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 세월호 추모시집
고은 외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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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 닭대가리들아 국가와 나라는 너 자신임을 알라.

 

 

사형보다 더 끔찍한 벌이 있었으면 좋겠다. 종신형을 당하면 그냥 먹고 사는 걸로 끝나지 않는가. 더군다나 성경을 들고 다니는 형무소의 개독교 자식들은 죽기 직전에라도 용서를 빌면 연옥에라도 가니 자신들은 지옥에 가지 않을 거라고 당당하게 만인에게 호통을 친다. 오 주님. 주님은 왜 그렇게 바보같이 순해빠졌습니까. 왜 이 나라의 권력자들에게 더한 고통을 주시지 않는 겁니까.

 

 그러나 이 시는 신내림의 결과를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신은 저 하늘 위에서 맑은 웃음같은 하늘과 분노에 싸인 폭풍과 명랑한 비와 부끄러워하는 하얀 눈으로 우리 국민들의 생각을 비웃는다. 그럴리가. 나는 이미 너희들에게 벌을 내렸다. 바로 너희 인간들에게 말이다.

 그리고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를 생각하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일본의 속국이었던 우리는 일부 친일파들에게 아직까지 지배를 받아서 혼돈에 싸여 있다. 이놈의 나라는 한 사람 한 사람 사이코 건담을 타봐야 한다. 건담 유니콘에서는 모든 사람이 공감이 능력자임을 부정하는 인간을 공감력을 최대로 높여주는 사이코 건담에 태운다. 그리고 그 사이코 건담의 노예가 되었던 마리다라는 여성의 죽음과 그 주변 사람들의 괴로움을 실컷 체험하게 한다. 대통령과 선장과 해경을 포함한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그 사이코 건담에 타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이 아니라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엿먹으라지! 현실에선 세월호에 탔다가 죽은 학생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하고 살아남은 학생의 허탈한 웃음을 비난하는 주제에! 긍정적으로 살자? 지금 긍정적으로 살아서 니 목구멍에 밥이 넘어가고 똥구멍에 똥이 나오고 니 정자 난자로 인해서 태어나는 아이를 보고 웃고 있니? 그 와중에 나를 겁탈하고 뺨을 때리고 괴롭히고 그 괴롭힘을 방관한 인간들이 섞여있을 걸 생각하면 아직도 구역질이 난다. 진실을 덮는 데 능란한 건 과연 정부 뿐인가? 나 너 우리가 모두 한통속으로 그들을 바다 모래 속에 처넣은 게 아닌가!

 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멸종하길 바란다. 안 그래도 애를 낳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얼마 가지 못해 초고령화를 넘어설 거라는 의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도 기꺼이 동참하겠다. 내가 노인이 될 때쯤엔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 2014년에 탄생한 아기들까지 모두 미쳐서 치매 공화국이나 되어서 모두에게 망령되고 아주 못된 귀신이나 씌이길 바란다. 그러나 세월호에 수장당한 사람들, 아니 영혼들은 전부 어디론가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가길 바란다. 다시는 우리나라에 환생하지 않길 바란다. 아마 당신들의 부모님들도 그걸 바라고 있지 않을까.

 

1

이상해, 더 이상 배가 고프지 않고 춥지 않아 난 내 몸을 빠져나가는 중인가 봐 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이니까 지금 난 21그램일 거야 답답해. 갑판을 뚫고 나갈 수 없어 나는 내 몸만 빠져나갈 수 있나 봐 세월의 무게가 6835톤이라고 했지 난 고작 21그램인데 세월의 갑판 속에 갇혔나 봐 너무해, 스물한 살에는 올리브처럼 허리 잘록한 여자와 연애를 하고 뽀빠이 아저씨처럼 힘센 수명이 되어 저 수평선 너머 세상 구경이나 실컷 해볼까 했는데

2

가만히 있어? 여기 가만히 있으면 커다란 입들의 밥이 될 거야 뽀빠이는 시금치의 힘으로 불트에게 잡힌 올리브를 구했잖아 뽀빠이가 가만히 있지 않아서 올리브를 되찾을 수 있었던 거야 아무도 세월의 갑판을 찢고 날 구할 수 없잖아 왜 가만히 있어? 난 여태 가만히 있었잖아 가만히 책상에 앉아 창문 너머 새 떼를 못 본 척했고 매일 가만히 앉아 책 속에서 세월을 찾아 헤맸잖아 사실 난 망망대해에서 세월이나 낚으며 살까 했는데

 

예상치 못한 뽀빠이라는 서브컬쳐 장르의 작품이 나와서 놀랐지만 상당히 기발한 시라고 생각해서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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