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디북스에서 새장 속의 왈츠를 포함하여 앨리스노블TL을 10% 할인하고 있다고 하니
혹시 리뷰 쓰지 않고 포인트 모으지 않는 분 중 관심 있으신 분은 이쪽으로
구입하시길.
앨리스노블 TL은 성인 여성층을 노린 라이트노벨만을 선정하여 출판하는 출판사이다. 처음에는 할리퀸 소설의 아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이렇게
얘기하고 예시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할리퀸 소설에 대한 리뷰가 하나도 없어서 충격먹었다. 생각해보니 할리퀸 소설은 나도 중고등학생 시절 때 잠깐
푹 빠진 장르라서 그런 듯하다. 일단 읽을 예정인 할리퀸 책 두 권이 있으므로 결국엔 리뷰하겠지만, 일단 대표적인 추천작으로 '라이언의 딸'을
꼽겠다. 다시 말하지만 영화가 아니라 로레타 체이스라는 사람이 쓴 로맨스 소설이다. 로레타 체이스는 이 작품 말고도 라이언의 딸 후속작인 '밤의
포로', 제목으로도 내용을 얼추 알 수 있는 '미녀와 야수', 비어 말로리라는 초개성적인 망나니가 나오는 '마지막 스캔들'같은 주옥같은 작품들을
썼다. 여기서 짐작하시겠지만, 이 작가는 제로스에서 실루엣이 그려진 본인의 이상형을 구체적으로 완성시키는 역할을 했다.), 수위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정말 괜히 19금 표제를 단 게 아닌 듯하다. 일단 여자가 '~해요'라는 문체를 쓰고 남자가 '~하오'라는 문체를 쓰는 신영출판사
전용 번역체(...)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일러스트가 나오는 게 장점인 듯하다. '꿀'같은 단어는 할리퀸에서도 자주 나오는 단어이지만,
남성향의 소설에서 나올 법한 'X봉'이라는 단어를 등장시킨 건 새로웠다. 원문(일본어)으로는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다. 아무튼 나에겐 상당히
신선한 번역이었다.
하지만 할리퀸과 내용상에선 별 차이가 없는 게 아쉬웠다. 아니, 라이언의 딸과 비교하면 도리어 '당당한 여성'의 기준이 약해진 것처럼
보인다. 일단 이 책에서 여주는 자신을 외모를 시기하는 여성에게 한 마디 하는 등 도도한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아버지의 말에 따라 자신의
의도가 아닌 정략결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양상을 보인다. 결혼식 직전에 도망가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전엔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성(알폰스)에게 그야말로 '조교당하는' 모습을 보인다. 염탐수위를 높이려면 당연한 양상이겠지만... 게다가 결혼 전에 알폰스을 보러 가는데,
그 목적이 남성이 자신을 미워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남성을 미워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참, 무슨 자신감인지 ㅋㅋㅋ 니가나 작가
아닌 다른 작가는 어떤 글을 썼을지 궁금했는데, 검색해본 결과 현재 여성향 성인 라이트노벨 계열에서는 아무래도 이 분이 주름을 잡으시는
듯하다. 게다가 이런 장르가 생겨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하니, 다른 작가들도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 니가나 작가를 따라서 글을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할리퀸에서도 납치나 감금같은 요소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신선한' 내용이 나오려면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일단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본능에 충실한 소설이므로, 그런 목적(?!)으로 본다면 왠만한 기준치를
달성하고도 남을 소설이라 평가하겠다.
또 여담이지만 신영출판사는 이 앨리스노블 등의 라이트노벨과는 달리 아직도 건재하며, 계속 자신들의 전용 번역체를 쓰고 있음을 알리는
바이다. 최근 나온 소설 중 추천작으로 레베카 윈터스의 '사막에서의 하룻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