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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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처럼 살고 장준하처럼 죽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의 유족들은 사글셋방을 전전하는데 우리 마음 한구석에라도 장준하가 살 자리를 비워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p. 151

 

 

 

  

요즘 며칠간 정신병자같이 살았는데,

수많은 원인 중에 하나로 이 책도 손꼽힌다.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역사적으로 팩트가 확실한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저자가 역사가라서 그런지 아니면 꼰대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의 경제가 번영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빈민들을 광주같은 시골로 몰아넣은 이야기는 아주 잠깐 언급만 하고 지나간다. 그래서 당연히 '나는 조용히 미치고 있다'라는 만화책에서 등장했던 '걸리는 건 사람을 포함해서 다 잡아먹으려는 의도로 몽둥이를 휘두르던 배고픈 소녀'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날으는 돈가스가 왜 날으는 돈가스인지도 말해주지 않는다. 단지 스치듯이 그 시대의 단어들을 언급하고 지나갈 뿐이다. 그래서 난 모르는 게 있으면 부모님에게 물어가면서 책을 읽었다. 다행히도 나같은 경우는 아버지가 예전에 근현대사 선생님을 했었고, 유신 시절 너무 고생하여 지금도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분들이 고등학교 은사님들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물어물어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 이 한홍구라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 굳이 욕을 안 쓴 글이라도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에 유신 시대의 권력자들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깊은 빡침이 느껴진다. 문장가들은 분노해도 저렇게 품위있게 분노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달까. 정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욕으로 시작하여 더 험한 욕으로 끝내는 나 자신을 새삼 돌아보면서 '난 아직도 어린 시절의 그 분노조절장애가 풀리지 않았구나' 생각하게 된달까.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굉장히 부끄럽다. 하지만 몇 마디는 반드시 하고 지나가려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주느니 차라리 러브라이브의 뮤즈 성우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자. 추진본부 만들자 그래. 목돈 털테니까 제발 노벨평화상 모독하지 마라. 젠장할.

 우리나라가 이만큼 일궈진 건 박정희 때문이 아니다. 그 당시 뼈빠지게 일해서 지금은 병걸려도 제대로 치료도 못하는 우리 국민들 모두 덕분이다. 제발 자기비하는 그만두지 그래요. 자기잇속 챙기면서 대통령직 수행한 노태우, 전두환,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 나은 게 아니라고. 도찐개찐이다. 오히려 더 악하지. 최소한 노태우와 전두환은 자신들이 나쁘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고. 박정희 대통령은 그런 우리 국민들을 죽이려고 했고, 그 제노사이드를 막기 위해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쏘아 죽인 거다. 왜 모르는 거냐고. 너무 착해서 그런거냐 아님 무지해서 그런거냐.

 아님 미친건가?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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