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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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말 그대로 다정함은 많이 느끼고 표현하는 일이다. 다정함이란, 섣불리 억제하고 눈치 보는 우유부단함과는 다른, 엄격함을 내재한 너그러움과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한다. 다정함은 말이나 눈빛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접 다가가 몸을 움직여야만 보여지는 것, 그러니까 실천과 함께 자라나는 것.

 

 

 

 난 왜 2월이 다가오면 딸기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내가 봐도 난 다정함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남을 비꼬는 일은 정말 잘하는데 남에게 무언가를 주는 데엔 매우 서투르다. 변명하자면, 어떤 사람이 잘 해주면 나도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줘야겠다고는 생각하는데 다른 일이 끼어들면 금방 까먹기 일쑤다(...) 이래서야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기주의자는 이기주의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예를 들어, 성격이 매우 꼬인 아이가 사회에 적응이 안 돼서 방구석에 틀어박혀 내내 책을 읽었다고 하자. (다들 눈치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성격 매우 꼬인 아이가 바로 나다.) 책을 읽으면서 지식이 점점 쌓이기도 하지만, 책을 나의 취향에 맞게 구입하는 방법도 알게 된다. 점점 출판사마다 나름대로의 비전과 개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편역과 완역을 구분해서 책을 사고, 그러다 보니 나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약은 지식도 생겨서 철학 책이 아니라 철학을 설명하는 책을 먼저 읽고 아는 체를 하게 된 점도 있지만;;; 타인을 차단하면 어느 정도 이익이 생기는 것도 있다. 당연히 손해가 더 많지만 말이다. 
 
 삶을 사는 게 힘들고 지친다면, 가끔씩은 공백을 둬야 한다. 나는 봄이 되면 보통 정신이 느슨해지고 몸에 병이 생기고 실수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진다. '몸이 풀린다'는 말이 그야말로 딱 맞다. 그런 경우는 몸이 쉬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럴 때 나는 다이어트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밥을 꼬박꼬박 챙겨 먹으며 저녁을 먹으면 바로 취침한다. 가끔은 이기주의자가 될 필요도 있다. 물론 항상 이기주의자인 경우라면 예외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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