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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 A형 2015.12
레이디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공동체
생활에서) 아무런 갈등이 없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몰이해가 생기면 그것을 직시하여야 합니다. (...) 저는 특히 여러분의 주의를
흩어버릴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문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모든 것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여러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매우 겸손하게 하십시오.

요즘 용기라던가 용자가 테마로 뜨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진정 용자라고 생각되는 짤방을 올려보지.
일단 지적하고 싶은 것부터 먼저 지적하겠다.
교황님이 1년 전 우리나라에서 파격적인 발언들을 하고 가셨음은 가톨릭을 좋아하던 싫어하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바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가톨릭이 무시받는 이유는 교황님 자체의 실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한국 교구가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우리 사회와 가톨릭 교회는 아직도 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게 낙인을 찍지는 않는가? 추기경이란 작자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일삼으며, 그래도 다 자신처럼 호된 교육을 받고 어렵게 신부가 되었을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다. 방식이 어떻던 간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진정
중산층이 아니라 가난하게 살아가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을 비웃고 못살게 군다면 이는 강자가 약자를 우습게 보면서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내 말이 틀린가? 내가 보기에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인데도 경향잡지는 이를 무시하고 교황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대형차를
경차로 줄였다느니 성당대학을 세웠다는 등의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교황님이 위로하신 세월호 유가족들과 제주도 강정 사람들 등에
대한 천주교의 지원은 턱없이 모자란다. 이는 교황님이 강조하신 실천을 절반밖에 행한 데 지나지 않는다.
연말에 종말론을 내세운 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개신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읽는 듯하여 개인적으로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내세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도 아직 가보지 못했으니까. 물론 사회적인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 내부의 신앙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종말론은 어찌보면 굉장히 세속적인 제사 이야기로 흘러가면서 내용이 이상해졌다.
또한 잡지 비용이 오른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될 바엔 띄어쓰기나 기타 맞춤법을 좀 제대로 첨삭하여 편집했으면 좋겠다. 분명 필자 본인들이
한국어로 직접 썼을 텐데 번역투의 글도 상당히 많았고 심할 땐 도저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문장이 뒤죽박죽이었다. 편집자들은 제대로
일하셔서 보기 거슬리는 군더더기들을 좀 싹 정리해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