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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듯 가볍게 - 상처를 이해하고 자기를 끌어안게 하는 심리여행
김도인 지음 / 웨일북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성공담을 가지고 자기처럼 성공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스승이 아니라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하기 위한 수집품을 모으는 사람일 뿐입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1022/pimg_7774821971509017.jpg)
결국 기질은 타고 났으니 어딜 가서도 남은 이런 취급을 받지만 나는 저런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성인이 되었을 때서야 알게 되었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남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는 것밖에 없다. 물론, 내가 변한다고 해서 남이나 환경이 변화될 거라는 기대가 있다면 버리는 게 좋다. 물론, 상황이 급격히 안 좋아질 때는 그냥 그 상황을 벗어나는 게 좋다. 하지만 만약 그 장소가 돈을 버는 곳이라면 그냥 말을 섞지 마라. 침묵하고 무시하기만 해도 그 환경을 반 정도는 벗어날 수 있다. 대신 누가 무슨 말을 걸면 그 말에 귀를 기울일 것. 이 책의 핵심은 그거다. 솔직히 난 다 겪어본 일이라서 그냥 호흡명상에만 집중해서 책을 보고 나머지는 다 패스했다.
5년 만난 사람이 인연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당했다는 느낌이 났지만 두마디 하고 풀었다. 솔직히 한마디면 끝낼 일이었지만(...) 그리고 어떤 사람과 진정으로 같이 살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그 사람을 찼는데, 그 사람이 슬픔에 차 있어도 나는 위로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일을 겪을 때 유산소 운동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호흡명상같은 휴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고 본다. 세상의 좋은 점이 있는데, 그 좋은 점이 너무 약하거나 어떤 사람들이 그 점을 보지 못하니 이끌어내는 게 진보이지 않을까? 진정한 인생선배는 자신의 실패를 이야기하지도 않고, 자신의 성공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그런 점에선 소크라테스가 참으로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물건 판매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고객이 진정 찾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물건이 있는 위치를 말해주면 끝인 것이다. 더 이상의 말은 잔소리가 된다. 이제까지 자기계발의 한계였던 꼰대성을 탈피하려는 데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세상엔 학대 말고도 심리전문가에게 반드시 상담을 받아야 할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성희롱같은 건 가해자를 찾아가서 소통하기가 몹시 힘든 일이고 특히 재현할수록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나는 인사이드 무비 자체를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본다. 우리가 당하는 부당한 일들은 대부분 정치사회와 관련되어 있어서 개인이 해결하기 힘들다. 정 심리 상담을 받고 싶다면 지방이 아니라 수도권의 유명한 전문가를 찾아가라는 의견도 제시되는 판이다. 절대 혼자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런 책이 유행하다니, 아무리 개인성을 강조하는 시대이고 혼밥혼술이 판을 친다 해도 이건 아니다.
이루려 했는데 이루지 못한 일을 죽음명상으로 떠올리라는 말을 듣고 사과를 떠올렸다. 확실히 연애경력을 떠올릴 때 나와 이전에 연애했던 애들을 남녀노소 모두 내가 차버렸다는 전무후무한 기록이 있는지라, 뭔가 그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기분이 든달까. 근데 이건 뭘 얻는다기보다는 버리는 데에 더 가까운 거 같기도 하다. 그 외에 뭔갈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애초에 이루지 못할 때 모든 미련을 다 내팽개치기 때문이다.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리기도 하다.
제발 이 책이 정신분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이 책은 자기계발이다. 이 책을 읽고 심리적이라고 떠벌리는 건 무식을 공공연하게 만천하에 드러내는 짓이며 마치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를 보고 와 자본론 봤다라고 하는거랑 비슷하달까 그런 것이다. 이 책을 보고나서 정신분석에 흥미를 느끼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서적들을 본다면 좋다. 그러나 이 책을 보는 사람들에게 확실히 말해두는데, 여기서 소개하는 책 중 주역 하나라도 건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냥 시간낭비한 거다. (다행이랄지 저자는 자신이 읽은 책의 정보를 본문에서 상세히 나열하고 있다.) 이 책은 지금 정신분석을 뭉개버린 데 지나지 않으니 제발 여기에서 나오는 그대로 어디다 얘기하고 다니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