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day Jeju 섬데이 제주 Vol.2 - 제주의 숲 Someday Jeju 섬데이 제주 2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북노마드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홍당무와 당근이 같은 것이라니! 살면서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었다. 머릿속에 그려진 당근과 홍당무는 모양조차 달랐다. 당근은 우리가 늘 먹는 역삼각형의 매끄럽게 생긴 그것, 홍당무는 <곰돌이 푸>같은 외국 애니메이션에나 나오는 좀더 길고 울퉁불퉁한 모양의 그것이 아니었나? (...) 충격적이었던 아침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평대리를 걸어보았다.

 

 

  

 당신이 만일 센타로의 일기를 보면서 저 주인공 토끼의 살인적인 귀여움에 마지막권까지 미친듯이 침흘리며 탐닉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냉혈한이나 싸이코패스일 것이다.

 

 내 입덕의 계기가 된 센타로의 일기를 기억하게 해줘서 이 책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굉장히 간지럽고 낯뜨겁고 손발이 마구 오그라드는 내용이긴 하지만... 요즘 너무 마음이 깊이 가라앉는 내용의 책들을 많이 봐서 솔직히 리프레시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지금은 제주도를 갔다와서 이 책을 봐서 훨씬 더 기분이 좋아졌다. 성격도 전반적으로 좀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회사에 갔더니 왠지 사람들이 다정하게 대해줬다;;; 이게 뭔가 싶고 굉장히 부담이 갔는데 아무래도 내가 평소보다 따지고 들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 약간은 인정한다. 아무튼 제주도는 그놈의 힐링에 효과가 좋은가 보다. (정용준의 바벨 때문에 현재는 다시 흥분되어 있는 상황이다.)

 

  

 비자나무 숲과 사려니숲길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 

 

 숲이 울창하다고 그렇게 이야기들을 하는데, 솔직히 버스타고 조금만 가면 설악산을 볼 수 있고 무료입장할 수 있는 나에겐 그닥(...) 그냥 평지에 굉장히 잘 정돈된 나무들이 가지런히 서 있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내가 흥분한 건 나무가지들보다는 그 밑에 깔린 우둘두둘한 뿌리와 바위에 쭉 깔려있는 이끼였다. 이 그림과 같이 말이다. 이 그림은 일본 일러스트란에서 퍼온 것인데, 그 때 본 숲과 비교한다면 좀 더 인위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중이고 일본에도 가본 친구 말에 의하면 일본의 숲은 자연보다는 인공정원의 느낌이 많이 난다고 한다. 그런 것으로 둘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제주도를 지킨 보람이 이런 데서 발휘가 되는구나 생각했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산책하면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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