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2014.09.02 - 1091호
위클리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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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를 찾은 교황은 "부유하게 사는 수도자의 위선이 교회를 망친다"고 발언함으로써 곁에 있던 오웅진 신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p. 41

 

 

 

우리나라에서 정치나 장애인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아마 모를 터이다.

이미 세상에서 자립을 시도하는 장애인들이 생겨난지는 오래이며,

그것을 꽃동네 수도사들이 반대한 지도 오래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폐단들이 상당히 많이 발견되었는데도 많은 국가의 시민들이 아직까지 그것들을 감싸도는 이유는 아마 그것으로 자유를 보장받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자유주의는 세계의 모든 계급을 헤체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으며, 그래서 아직도 온갖 인종차별들이 판을 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는 제국이라 불려도 놀랍지 않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영락없이 장애인들의 자유를 보장할 권리를 파괴해버렸다. 자립을 시도하는 장애인들과 그들의 편을 드는 단체들은 꽃동네 수도사들을 접촉하는 동안, 그들이 기금후원을 받아 땅투기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가정에 도달한다. 그들이 이미 후원기금으로 장애인을 바로 돕지 않고 땅투기에 쏟아버린 이상, 돈이 더 불어나도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탈시설 장애인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했다. 꽃동네를 방문하면 탈시설 장애인들의 권리를 부정하는 한편, 수도사들의 부정부패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사지멀쩡하고 부를 축척한 것으로 추정되는 꽃동네 수도사들에게 반감을 표시하는 시위이기도 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었던 장애인들도 여기에 같이 합세하고, 일반 시민들과 일부 가톨릭 사제들도 플랜카드를 들었다. 교황에게도 그 메시지가 전달되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대충 꽃동네에 대해 내부외부와 상관없이 적대적인 장애인들의 분위기와 부유하게 사는 오웅진 신부의 모습을 보고 그런 말씀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싸가지 없는 진보라... 만일 프란치스코 교황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었더라면 그가 어떤 사람으로 취급받았을지 능히 짐작이 간다. 요즘은 지위도 빽도 없이 바른 말을 하면 싸가지없는 걸로 취급받는가 보다. 그리고 광화문에서 방황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문자도 씹는 대통령은 싸가지가 참 많은가보다.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핸드폰 번호도 주더니?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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