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코 양과 카시와 군 - Extreme Novel
이루마 히토마 지음, 박경용 옮김, 히다리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나로선, 타마코 양>문화제다. 일단 그걸 전제로 깔고 싶다. 그렇다기보다 대개의 경우, 타마코 양>우주의 모든 것들은 흔들리지 않는다. 타마코 양. 끝내준다. 내 안의 수많은 가치관을 벌채해도 전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다.

 

구원받은 자에겐 구원하는 자야말로 신인 겁니다.

 

 

 

경박하다면 경박하고, 가볍다면 상당히 가벼운 소설이다. 어느 정도냐면 술마시고 읽어도 내용 다 이해가 가고 오히려 그런 상태로 봐야 더 재미있는 소설이다(...) 게임하다가 고양감이 들어서 핥는다거나 깨문다거나 주무른다거나 하는 내용이 주류인 소설이기 때문이다.

 

 카드게임이라고 해서 룰을 알아야 하나 긴장하고 뚫어져라 쳐다봤건만 그런 것도 아니다. 대체로 타마코 양이 밤을 새워 게임을 개발해서 카시와 군에게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탈의 포커는 지는 사람이 옷을 하나씩 벗는다는 설정이 있었지만 플레이 방식은 평범한 포커식이어서 의외로 지루했다. 하지만 어떤 게임은 창의적이어서 오호, 하고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의 사진을 쭉 가져와서 나이 맞추기 게임을 하는 에피소드가 제일 재미있었다. 보통 커플들은 자신이 알기 이전의 상대방 모습을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을 빌미로 서로의 사진을 보기도 하고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상당히 구미가 당기지 않겠는가. 물론 어렸을 때 사진을 열심히 찍어서 모아놨을 때의 이야기지만. 그러니 아직 성인이 되기 이전에 사진을 꾸준히 찍어두면 좋습니다. 본인은 아주 약간 후회중. 

 

 타마코 양을 소중히 하려는 카시와 군의 노력이 예뻐보이는 소설이었다. 겨드랑이에 과다한 관심이 있다는 설정에서 좀 무섭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아무튼 타마코 양의 가슴은 물론 손을 잡는 것도 조심스러워 한다고 할까. 키스도둑잡기 게임에서 욕망과 이성 사이의 줄다리기가 특히 잘 드러난다. 카시와 군에 의하면 그런 점에서 자신들은 닭살커플이 아니라 변태커플이라고 주장하는데, 정말 흔치 않은 데다가 키스하는 걸 보면 일리가 있기도 하고 좋다고 꺄꺄대는 걸 보면 그럴리 있겠냐 싶기도 하고. 솔직히 배가 아픕니다(...) 썰을 추가한다면 안구키스 은근히 느낌 좋습니다.(응?)

    

 솔직히 난 미군마짱보다 이 쪽 커플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루마 히토마는 장편보다는 중단편이 정말 재밌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지 않는 게 안타까울 정도. 그런 소설을 쓸 때는 소설가가 약간 힘을 빼는 것 같은데 계속 이런 느낌으로 써주시면 안될까. 뒤에 있는 초단편 소설(?)도 괜찮다. 제목이 소설틱한 것 4인 걸 보면 다른 단편에다가도 이런 걸 끄적거린 것 같은데 이런 거 보면 모으고 싶잖아 제길. 게다가 전파녀와 청춘남 스토리와도 약간 얽어놓은 듯한데 그런 억지 설정은 클램프로도 충분하니 이제 그만 둬줬으면...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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