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대사전 - 사랑.행복.미래를 여는
용혜원 지음 / 청우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나 소리개의 밥이 되고 땅 밑에 있으면 땅벌레나 개미의 밥이 될 것이다. 저것의 먹이를 빼앗아 이것에게 준다니 어찌 그리 편협되느냐?

 

 

  

장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육신의 죽음은 그닥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사진은 혁명기 발브레이브에서 장렬히 전사한 하루토.

500자를 채우기 위해 이번엔 이쪽 이야기를 좀 하겠다.

 

 일단 발브레이브 공식 리뷰에서는 '그걸 굳이 말해야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그대로 까발리는 발브레이브의 성격에 대해서만 다뤘다. 하지만 발브레이브 애니를 인정하는 몇몇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게 하루토와 엘엘프간의 우정관계 형성, 갈등관계, 그리고 화해이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즉 성악설을 전면 부정하는 나로서는 발브레이브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과도할 정도로 집중해서 보았다. 다행히 하루토는 먼저 엘엘프를 친구라고 불렀다.

 속칭 하루토는 사람들이 개죽음이라고 하는 그런 죽음을 맞았다. 하지만 엘엘프는 하루토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쇼코 또한 하루토와 엘엘프의 관계를 보고 자신의 사적인 감정은 잊어버렸다. 그녀는 모든 인간과의 화합, 모든 외계종과의 화합을 위해 힘쓴다. 하루토에 대한 자신의 사랑은 그대로 유지한 채 말이다.

 이 정도면 됐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어차피 죽음은 누구에게나 온다. 필자만 해도 당장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내 인연으로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차단하는 것은 인간으로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의미에서는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물론 단순히 하얀 선 긋고 신체 건장한 자던 장애인이던 모두 똑같이 출발하는 게 아니다. 불편한 사람들을 좀 더 불쌍히 여기고, 같이 고민해보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꽃처럼 살고 때가 되면 단호하게 지는 그 쿨함도 좋다. 모름지기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이에 대해 항상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P.S 하도 이 일화가 좋아서 책에 대한 이야기는 P.S로 올린다. 사실 이 책은 '대사전'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겁나 굵직하다. 게다가 여러 유명인사들의 이야기가 짬뽕이 되어 있어서 배경지식이 없다면 읽기 난감하다. 맨 끝에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있긴 하지만 그건 내용 중간에 주석으로 넣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이 책의 편집장 자식아. 낭독시간에 숨어있는 인물찾기하느라 팔뚝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나중엔 다 귀찮아져서 그냥 내가 잔지식을 동원해서 설명했지만, 나님 정말로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고. 아무튼 한 번 쭉 훑어봤고 다신 읽어보지 않을 책. 1960~70년도에 간행된 책이라서 색상도 누렇고 때도 탔고 도저히 남에게 줄 수가 없음. 어떤 사상에 대한 명사들의 상충되는 견해를 한 테마에 같이 실은 건 좋았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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