2000년도에 출간되고 2011년도에 개정판이 나온 책이라 그런가. 털과 젖꼭지의 논란이라니 너무 진부하다. 그건 넘어가더라도 저자 자체의 정보력도 모자란 듯해서 아쉬웠다. 그런데도 그 글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싣다니 그쪽에 뭔가 묘한 집착이라도 있으신 건가? 저자에겐 죄송하지만 꼰대 티가 확 난다. 차라리 아예 조효제 님처럼 새로운 책을 다시 쓰시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낡은 내용을 절판도 하지 않고 방치해두시면 사람들에게 어떤 오해와 혼란이 생길지 알 수 없을 텐데.

 

  

그리고 대상 여성의 허락 없이 사진 찍는 몰카를 어떤 것이건 불문하고 싹 다 처분하는 이유는 하이 앵글과 로우 앵글로 시비를 따지는 교활한 인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리를 찍는 건 위법이지만 전신을 찍는 건 합법'이라는 해괴한 말이 떠돌곤 했었다. 이 말에는 좀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격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인데 그렇게 중도의 입장을 표명해선 안 되지. 워낙 저자가 보수적이다 보니 어쩔 수 없겠지만. 어차피 주제가 '정답은 없다'이니 내 리뷰도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또한 저자는 검사가 비리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책에서 장황하게 설명한다. 글쎄. 애초에 높은 자리를 싫어하긴 하지만 그깟 지위가지고 사람이 변한다면 그건 의지박약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겁한 변명이겠지. 저자의 말대로 로스쿨에서 남녀차별이 심해졌는지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이대 로스쿨에서 여자만 뽑는다는 불만만 쇄도하는 것 같다. 남자에게는 역차별을 당하니 불리하다나? 여성을 우대한다는 로펌에서 여성직원이 30%밖에 안 된다는데 무슨 개소리인지 모르겠다만. 오히려 '로스쿨에서 보는 법조계 성차별'이란 글까지 있는 걸 보면 로스쿨에 간 여성들이 알아서 잘하는 듯하다. 저자의 관심은 고맙지만, 쓸데없는 오지랖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낙태를 합법화하면 몸을 함부로 굴리는 여성들이 마구 낙태하여 몸을 상하게 할지도 모른다'라며 걱정하는 남자들을 보는 것 같다.

P.S 내가 이 책에 별 5개 만점에 2개 주는 결정적 이유는 내가 읽은 책들과 이 저자의 설명이 너무 겹쳐서 개인적으로 재미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구절 때문이다.

 

연구실에서 자기 몸에 자꾸 손을 대는 성희롱 지도교수에게 앞뒤 볼 것 없이 "야, 이 씨방쉐이야!"라고 소리지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런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입니다.

말은 존나 쉬워요 그쵸~?
지가 당해봐야 그게 불가능한 걸 알지.
내가 그렇게 살다가 지금 아예 그 세계를 떠나게 됨.
이건 무슨 가해자는 책임이 없으며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해야 하니 피해자가 유죄라고 하는 우리나라 사회 시스템도 아니고 ㅋㅋㅋ 기막힌 건 이런 쓰레기 대목이 나온 책을 노무현 대통령이 극찬했고 전교조가 추천했다는 사실이다. 독서모임에서는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모르는 듯하고. 우리나라 여성들이 레알 이따구로 산다. 다 방구뿡이라 치고 시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실험 루시퍼 이펙트와 이 상황을 빗대는 건 진짜 용서할 수 없음.

 

거가다가 사법연수원의 다수를 차지해온 몇몇 법대 출신이라는 끈이 추가되면 결속은 더욱 강화됩니다. 과거에는 여기에다가 경기, 서울, 경북, 경남, 부산, 광주, 춘천, 강릉 등 몇몇 비평준화된 시절의 세칭 명문고 출신 배경까지 더해짐으로써 정권의 부침에 따라 특수한 엘리트 그룹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어이구 아주 지랄이 풍년이구만.
그러고보니 강릉 쪽은 법원 멤버들을 등산 시킨다고 소문이 자자하다던데 당신들은 대체... 

 

기타 독서토론에서 나온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정리해놓은 것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http://vasura135.blog.me/22112219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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