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하고 싶은 말
김수민 지음, 정마린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벼운 약속이란 없다

시간 약속 못 지키는 사람은 믿지 마세요.
조금만 생각해보세요.

약속에 무덤덤한 사람은 늘 한결같아요.
늘 사정이 있고, 늘 자신 말고 다른 이유를 탓해요.

늦는 건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그만큼인 거예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거예요.

"조금 늦을 수도 있지!"
그러는 사람과 깊게 사귀지 마세요.
정말 본인이 그 약속을 지킬 마음이 있다면
늦지도, 취소하지도 않습니다.

내 시간만큼 상대의 시간도 중요해요.

 

 

이건 연애에 적용되는 말인데, 이전에 만난 남자들이 진짜 약속 빠짐없이 지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시간 약속 빠짐없이 지킨다는 인간도 몸이 너무 아프다며 스케쥴 다 펑크 내버리고는 나한테 전화한다고 성질을 냈는데, 나는 고딩 때 입원 때문에 학교를 빼먹은 적은 있어도 친구 약속장소에는 배를 움켜잡고 기어가서 만났었다. 그래서 진짜 "뭐라고 이새꺄?"라고 답했었다. 레알.
 착한 성격으로 유명했던 인간도 다른 직장에 취직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나한테 말하길래 같이 공부하자고 했더니 시험 한 번 미끄러진 이후론 헤어진 지금까지도 공부 안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좀 과한가 싶어서 남한테 맞춰주고 있다. 예를 들어 처음 모임을 참석하면 30분 일찍 도착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좀 늦게 도착하는 모임이다 싶으면 나도 5분 늦게 도착하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어떤 사람이 몇 분 늦는다 하면 책을 읽으면서 기다린다. 그치만 무지 짜증나는 건 사실이고 그 사람 만나면 '몇 분 늦은 사람'이란 게 딱 얼굴에 씌여 있다. 만나기로 해놓고 나서 얼굴 안 비치면, 왠만한 사정이 있지 않은 이상 두 번 다시 안 만난다. 대화도 안 섞는다. 이래서 내가 친구가 없나보다.

 

  

의외로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글인데 건질 수 있는 건 놀랍게도 얼마 되지 않는다.

 

 사랑 이야기는 굉장히 고지식해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선입견이 걸러지지도 않은 채 그대로 담겨 있다. 사장 욕을 하는 친구에게 사장을 하지 그러냐라고 충고하는 부분에선 좀 황당하기도 했다. 애초에 그 친구는 그 회사의 사장이 부러워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입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의도는 알겠지만 위로를 해야 할 사람이 할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에게도 고민이 있다는 말 등에서는 은근 저자 자신의 입장을 담은 게 아닌가 싶다. 깊게 생각하며 여러번 읽을 만한 글은 아니고, 그냥 힘들 때 한 번 쓱 훑어볼 만하다.

 

 

 

무심코 책을 읽어나가다가 마지막에 강릉이 난데없이 튀어나와서 정말 깜짝 놀랐다 ㅋ 의외로 여기 인기 있는 곳이었구나. 아무튼 내가 사람을 만나거나 마음이 복잡하거나 할 때 내가 하는 세가지가 다 모여 있더라.

 

강릉 카페거리를 걸으며 바다를 봐도 좋고,
주변에 있는 산을 등산하는 것도 좋고,
사람 많은 곳을 걸어 다니며 사람 구경하는 것도 좋아요.

오직, 나만을 위한 쉼표를 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