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2014.08.26 - 1090호
위클리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다만 남자들이 군대 다녀와서 철들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허위와 위선을 배웠다는 말이다. 겉과 속이 다름에도 자연스러워졌다는 얘기다. 2년여 남자들끼리 모여 배울 수 있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입대하겠다. 군에 다녀와서 하나밖에 깨달은 게 없다. 나는 군인을 믿지 않는다. 직업군인들은 절대로 솔직할 수 없기 때문이다.- p. 82

 

 

 

이게 주간경향 표지이야기에서 실린 사진이다. 

 

 내가 언제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주간경향 이 사람들은 정말 사진 하나는 잘 찍는다고. 감격해하는 유가족의 야위고 여린 어깨, 그리고 교황의 인자어린 미소와 다소고이 가슴에 올린 손, 그리고 유가족을 쏘아보는 대통령 각하의 표독스런 표정은 일품이다. 펙트를 밝히는데 집중하는 한겨레, 촌절살인의 블랙코미디에 집중하는 시사IN과는 또 다른, 사진의 묘미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경향신문 페이스북하고도 이어져 있는데, 기사에 적절한 짤방을 잘 붙여서 언론 보는 어르신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어차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면' 예술미를 따지라고 충고하는 듯하다.

 기사를 쓰는 시기엔 아직 교황 방한이 끝나지 않았던지, 교황에 대한 상세한 기사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십자가를 지고 행진하던 유가족이 교황에게 십자가를 건네줄 때의 에피소드가 상세히 쓰여져 있다. 이전에 천주교에 대해선 까마득히 모르는 듯한 편집장의 글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먹었었는데, 여기에서는 서울대교구 외 한국의 종교에 대한 기사들이 실려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예수가 로마의 독재에 맞서 싸웠다는' 말은 어디에서 들었는지 심히 거슬리지만(그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데...) '요새 종교가 왜 이따위냐'라고 따지고 드는 사람들이 참고해도 좋을 기사다.

 윤 장병 사건 이후로 기존에 '국가보안상 의무징병제는 어쩔 수 없다'라는 의견을 지니고 있었던 주간경향 기자들의 의견이 변하기 시작했다. 반가운 일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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