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제1352호 2015.09.22
시사저널 편집부 엮음 / 시사저널(잡지)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돌고래호 전복 사고가 발생하자 국민안전처와 해양수산부는 승선 확인 문제를 놓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국민안전처는 낚시 어선은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 의해 해양수산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해양수산부는 여객선 승선 확인은 해경 업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 해경은 A씨의 거짓말이 구조 지연의 원인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 특히 항적도에서 돌고래호가 사라진 사실을 인지하고도 상황 판단을 부적절하게 했다는 책임에서 해경은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돌고래호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단순히 넘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당연히 세월호 사건이 생기고 나서 1~2년만에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해서일 것이다.

 

 남 탓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난 분노를 느끼는 편이지만, 내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때 그 문제에 대해서 속상한 마음을 잘 말하지 않고 어떻게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엔 내 책임인 문제에 대해서 남탓을 해본 적은 별로 없다. 만약 내가 남탓을 한다면, 대체로 그 상황을 쉽게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어쩌면 이 사람들도 그럴지도 모른다. 은근 자신들의 탓인 건 알지만, 은근 마음 속의 짐이 크고 그런데도 그것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던 게 아닐까. (쥬빌리은행을 만들었음에도) 진보던 보수던 상관없이 일본으로 자본을 빼돌린 롯데 회사를 어찌해볼 수 없었고, 지금도 면세점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하는 게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그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내 정당성을 밝히는 한 문장의 발언을 제외하곤 가급적이면 침묵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이것은 힘이 없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소극적인 방법이다. 결국 힘이 센 사람이 힘이 약한 사람에게, 강대국이 약소국에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먼저 말을 거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다음과 카카오가 병합되서 다음이 사라지고 있다. 난 이게 아무래도 정부에 대항한 아고라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삼성 계열사라서 2인자의 소멸을 손놓고 봐야 하는 네이버도 안타깝다. 그러나 다음이 사라지면 아마도 이후엔 네이버 차례일 것이다. 확실히 그 소식이 이 잡지에 실린 이후로 내 네이버 블로그의 접속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아마도 몇몇 아주 유명한 블로그를 제외하고는 다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이건 어딜 봐도 '대세의 흐름'이 아니다.

 국가는 담배 가격을 무리하게 인상시켰지만, (결국 대기업들이 그동안 펑펑 써와서 생긴 국가적 빚을 갚으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밀수입이 성황하고 있다. 지금 이 시대는 포용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 생각한다. 역시 이런 상황에서 압박을 받는 건 약소한 사람들이다. 사람은 인생은 굴곡이 있다. 지금은 잘 살고 있어도 언제 밑바닥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당신이 잘 산다고 해서 당신을 가해한 사람(?)이 꼭 배아파하리라는 법도 없다. 당연히 그런 걸로 복수가 성립되지 않는다. 알아서 잘 사는 수밖에 없고, 그런 마음가짐으론 진정한 성공을 할 수 없단 말이다. 언제까지 이걸 말해줘야 하나. 아니, 꼭 말해줘야 하나? 이젠 슬슬 지쳐간다.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