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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 최인호 유고집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과거를 걱정하고 내일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우리를 벼랑 끝으로 부르시는 것은 우리가 날개를 가진 거룩한 천사임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최인호 씨의 친필원고라고 한다.
그의 글씨를 읽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어서 편집자들 사이에서도 그의 글씨를 해석해 주는 전문가가 따로 있었다고 한다.
궁금해서 검색해봤더니 과연 그럴만했다.
사실 지금 읽고 있는 최인호 성서묵상집과 이 유고집이 그닥 다를 바가 없다. 그가 가톨릭 주보에 연재했던 내용을 그대로 모은 게 묵상집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이다. 이 책은 유고집이기 때문에 주보에서는 가급적 자제한 것으로 보이는 병과의 투쟁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지금은 절판된 성서묵상집에 비해 사진이 많으며, 무엇보다도 글이 상당히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사람들에게 혹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마냥 편집해서 쓴 탓에 일반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훨씬 더 친숙할 것이다. 그러나 성서묵상집에서는 또 성서묵상집만의 특징이 따로 있다. 이 책에 대해서 소감을 쓰는 탓에 묵상집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생략하겠다. 단지 난 이 책보다는 이전의 글이 훨씬 더 마음에 든다. 난 최인호라는 사람을 잘 모르지만 왠지 그 분이라면 이런 식의 유고집은 싫어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의 죽음 이후로 다른 사람들이 최인호의 죽음을 그리는 편지를 썼고, 이 책에서도 그것이 실렸다. 최인호가 인생이란 책에서도 애지중지하게 여긴다고 표현했던 막내 손녀딸의 편지는 간결하면서도 큰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문학평론가들이 쓴 편지는 어쩜 그렇게 주구장창하고 지루한지.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부고장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유치원생이었을 적 병에 걸린 가족에게 쓰는 편지 공모전을 하고 뽑힌 사람에게는 상도 주고 그 여러 편지들을 엮어 책으로 출판한다는 방식의 행사가 자주 있었는데, 그 때의 편지들이 이 책에 나온 편지들보다는 훨씬 더 진솔했던 것 같다.
김정원
