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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그(존
스노)는 대담하게도 공기가 아니라 물이 콜레라균의 매개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가 이런 가설을 세우게 된 이유는 당시에 민영화된 여러 수도
회사가 가정폐수와 산업폐수로 오염된 템즈강에서 아무런 정화장치 없이 물을 끌어다 가정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참 갑갑한 나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침묵을 강요당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데다, 침묵을 하지 않으면 죽어나가는
세상이라니.
그것도 개인이 아니라 권력이 있는 정부가 그렇게 해나가고 있다. 국정원 사건이 그
예시.
이런 사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그나마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포기하거나 죽으면 증언할 사람조차 없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단톡방에서 불합리라는 단어가 나와서 말하는 건데, '살다살다 이 불합리와 비합리의 총체같은 세상은 처음이다.' 샘터에서 나오는
탄식사들은 메르스 난국을 겪어나간(혹은 지금도 겪고 있는) 우리의 가슴을 친다. 왠만하면 정치이야기 안 하고 조용히 시골에서 짱박혀 살겠다는데,
세상은 왜 이렇게 나를 쥐어짜는지 모르겠다. 역사가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기아자동차 측이 비정규직 고공농성자들을
징계위에 회부한다고 한다. 높으신 분들은 진짜... 부끄럽지도 않니? 이렇게 멋대로 휘두르는 게 권력이고 정부라면, 그리고 계속 이런 정치상태로
나아간다면 낙수현상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고 무정부로 가는 게 나을 것이다.
소통하는 사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감이 안 되고 자유로이 이야기가 안 되는데 아빠엄마랑 캠핑을 가고 지랄이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난 그런 점에서 오 마이 베이X라던가 아빠 어X가라던가 하는 요즘 프로그램들이 정말 예술성도 없고 철딱서니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백종원은 마리텔에서 생활요리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티가 나서 살짝 마음에 들었지만, 그나마도 사람들이 '집밥'이라는 단어에 이상한 집착을
보여서 묻혀버린 듯하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백종원 이야기를 하니, 그가 최근 자기 아버지의 여성 편력에 대해서 솔직히 밝혔다는 기사가 생각났다. 아버지같이 살아가지 않으려고 요리를
배웠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찡했다. 유전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난 이상한 호승심이 생기는데(...) 그가 자기 관리를 잘 하여 인생
끝까지 극복했으면 좋겠다.
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